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리텔링 개발은 관광자원이고 돈이다.소설가인 나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야기가 있는 관광지를 만드는 작업을 해 왔다.
지방 지자체에서는 저마다 있는 관광지, 있는 문화재를 스토리텔링화 하는데 관심을 두었고 설화나 전설로 이야기를 꾸며 달라는 청탁을 해 오기도 했다.
그것마저 없는 지자체에서는 소설의 무대거나 드라마 촬영장이었던 곳을 최대한 살려 그곳을 이야기로 꾸며 홍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 사람들왔 알려지지 않았던 낙후지역이 스토리텔링을 갖추고 홍보를 시작한 뒤 새로운 관광지로 대두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 함양의 변강쇠 마을실 예로 함양 산골을 들 수 있다.
이제는 낙후되고 미개발지였던 덕에 남아 있는 자연 그대로의 깨끗한 공기를 팔고 맑은 물을 판다는 홍보를 내놓으며 청정지역 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다.
찾아오는 관광객왔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지리산 첫 관문인 삼봉산에 굽이굽이 둘레 길을 조성하고 그 끝 무렵에 변강쇠와 옹녀 마을을 만들고 남근 장승들이 밭을 이루고 있어 사람들의 관심과 웃음을 자아내는 관광지를 만들어 놓았다.
이야기인 즉 가루지기타령에 나오는 변강쇠와 옹녀가 개성에서 만나 떠돌다가 정착한 곳이 함양군 마천면 등구 마을이었다.
둘은 밑천이 없어 장사도 못하고 배우 것이 없으니 나가 일할 곳도 없어 매일 할 짓이 그것뿐이었다.
나무를 하러간 강쇠가 고단해서 깜빡 잠이 들었다가 묘안을 생각해낸 것이 어렵게 나무를 할 필요 없이 서 있는 나무 장승을 뽑아다 불을 때면 되겠다는 것이었다.
강쇠는 벽승사에 있는 목장승을 뽑아다 집에 갖다놓자 장승 동티가 나서 죽었다.
강쇠가 죽자 옹녀는 그 시체를 치우기 위해 중, 초라니, 풍각쟁이들한테 강쇠의 장사만 치러주면 같이 살겠다고 하자 그들이 한꺼번에 덤벼들어 싸우다 폭사를 했다.
실제로 벽송사 장승은 변강쇠의 죽음과 관련 있는 장승이라는 뒷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 하동의 최참판 댁하동 지역은 관광지로 별로 내세울 것이 없는 지방이었다.
그러나 박경리 작가의 토지의 무대라는 것과 KBS 대하드라마 토지의 촬영장이 그곳에 세워지면서 대단한 관광지로 둔갑했다.
토지 속에 나오는 이야기 자체가 그곳의 스토리텔링이 된 것이다.
하동의 최참판 댁을 보기 위해 교통이 불편한 그곳까지 찾아 나서는 사람이 많아지자 하동군은 KTX 관광 레저와 협약을 맺어 매일 금요일에 하동 가는 관광열차를 운행하기에 이르렀다.
초입에 매화꽃과 벚꽃이 계절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 전주의 한옥마을과 최명희 문학관이씨 왕손에 본향으로 알려진 전주지만 사실 이렇다 할 관광 자원은 많지 않은 상태였다.
곡운 남원에 춘향과 흥부가 설화로 전해 내려오지만 춘향묘를 만들고 흥부마을을 만든 것도 일종의 스토리텔링을 구체화 시킨 것이었다.
전주는 한옥 마을과 최명희 문학관을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관광지 개발에 나섰다.
관광객이 찾아오기 시작하자 전주비빔밥밖에 마땅한 먹거리가 없던 전주에 막걸리 타운이라는 거리가 형성되어 이 또한 관광객이 전주에 가면 한번 들러보는 명물 거리가 되었다.
최명희 문학관에 가면 최명희의 혼불이 스토리이고 한옥마을 한 집 한 집이 다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 여주의 갑돌이 갑순이 마을갑돌이와 갑순이라는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원래는 1930년대에 이병한과 함석초가 부른 온돌야화라는 굿거리장단의 노래를 가수 김세레나가 1960년대에 불러 히트를 하였다.
이 노래의 무대가 여주라고 주장하며 여주는 캐릭터를 제작하고 관광화를 선언하고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냈다.
아주 오랜 옛날에 여주 어느 시골에 갑돌이와 갑순이라는 처녀 총각이 살며 사랑을 했다는 것이었다.
밤에 온돌방에 앉아 이야기하듯 하여 온돌야화라 했으며 남녀가 한 소절씩 부르던 굿거리장단이었다.
● 이야기 없는 관광지는 오래 못간다이외에도 의상대사와 선묘 낭자의 사랑을 스토리로 가지고 있는 영주의 부석사, 원이 엄마와 원이 아버지의 영원한 사랑을 주제로 한 안동의 월영교, 구렁이가 된 스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부산 동래의 범어사,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의 이야기를 담은 충북 담양군 영춘면에 온달산성과 온달동굴 등등 수도 없이 많다.
자기 지역에 구전되어 오던 민요까지 샅샅이 더듬어가며 스토리텔링을 하고자 하는 지자체들도 많은 반면 존재하는 전설이나 설화나 민요가 있음에도 그것을 활용하지 못해 퇴보하고 있는 지역도 없지 않다.
설화는 지금 만들어도 늦지 않다.
당장은 생소할 수 있으나 10년 고 50년 고 100년이 지나고 보면 그것은 그 지역의 전설이 되고 설화가 되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없는 관광지는 오래 존재하지 못하고 그 가치나 의미를 느낄 수 없으나 감동적인 이야기를 가진 관광지나 문화재는 영원히 존재하게 마련이다.
스토리텔링은 관광자원이 되고 관광자원은 곧 돈이 되는 것이다.
결국 스토리텔링은 돈이다.라는 말이 된다.
없는 스토리도 만들어내라고 말한다면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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