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부산에서 KLPGA투어 부산은행·서경오픈이 성황리에 끝났다.
지방에서 열리는 대회여서 별 관심을 갖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수도권에서도 볼 수 없었던 1만5000여명의 갤러리가 부산 아시아드CC로 몰려든 것이다.
이곳 골프장 관계자들도 갤러리가 이렇게 많이 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놀라워했다.
하지만 그 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왜 이번 대회가 성공했는지를 알 수 있다.
비근한 예로 수도권에서 열린 A대회의 경우 해당골프장 CEO와 직원들은 사흘동안의 대회에 대해 아주 귀찮아했다.
빨리 끝내기만을 토로하며 불평불만을 쏟아냈다.
반면에 아시아드CC는 CEO를 비롯해 전 직원이 하나가 돼 대회를 축제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대회행사 준비 자체를 즐긴 것이다.
김헌수 대표이사가 직접 대회코스를 돌면서 쓰레기를 줍자 직원들도 함께 동참했다.
쓰레기 없는 깨끗한 대회를 만들자는 생각에서였다.
코스관리부는 최고의 대회조건을 만들기 위해 골프장에 정성을 들였다.
그린스피드가 3.8까지 나오자 협회 측에서 오히려 3.4정도로 스피드를 느리게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였다.
그런가하면 회원들을 위해 회원전용 서비스센터를 열어 커피, 생맥주, 잔캣수 등을 무한리필 하는 세심함까지 신경 썼다.
그러자 이번엔 아시아드 회원들까지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어차피 결정된 일이니까 끝날 때 까지는 하겠다는 수도권 A골프장과는 달리 기왕 우리 골프장에서 하는 거 신명나게 일해보자는 생각의 차이가 바로 성공적인 대회를 만들어냈다.
고 정주영 회장은 회사를 출근할 때 소풍가는 기분으로 간다고 했다.
일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소풍날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일한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골치 아프고 힘든 일이 생기면 그 일이 해결되었을 때의 기쁨을 생각하면서 회사에 출근한다고 했다.
러시아의 문호 막심 고리끼는 일이 즐거우면 인생은 낙원이고 일이 의무가 되면 인생은 지옥이라고 했다.
왜 많은 사람들이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는지를 잘 방증해주는 대목이다.
또한 골프업계에서 김헌수란 브랜드 가치를 높이 사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
안양·서원밸리·파인힐스·고성노벨CC를 한 단계 올려놓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피하지 않고 일을 즐긴 결과이다.
그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신선한 아이디어는 바로 경직되지 않고 섬세함을 가미해 즐기려했기에 얻어진 결과이다.
골프장 직원들은 고객을 95%의 이성과 5%의 감성으로 대한다.
하지만 고객들은 5%의 이성과 95%의 감성으로 받아들인다.
아주 작지만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해 주는 마음 그리고 웃는 얼굴로 고객을 대하려는 그 즐김이야 말로 성공 경영의 열쇠 일 것이다.

이종현 편집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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