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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고지 700m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월정사 전나무 숲길ㆍ선재길로 이어진 나만의 쉼
(사진=KBS 제공)

[레저신문=오상민기자] ‘다큐멘터리 3일’이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들여다본다.

31일 밤 10시 50분 방송되는 KBS 2TV 시사ㆍ교양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3일(연출 공용철ㆍ글 구성 장소영)’ 612회에서는 ‘겨울, 나를 찾아가는 시간-오대산 자연명상마을의 3일’이 전파를 탄다.

“‘불 멍’이라고 그러잖아요.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장작불을 보면서 왜 멍하게 있는 것처럼, ‘자연 멍’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자연을 바라보면서 멍하게 있는 것도 되게 좋더라고요.” 30대 교사 조민정 씨의 말이다.

너무 많아서 괴로운 시대. 정보는 흘러넘치고, 시간은 제한되어 있으며, 늘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현대인. 더 가지고 싶고, 더 나은 위치에 가야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자기 부정을 미덕으로 여기는 시대다. 이 시대에 나는 누구이며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에 몰입하는 시간. 살아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숨소리와 오감에 집중하는 시간, 그렇게 지금의 나에게 집중하는 시ㆍ공간이 있다. 오대산 자연명상마을이다.

눈보라 속에서도 생명의 에너지를 뿌리에 모아 봄을 기다리는 나무처럼, 전나무 숲길과 선재길을 오가며 고요하고 치열하게 겨울을 나는 오대산 자연명상마을의 3일을 들여다본다.

오대산 자연명상마을은 인간과 자연이 가장 살기 좋은 해발고지 700m에 있다. 편백나무로 지은 숙소 안에는 TV와 냉장고가 없으며, 무선 인터넷도 통하지 않는다. 디지털 디톡스로 오감은 충만해진다. 별 색깔을 구별하고 눈이 오는 리듬을 세며 잔잔하게 밤을 보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지금,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기. 명상은 특정 동작이 아니라 마음가짐이다. 좌선과 호흡부터 포옹과 리듬 체조, 차와 싱잉볼을 이용한 명상까지 그 종류는 다양하다. 그러나 아무도 특정 방식을 강요하거나 통제하지 않는다. 오직 나만이 내 몸의 주인일 뿐이다. 지금에 집중하는 이 순간, 7세 어린이와 70세 노인은 그저 동등한 수행자로 조화를 이룬다.

자연 명상마을에서 바람의 숲길을 따라가다 보면 월정사 전나무 숲길과 선재길로 이어진다. 천년 고찰인 월정사와 상원사를 잇는 선재길은 오대산 계곡을 따라 9㎞에 이르는 걷기 명상길이다. 우거진 겨울나무 사이로 얼음 녹은 시냇물이 흘러내리고, 거칠지도 가파르지도 않은 선재길을 걷다 보면 잊고 살아 온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입소자들이 소나무가 곧게 우거진 숲길을 걷는다. 한 발을 천천히 들어 올려 지면에서 떨어지는 느낌에 마음을 집중한다. 뒤꿈치가 들릴 때의 흔들림을 느끼고, 발바닥과 뒤꿈치가 지면에 닿았을 때 안도감을 확인하며 나아간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복잡한 일상 속의 고민과 잡념들을 하나씩 천천히 비워낸다.

자연명상마을은 도심의 명상센터나 템플 스테이와 다르다. 무엇보다 입소자들에게 무한대의 자유가 주어진다. 최소한의 프로그램이 있지만, 강제하지 않는다. 복장도 자유롭다. 종교의 제한도 없다. 무엇인가를 얻어가야 한다는 또 하나의 강박도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자유로운 공간에 스스로를 내던지고 편하게 쉬면된다. 나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이 없는 곳에서 자유롭게 쉬고 호흡하고 걸으면서 현재를 느낄 수 있는 시간. 그곳이 자연명상마을이다.

내가 살아 있음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식이다. 명상마을에서 먹는 모든 음식은 채식이다. 약 20여 가지의 서로 다른 조리법으로 구성된 반찬들이 가지각색으로 접시를 채운다. 육류는 없지만 콩 가스부터 팔보채, 퓨전 음식을 넘나드는데 식재료 본연의 맛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입소자에게는 이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즐거운 명상의 시간이다.

가족에게 용기 내어 진심을 표현하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함으로써 참된 행복을 깨닫는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다.

한편 ‘다큐멘터리 3일’은 제작진이 관찰한 72시간을 50분으로 압축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오상민 기자  ohsm31@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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