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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오는 3년을 잃었지만 KPGA는 50년을 잃었다

DGB볼빅대구경북오픈 마지막 날 16번 홀서 일어난 김비오의 손가락 욕과 드라이버를 티잉그라운드에 내리치던 순간은 내내 잊히지 않는 공포였다.
그것도 골프채널에서 생중계되는 과정에서 그대로 노출돼 안방에서 경기를 시청하던 골퍼와 가족들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김비오의 드라이버 샷 순간, 갤러리로부터 찰칵하는 휴대폰 촬영 소리가 났다. 순간 화를 참치 못하고 갤러리를 향해 손가락 욕과 드라이버 헤드를 티잉그라운드 바닥에 내리치는 장면이 그대로 전달된 것이다.

대한골프협회 60년, 남자프로골프협회 50년 역사 이래 초유의 사건이다. 멋진 플레이를 시청하려던 부모와 장래 골프선수를 꿈꾸던 어린 골프꿈나무에게 적잖은 상처였다. 이런 일이 또 발생한다면 어린학생들 시청까지 제한해야 할 판이다. 현장을 찾은 갤러리들 역시 즐거워야할 시간이 공포의 시간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물론 매너 없는 갤러리를 두둔하고 싶지는 않다. 잘못됐다.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그러나 갤러리는 계속 새롭게 늘어날 것이어서 선수라면 이를 극복해내야 한다. 선수의 이 같은 행동이 합리화 될 수는 없다. 협회의 3년 정지에 대해 동료와 일반인들은 “가혹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면에는 자격정지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만큼 충격이 컸기 때문이다. 
좀 더 전문적인 시각으로 돌아가서 보면 김비오로 인해 협회와 스폰서 그리고 나라의국위(國位)까지 실추됐다. 그동안 협회 회장과 직원은 대회 하나를 만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기업은 스폰으로 화답했고 갤러리는 직접 찾아와 환호로 응원했다.

A기업 회장은 “이런 선수를 위해 대회를 열어줘야 하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분명한 것은 대회가 생기고 갤러리가 따라다니는 것은 모든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다. 스폰서와 갤러리가 있기에 선수가 존재한다. 
가왕 조용필도 매일 집 앞에 있는 팬들로 인해 때로는 귀가 때 힘들고 짜증이 났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집앞 팬들이 백명, 오십명, 열명으로 줄어들가다 없어지니 그 팬들의 소중함을 알겠더라고 하던 말이 생각난다. 
프로골프협회와 스폰서, 그리고 갤러리는 선수를 빛내주기 위한 선수에게 꼭 필요한 요소이다. 이를 망각하면 안된다.

일본 이시카와 료의 레슨비가 70억 원이라는 기사가 실린 적 있다. 일본 캐논사의 미타라이 후지오 회장은 경기불황 탓에 마지막 대회를 치르면서 이시카와와 라운드를 했다. 그러나 미타라이는 프로암 시상식장에서 대회를 매년 다시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시카와 료의 성실함과 진정성 그리고 초청되어 온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매료되어 마음을 바꿔 다시 열기로 한 것이다. 

타이거우즈는 진정 선수라면 옆에서 폭탄이 터져도 들리지 않을 만큼의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 최다승의 소유자 최상호 역시 “매번 대회를 열어주는 스폰서와 함께 찾아와 주는 갤리리의 고마움을 우리 선수들은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말 한 적이 있다. 
하원산고(河遠山高)의 말처럼 강은 구불구불하기 때문에 멀리 갈 수 있고 산은 완만하기 때문에 높아질 수 있다. 멀리 그리고 정상으로 갈수록 더 많은 어려움을 인내하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 본인은 3년을 잃었을지 모르지만 협회는 50년을 잃었다. 그리고 이번 일련의 사태가 반드시 선수에게만 있지 않다. 협회도 공동의 책임자다. 이번 일을 계기로 협회와 선수는 더 성찰해야 할 것이다. 자칫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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