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춘추시대 제나라에 사는 한 마구간 관리인은 국가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늘 비능률적인 업무로 애를 먹고 있었다.
말을 키우는 마구간을 만들 때 좋은 직목(直木)은 쓰지 못하게 하고 구부러진 곡목(曲木)을 사용케 했다.
마구간에 좋은 나무를 쓰면서 국비를 축낼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굽은 나무를 쓰면 다음에 붙일 나무도 굽은 나무를 써야 하기 때문에 우리 전체가 구부러지게 마련이다.
말이란 전쟁에 나갈 때나 급히 파발을 띄워야 할 때 등 신속, 정확을 요하는 곳인데 이 같은 정책은 국가 행정력에 적잖은 피해를 주기에 충분했다.
해서 나온 말이 곡목구곡목(曲木求曲木)이다.
다시 말해 굽은 나무는 굽은 나무를 부른다는 뜻인데, 요즘 정부의 골프정책과 너무도 닮아 있는 듯해 씁쓰름 할 뿐이다.
골프하면 무조건 안 된다는 규제행정으로 흐른다.
삐딱하고 구부러진 마음으로 골프정책을 펴고 있으니 그 다음 정책에 있어서도 올바른 행적이 펼쳐질리 만무하다.
지난해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됐던 지방 회원제 골프장 개소세 면제 정책은 여러 가지 면에서 환영을 받았다.
해외로 빠져 나가는 달러와 골퍼를 국내 골프장으로 돌려 경제적인 이득을 봤다.
뿐만 아니라 그린피가 낮춰져 서민들을 중심으로 한 골프인구가 늘어났고 골프에 대한 인식도 대폭 개선됐다.
하지만 2년여만에 종료됐고 올 들어서는 에너지 절약 일환으로 골프장 야간 조명 금지’라는 정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 정책은 3개월도 못가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로부터 정부의 강제조명금지조치를 해제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법원 역시 골프장 야간 조명은 전력량과 비용이 그리 크지 않은 반면 이로 인해 골프장에 종사하는 인력의 3분의1이 직장을 잃어야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시각이었다.
그동안 골프와 관련된 행정이 얼마나 구부러져 있었는지 보여주는 방증이다.
얼마 전 정병국 문관부 장관은 해외로 빠져나가는 카지노, 골퍼들을 위해 카지노 내국인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취지라면 지식경제부가 제동을 걸고 있는 골프장 야간조명 금지에 대해 적극성을 보였어야 마땅하다.
카지노는 되고 골프는 안 되는 이유에 대해 묻고 싶었다.
다행이 행정법원이 부당하다는 이유를 들어 조명금지조치를 일시적으로 나마 구제했다.
분명한 것은 골프는 스포츠 시설이며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국위선양 일등공신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400개 골프장은 약 30만명왔 직장을 제공하고 있다.
국가 산업 측면이나 국제적인 국위 선양에 있어서도 골프가 타 산업에 절 대 뒤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유독 정부와 정치인들만이 곡목구곡목(曲木求曲木)하고 있으니 하루빨리 직목구직목(直木求直木)의 올바른 골프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이종현 편집국장  huskylee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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