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골프계에 몸담으며 때로는 예리한 시각으로 때로는 따듯한 시각의 필체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려온 진정한 기자였습니다. 2015년 10월 암 진단을 받고도 휴식 대신 필을 들었고 영면하기 달포 전까지도 사무실에서 기사를 썼습니다.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언론인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고자 했습니다. 휴양을 권했지만 기자 일이 더 좋다며 통증을 참아가면서 사무실서 기사를 마감했습니다. 오죽하면 마지막 가는 그날까지도 본지 신문을 머리맡에 두고 자신은 영원한 레저신문 기자임을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합니다. 그는 진정한 기자였습니다. 진솔한 언론쟁이입니다.

말수가 남달리 적었지만 대신 그 많은 것들을 모두 기사로 토해 낼 만큼 열정적이었고, 꼭 해야 할 일이라면 밤낮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20여년 간 골프장, 경기, 골프산업, 골프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 관련한 글들을 생성 독자들에게 알 권리를 제공했습니다.

그의 마지막 유언 “이 좋은 데를 나 혼자 먼저 가서 미안해!”라는 역설적인 표현처럼 정말 좋은 곳에서 살랑거리는 산들바람 맞으며 가장 행복한 라운드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독자 및 골프계 모든 분과 함께 빌어봅니다. 

소순명 인형께 바치는 조시(弔詩)                                                                                                            

바람같다 / 나른한 오후 / 잠시 왔다 가는 / 봄 바람 같다 / 따스한 햇볕에 / 피었다가 순간 지고 마는 / 꽃향기 같다/ 바닥에 떨어져 / 흩날리는 마른 꽃잎 / 그 향기 기억하려고 / 애쓰는 그 바람같다 / 이내 추억이 되고 마는 / 아주 짧은 바람 같다. 

<시인 이종현>

이종현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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