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용평 버치힐에서 개최된 하나투어 챔피언십 프로암대회에 다녀왔다.
올 시즌 상금순위 상위 40명만 참가해 한국프로골프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며 올해의 왕중왕 자리를 경합하는 대회로 스타급 선수들을 한번에 만나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스폰서·협회·골프장측의 초청을 받아 프로암에 참석한 선택된 아마추어 골퍼들은 정성을 들여 준비한 의미있는 자리에 아주 들뜬 기분으로 함께 했다.
각 조별로 카트에서 첫 인사를 나누며 시작된 이 날 프로들과 아마추어들의 만남은 그러나 예우와 배려라는 측면에서 볼 때 다소 세련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먼저 초청 손님들이 프로들을 부르는 호칭과 인사 표현부터 듣기에 거북했다.
본인들의 사회적 명망이 높고 나이가 위라고 해서 만나자 마자 어이 김프로 반갑네 자네 올해 몇살인가등의 하대에서 부터 박프로 이젠 우승 한번 해야지 프로가 그렇게 치면 어떻게 하나 등등 프로선수들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표현들이 자주 귀에 들렸다.
또한 매 홀 지나켬 원포인트 레슨을 강요하는 모습도 보기에 안타까웠다.
그나마 프로의 설명을 듣기 보다는 자신의 잘못된 습관을 구구절절하게 늘어놓는 시간이 더 많았다.
프로암에 임하는 일부 선수들의 자세도 문제점이 엿보였다.
억지로 나온듯한 성의 없는 옷차림은 둘째쿠라도 동반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코스공략에만 몰두하는 선수가 있었는가 하면 입을 다문채 무표정한 얼굴로 일관하는 프로도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고서야 그동안 왜 남자보다 여자프로암이 인기가 많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물론 이날 초청된 모든 아마추어 골퍼들과 프로선수들이 다 그랬다는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몇몇 프로와 일부 아마의 얘기다.
프로암 대회는 큰 돈을 들인 스폰서가 고객들을 초청해 프로 선수와 한 조로 라운드하면서 사교와 필드 레슨이라는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리다.
외국에서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프로암에 한번 나가보기 위해 거액의 자선기금도 마다하지 않을 만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또한 프로들도 이런 기회를 통해 자신을 홍보하고 고객들을 즐겁게 함으로써 스폰서에 보답한다.
따라서 프로는 아마추어에 대한 배려를, 아마추어는 프로에 대한 예우를 잊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반말이나 무뚝뚝함이 아니고 서로를 존중하는 따뜻한 마음과 그에 걸맞는 정중한 대화가 아닐까.

이계윤  webmaster@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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