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 채화 제대로 알리고 싶다한국 꽃예술의 선구자인 황수로 박사(73·동부산CC 회장)의 궁중채화 작품이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인 잔치풍경-조선시대 향연과 의례에 초청 전시되고 있다.
궁중채화(彩畵)는 조선시대 궁중 연회 때 쓰이던 가화(假花)의 한 종류로서 비단을 재료로 만들었다.
사료에 의하면 조선시대만 해도 궁중에는 가화를 제작하는 전문장인인 화장(花匠)이 존재했고, 가화가 각종 연회와 모자 장식으로도 널리 쓰이는 등 가화 제작기술이 뛰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는 가화를 재현하는 기술이 거의 사라져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채화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황수로 박사가 이 분야에 뛰어들면서 맥을 이어게 됐다.
황박사는 궁중채화의 기법과 형태, 크기가 자세히 수록된 궁중의궤를 바탕으로 채화의 연구와 보존, 복원에 열정을 기울였다.
황박사는 생명을 중시했던 우리 선조들은 생화를 꺾어 사용하기보다는 가화를 만들어 사용했다면서 우리나라의 가화, 즉 꽃장식의 수준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고 아름답다고 강조했다.
박물관 개관 100주년을 기념한 이번 전시회에는 고종 임인년 진연에서 어좌(御座) 좌우에 놓이던 꽃장식인 화준(花樽)과 왕의 진찬상 위에 놓이는 상화(床花) 등이 원형 그대로 재현됐다.
어릴 때부터 꽃을 좋아했던 황박사는 이화여대 가사과를 졸업하고 동국대에서 꽃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평생 우리나라 꽃예술 창작과 교육에 종사했고 세계기록문화유산인 조선궁중채화 복원에 헌신한 것은 물론, 국내외에서 50여 차례에 걸쳐 작품전을 개최했다.
특히 지난 2004년에는 국내 최초로 덕수궁 중명전에서 조선왕조 궁중채화전을 개최해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았다.
또 2005년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부산개최기념 특별전시회를 개최하여 각국 정상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황박사는 예서 그치지 않고 궁중채화연구소를 설립해 6명의 전수자들과 함께 궁중채화 연구와 전시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꽃을 만들 때는 모든 잡념이 사라지는 화도삼매에 들어간다고 말하는 황수로 박사는 선조들의 뜻을 받들어 채화를 재현해야겠다는 사명감 때문에 모든 걸 떠나서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다며 사라져가는 조선왕조 궁중채화의 보존과 전승을 위해서는 전수자에 대한 지원등 정부와 관계기관의 관심이 아주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황수로 박사는 태창기업 창업자인 일맥 황래성씨의 장녀로 일맥문화재단 이사장과 동국대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동부산CC(회원제 27홀)의 회장직을 겸하고 있다.

이계윤  webmaster@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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