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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민의 현장X파일] 통산 상금 120억 이지희는 자기관리 여왕
마흔한 살 베테랑 이지희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시즌 7번째 대회 KKT배 반테린 레이디스 오픈에서 시즌 첫 우승이자 통산 23승을 장식했다. (사진=오상민 기자)

[레저신문=오상민기자] 마흔한 살 베테랑은 여전히 건재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한국인 맏언니 이지희가 시즌 첫 우승이자 통산 23승을 달성했다.

이지희는 21일 끝난 시즌 7번째 대회 KKT컵 반테린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1억엔ㆍ약 10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농익은 플레이를 선보이며 3타를 줄여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의 4m 위닝 퍼트는 이지희가 20년간 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던 이유를 대변했다.

1998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이지희는 2000년 8월 JLPGA 프로테스트에 합격했고, 그해 말 열린 신인전 가가전자컵(이벤트 대회) 우승 후 2001년부터 레률러 투어에 정식 데뷔했다.

그리고 2002년부터 올해까지 18년간 상금시드(상금순위 50위 이내) 유지라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종전 기록은 후도 유리(44), 핫도리 미치코(51), 히고 가오리(50)의 17년이었다.

이지희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상금 1800만엔(약 1억8000만원)을 거머쥐며 상금순위 6위(2006만4000엔)로 뛰어올라 19년 연속 상금시드 유지도 사실상 확정지었다.

그는 투어 20년간 485개 대회에 출전해 총 11억8020만8813엔(약 120억원)을 벌어들였다. JLPGA 투어 역사를 통틀어 2위 기록이다. 1위는 투어 통산 50승으로 6차례나 상금여왕에 오른 후도 유리(13억6322만4716엔)로 이지희와는 2억엔(약 20억원)차로 좁혀졌다.

영구시드를 보유한 후도는 매년 10개 내외의 대회에 출전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은 올리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이지희는 투어 통산 30승 이상 선수에게 주는 영구시드를 목표로 약진을 이어가고 있다.

출전 대회 수도 주목할 만하다. 이지희는 앞으로 15개 대회만 출전하면 투어 통산 500개 대회 출전 기록을 작성한다. 한국인 중 가장 많은 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고(故) 구옥희로 528개 대회에 나섰다. 이변이 없는 한 한국인 JLPGA 투어 최다 출전 기록은 내년 이지희에 의해 새롭게 써질 듯하다.

그야말로 경이로운 기록행진이다. 이지희의 나이를 잊은 투혼은 세대를 넘어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 어린 선수들에겐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분명한 명분을 제시했고,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아직도 늦지 않았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을 것이다.

그가 20년간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경이로운 기록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건 철저한 자기관리 덕이다. 이지희는 지난 시즌 38개 대회 중 29개 대회에 출전했는데, 기본적으로 4주 연속 출전 후에는 반드시 1~2주는 휴식을 취했다. 연말엔 상금시드 유지를 위해 6주 연속 출전한 것을 제외하면 자신이 정한 기본 틀을 철저하게 지켰다.

그는 자신의 체력관리에 특별한 비결은 없다고 했다. 한 가지 비결이 있다면 적절한 휴식이란다. “시즌 중 적절하게 휴식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 계획적이고 규칙적으로 움직이면 체력적으로 크게 부담을 주지 않고 한 시즌을 보낼 수 있다.”

이지희는 지난달 열린 시즌 두 번째 대회 요코하마 타이어 골프 토너먼트 PRGR 레이디스컵에서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경기를 포기했다. 물리치료를 받은 뒤 휴식을 취하면서 통증이 가라앉았지만 혹시 모를 부작용을 우려해 이어 열린 T포인트×ENEOS 골프 토너먼트에도 불참했다.

그는 투혼이라는 이름으로 몸을 혹사시키지 않았다. 시즌 중에도 구질을 바꿀 만큼 끊임없는 변화와 자기발전을 시도하면서도 불필요한 체력소모는 피했다. 마흔한 살 베테랑이 20년간 흐르는 세월마저 거꾸로 되돌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오상민 기자  ohsm31@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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