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이런 골퍼들의 약점을 악용한 일부 골프장 직원 및 부킹 브로커들의 뒷거래 최근 더욱 극성을 부리면서 심각한 병폐로 지적되고 있다.그렇다면 해마다 이러한 부킹전쟁을 치러야 하는 이유는 뭘까? 이는 골프인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골프장 수에 의한 수급 불균형이 가장 큰 이유다.
국내 골프장수는 회원제와 퍼블릭 골프장을 합해 150개 안팎에 불과하다.
그러나 골프인구는 해마다 급증하면서 현재 300만 명을 훌쩍 넘고 있다.
모든 골프장이 풀 가동한다해도 하루 20~25만 명 정도 밖에 수용할 능력이 없어 어찌 보면 부킹난은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게다가 점점 낮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티오프 시간 역시 줄어드는 점도 부킹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부킹은 구하는 골퍼나 부킹권을 쥐고 있는 골프장측 모두가 고생이다.
골퍼는 부킹을 구하기 위해 뒷돈을 주는 등 갖은 방법을 총동원해야하고 골프장 직원들은 밀려드는 부킹 청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견뎌내야 하는 아픔을 겪고 있다.
시즌 중 이뤄지는 부킹의 뒷거래는 골프장 직원이나 일부 회원권거래소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최근 부킹권의 거래 격이 점점 높아지면서 회원권 소지자가 자신의 이름으로 부킹 한 뒤, 이를 인터넷이나 부킹 브로커왔 되파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암암리에 이뤄지던 부킹 뒷거래 이제는 일부 골퍼들 사이에선 당연시 여겨지고 있으며 또한 해를 거듭할수록 뒷거래되는 부킹권의 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아 이제는 부킹거래만 전문으로 하는 브로커까지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 골프사이트의 게시판에 들어가면 주말 부킹 필요한 분, 부킹됩니다, 부킹 꼭 필요한 분 등의 문구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글을 올리는 대다수는 부킹 브로커들로 사정을 모르는 골퍼들은 문구만 보고 대뜸 전화해보지만 먼저 돈을 요구하는 상대방의 말에 실망만 하고 만다.
부킹 브로커인 K씨는 매일 부킹과 관련해 수 십 통의 전화를 받는다.
하지만 보유하고 있는 양이 많지 않아서 원하는 사람이 많을 경우 격은 그날그날 달라진다며 동일 골프장이라도 최고 10~20만원까지 차이를 보일 때도 있다고 말했다.
또 뒷돈을 주고 부킹권을 구입해 라운드를 나간다는 J씨는 얼마 전까지도 주말 시간의 경우 10~20만원이면 부킹권을 구할 수 있었는데 최근엔 용인지역의 경우 최소 50~100만원, 기타 지역의 경우 20~60만원 정도까지 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겨울이 점점 다가오면서 이제는 이조차도 힘들어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골프장측에선 이와 같은 일에 대해 일절 부인하고 있다.
분명 시중에선 이와 같은 방법으로 부킹이 뒷거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골프장측에선 절대 우리 골프장은 그런 일이 없다고 시치미를 떼고 있다.
한 회원권 거래소 부킹담당자는 부킹 대란으로 인해 암암리에 거래되는 부킹의 양은 어림잡아 전체 부킹의 10~20% 정도로 추정된다며 부킹을 요구한다고 해서 돈을 받고 파는 쪽도 문제지만 계속해서 웃돈을 주면서까지 부킹을 구하려는 골퍼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쯤 되니 일부 골퍼들 사이에선 아예 시즌 중 라운드를 포기하고 마는 사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돈 없는 골퍼들의 비애는 퍼블릭 골프장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회원제 정규 골프장의 부킹 구하기가 힘들어지자 일부 골퍼들 사이에선 예약이 필요 없는 퍼블릭 골프장 쪽으로 눈을 돌려보기도 한다.
하지만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니 한술 더 떠 일부 퍼블릭 골프장에선 그린피 등이 저렴하다는 이유를 들어 일반 회원제 골프장보다 더 높은 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실제로 N골프장은 서울에서 1시간 이상 떨어진 퍼블릭 골프장이지만 시중에서 뒷거래되는 주말 부킹권은 격은 20~60만원 정도로 해당 지역 회원제 골프장보다 비싸게 거래된다.
부킹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이 골프장에선 전화와 인터넷만으로 예약을 받고 또한 예약 당사자가 직접 오지 않으면 라운드 할 수 없다는 규정을 정해 놓고 있지만 실제 사정은 꼭 그렇지만도 아니라는 게 골퍼들의 입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N골프장 부킹을 시도해오던 L씨(47)는 몇 개월 째 단 한번도 접속이 되지 않자 부킹 브로커왔 접근하게 됐다.
그런데 L씨는 부킹브로커와 전화통화도중 N골프장 부킹도 가능하다는 소리에 황당해했다.
L씨는 브로커에 따르면 원할 경우 N골프장 부킹도 잡아 줄 수 있다고 말했다며 퍼블릭 골프장이라서 부킹 뒷거래 없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L씨는 결국 이 브로커왔 40만원을 주고 N골프장의 부킹권을 구입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N골프장 한 관계자는 신원확인 절차를 확실하게 하기 이전엔 부킹이 뒷거래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예약자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는 지금은 사실상 뒷거래 이루어지기 어렵다면서 최근 일부 회원권거래소가 부킹을 대행해주고 뒷돈을 요구한다는 말은 들은 적이 있다고 부킹의 뒷거래 사실을 부인했다.
이밖에도 서울 인근의 R, O, G, P 등의 퍼블릭 골프장에서도 N골프장과 비슷한 사례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퍼블릭 골프장의 본질이 퇴색해 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G골프장과 R골프장의 경우 부킹담당자왔 20~30만원만 주면 언제든지 주말 부킹을 잡을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한편 최근 부킹난을 피해 제주 지역으로 원정 골프를 가는 골퍼들이 급증하면서 제주지역 골프장의 주말부킹도 1인당 5~10만원 이상의 웃돈을 줘야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골프계 한 관계자는 우리의 골프문화 가운데 가장 심각한 병폐 중 하나가 부킹의 뒷거래라며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부킹의 뒷거래 우리나라에서 만큼은 하나의 골프문화로 정착돼 가는 것처럼 보인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부킹이라는 말만 들어도 이제 골퍼들의 심장박동은 요동을 친다.
시간이 약이지만 국방부 시계만큼이나 더디게 흘러가 골퍼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골프대중화를 위해 정부가 퍼블릭 골프장 건설, 세제문제 개선 등을 실천해 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골프계가 이를 역행하는 행동을 일삼고 있어 집중적인 비난을 대상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고질적인 병폐로 자리잡기 이전에 부킹 뒷거래는 반드시 근절돼 올바른 골프문화 정착을 이루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영로 webmaster@golftimes.co.kr
<저작권자 © 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前 프로야구 선수 윤석민, ‘6전 7기’만에 KPGA 프로 선발전 통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