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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약 35년 전 도고호텔(지금의 도고파라다이스 호텔) 영업부장으로 재직 시 노쇼 즉, 예약하고 오지 않는 손님 때문에 특히 방학, 연휴, 국경일, 주말에는 전쟁 아닌 전쟁을 치러야 했다. 지금 생각하니 아직도 고치지 못한 병폐가 남아 있어 소비자를 괴롭히는 형국이니 우리나라는 언제 3만$ 시대를 넘을까 걱정이다. 6년 만에 27,000$로 감소하더니만 10년째 못 넘고 있는 벽이다.
각국의 1인당 국민소득을 살펴보면 1위가 룩셈부르크(9만6,269$), 5위가 미국(5만6,421$), 25위가 일본(3만3,223$), 28위 한국(2만8,338$)이다. 3만$ 시대의 나라들은 해수욕장, 계곡에서 쓰레기도 볼 수 없고, 더 나아가 노쇼도 없으며 사전예방을 위한 제도도 있다. 이만큼 국민의식 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나라도 3만$이 넘으면 과연 계곡의 쓰레기나 노쇼도 없을까? 이는 또 다른 국민 계몽운동이 절실하다고 본다. 뒤 늦게나마 이런 운동을 펼치는 것을 대환영한다.
필자가 근무하던 곳은 산간벽촌이라 사실상 밤 10시가 되면 거의 다니는 사람을 볼 수가 없는 곳이다. 그런데 예약을 하지 않고 온 손님들은 호텔로비에서 기다리며 방을 줄 수 없는 가고? 애걸복걸 하고 있는가 하면 예약을 해 놓고 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예 연락도 없다. 어찌되었든 약속시간이 2~3시간 넘으면 방은 순차적으로 조심스럽게 팔아 가급적 빈방을 줄여나간다. 노쇼는 약10%, 악성은 3.5%, 그 시절로는 예사다. 자정 무렵이면 모두가 지치고 기다리던 고객도 거의 가곤 한다. 마지막 정리를 하고 인근 집으로 향하는데 야단났다며 인편이 왔다. 무슨 일이냐고 묻기도 전에 몇 방 예약한 분들이 와서 방을 내놓으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총지배인을 찾아오란다. 그것도 온양 시내의 한 식당에서 식사도 하고 남자들은 술도 많이 취하여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니 일종의 행패나 다름없는 언사로 무조건 내놓으라는 것이란다. 누가 예약한 건지 알지! 하면서 참으로 기가 막힌 노릇 아닌가? 본인들의 귀책사유는 있고 없고가 아닌 요새말로 “갑질 아닌 갑질”을 하는 때였다. 하는 수 없이 궁리를 짜 낼 수밖에 없었다. 그 시절에는 각 호텔마다 의무적으로 대통령께서 오실 때를 대비하여 스위트룸과 비교가 안 되는 거처하실 큰방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 시절 관습상 의무였다. 고심 끝에 1시를 치닫는 시각이라 오실 리가 없겠지 하고 극비에 대통실을 내 놓고 일단락된바 있다. 지금도 미안한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다. 오래 전에 방을 준비하는 관습은 없어졌다.
필자가 출간한(2016.03.31.) 「50년 호텔&리조트 외길인생」 75쪽에 “3만$시대 관광문화의 변화는?”에도 노쇼에 대한 칼럼(최초 2007.8.21 레저신문 기고)이 기술되어 있다. 조선일보가 현대 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식당, 병원, 미용실, 고속버스 부문 100개 업체를 조사해 노쇼가 사회적 손실이 얼마나 되는가를 산출해 본 결과 직접비용만 4조5천억 원이나 되며, 식자재 납품업체들의 손실까지 합치면 8조2천억 원에 달한다니 그냥 웃어넘길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약이라는 것이 당사자 간에 꼭 지켜야 한다는 약속이라는 인식 부족에서 기인한다. 이제부터는 산간 계곡의 쓰레기를 줍는 캠페인처럼 노쇼 도 국민운동으로 승화 시킬 필요가 절실하다고 본다.
한편, 약속을 지키지 않는 쪽은 불이익이 있다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한층 성숙된 3만$ 시대를 맞이하도록 기업은 물론 범국가적 운동이 필연적이라 생각한다.
▶노쇼 캠페인 구호
▷노쇼 지키면 행복 전도사다 ▷노쇼 지키면 행복이 갑절이다 ▷노쇼는 가해자도 되고, 피해자도 된다
나 승 열 (사)한국관광호텔전문경영인협회 상임고문
나승열 webmaster@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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