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떨어지기 바로 직전이 가장 뜨겁다고 하더라구요.
요즘 내 골프가 바로 해 지기 전의 그 뜨거운 열기가 느껴집니다 방송평론가이자 골드CC 창립 주주 회원인 김선흠(64)씨는 요즘 일주일에 한번 나가는 주말 골프를 기다리는 재미로 산다고 한다.
육십이 넘으면 남들은 허리가 아프고 근력이 떨어져 움직이기조차 싫다고 한다.
그런데 김선흠씨는 요즘 물오른 골프 샷 감 때문에 사는 재미가 솔 찬다.
한동안 삶이 순탄치 않았다고 한다.
우울증까지 왔었고 그러다보니 골프도 잘 안되더란다.
마음의 정리를 하고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볼이 다시 잘 맞더란다.
젊어서 잘 맞은 골프는 억지로 익혀 만든 와인 맛이라면 요즘 잘 맞는 골프는 농익은 와인맛과 같다고 말한다.
덧붙여 그녀는 그동안 골프에 너무 시건방졌다고 고백한다.
젊었을 때는 실수가 용납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실수를 하더라도 치는 법을 깨달으니 스코어가 자연 잘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래 자신의 요즘 골프를 언제 질지 모르는 붉은 저녁 노을’ 골프라고 표현한다.
김선흠’하면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서는 꽤 알려진 이름이다.
특히 여성 골퍼로서는 국내 아마추어의 다양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코스에선 룰과 에티켓을 중시하는 엄격한 훈감 선생님이다.
호미와 검은 비닐봉지를 늘 차고 다니면서 코스 구석구석 담배꽁초와 디보트를 메꾸는 모범 골퍼로도 자자하다.
그런 기록의 여전사 김선흠씨가 지난 9월12일 골드CC 마스터코스 2번홀에서 또 한번 대형사고를 쳤다.
자신의 3번째 홀인원을 작성한 것이다.
6번 아이언으로 130m 거리를 공략했은데 말 그대로 깃털이 날리듯 클럽이 너무도 가벼웠고 그 좋은 느낌이 홀인원으로 이어진 것이다.
또 지난 10월3일에는 골드CC 챔피언 5번홀에서 85미터 칩샷 이글을 기록했다.
올해만도 벌써 3번째 이글이다.
그녀의 이글 기록은 1985년 골프를 시작한 이래 40여회가 넘는다.
골드CC 챔피언코스 17번홀(파5)는 김선흠씨의 단골 이글 홀로 유명하다.
그동안 이곳에서만 작성한 이글이 20개가 넘을 정도이다.
2001년도엔 골드CC 회원 친선대회에서 남자들과 함께 겨뤄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여성골퍼이기도 하다.
그것도 싱글핸디캐퍼’들만 출전하는 A조에서 겨뤄 우승했다.
이외에도 그녀는 9홀 최저 32타는 100번도 넘게 기록했다.
18홀, 68타 최저타 기록도 갖고 있으며 1993년 한 라운드에서 홀인원 - 이글을 동시 에 작성한 기록도 갖고 있다.
이색적인 기록도 갖고 있다.
2002년 골드CC에서 골프 잘콰로 소문난 현 KIA타이거즈 선동열 감독과의 맞대결에서도 이긴바 있다.
장타를 자랑하는 선감독의 75타를, 숏게임과 일관성 샷으로 김선흠씨가 73타를 쳐 이겼다.
선감독도 김선흠씨의 실력을 인정하더란다.
지금 가을이 한창이고 곧 겨울이 올 것이다.
그녀는 가을 중턱쯤에 와 있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겠다고 한다.
내일이 될지, 모래 될지 아니면 내년이 될지 모르지만 보기 플레이어가 되더라도 지금에 만족하겠다고 한다.
마음을 비워서인지 요즘 라운드 했다하면 일관성 있게 70대 중반 스코어를 낸다.
이순을 넘기고도 70대 스코어를 낼 수 있는 것은 행운이라고 말한다.
인생칠십이종심소욕 불유구(人生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라고했다.
골프도 인생처럼 진정 나이가 들어야 골프의 참맛을 알 것 같다.
참깨는 천천히 털어야 밖으로 튀어나가지 않듯이 골프도 인생 연륜이 생겨야 진정한 향기가 배는 것 같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골프이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골프장은 골드CC이다.
기록의 여전사 김선흠씨는 이미 노후와 사후까지도 설계해 놨다.
그리고 그녀는 말한다.
이다음에 골프를 못 켬 된다면 골프장에 와서 풀을 뽑겠다고 이다음에 내가 죽으면 나를 화장해서 골프장에 뿌려달라고고.

이종현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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