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주간에 걸쳐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의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있다 보니 공휴일궤(산을 쌓아 올리는데 한 삼태기의 흙을 올리지 못해 완성을 보지 못한다)란 고사성어와 너무도 딱 맞아떨어진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는 지금 20여년 역사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스폰서들은 남자대회보다 여자대회를 더 선호하고 있다.
선수 계약도 여자선수들이 더 활발하다.
이같은 상황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외국은 남자선수들이 더 활발하다.
이럴 때마다 되풀이 되는 것이지만 최고의 전성기를 이룰 수 있었던 밑바탕엔 박세리의 미국무대 투혼을 시작으로 김미현·박지은·장정에서 부터 최근엔 신지애·최나연·김인경등 세계적인 스타급 선수들의 활약이 있어 가능했다.
지금의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의 현실을 보면서 마지막 한 삼태기 흙을 쌓아올리지 못하고 대의가 소의에 의해 희생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가 태동했던 1980년대로 돌아 가 보자.
첫 출발은 한국남자프로골프협회의 여자지부로 시작해 1988년도에 여자프로골프협회로 진정한 자기 간판을 달 수 있었다.
선수들이도 100명을 넘지 않아 단촐 했고 대회수도 10개가 넘지 않았다.
대회 총상금이라고해야 1000만원에서 3000만원이 고작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선수들 우승 스코어는 오버파 일색이었다.
한국여자오픈을 주관한 골드·코리아CC 이동준 회장은 언더파 우승이 나오면 우승상금외에 별도로 3000만원을 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의까지 내놓을 정도였다.
당시 한국여자오픈도 매일경제신문, 레저신문, 퍼시스, 스포츠 투데이 등이 주최하며 곡스로 매년 생명을 연장해 갔다.
한국여자골프협회 초창기 김성희 회장을 비롯해 최미영(당시 사무국장), 강춘자, 한명현 프로 등이 사실 헌신해서 만든 결과 오늘날의 협회가 이뤄진 것이다.
한국여자골프협회를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은 지금 협회가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고 말한다.
쌓아 올리는 것은 어렵지만 무너지는 것은 너무도 빠르고 쉽기 때문이다.
이럴 때 일수록 어렵고 힘들게 쌓아온 시간을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지금 선수들이 맘 놓고 국내는 물론 세계무대서 활약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선배들의 희생과 활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보다 객관적이고 공명정대한 시각으로 협회를 봐야할 때다.
세계 모든 골프관계자들이 한국여자 프로들의 성공을 부러워하고 벤치마킹하려하는 시점에 집안에 내홍이 생기는 것은 좋지 않다.
KLPGA 최 정점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공휴일궤하는 일련의 문제들은 분명 반성하고 고쳐 나가야 한다.
분명한 것은 사람이 해서 안 되는 일은 없다.
KLPGA의 지금의 혼란이 내일 빛나는 열매로 맺어지길 기원한다.

이종현 편집국장  huskylee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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