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어2000 골프이벤트 3위 입상작 내 남편을 고발합니다 (이미정)2008년 3월 중순경이었습니다.
제 남편과 남편 친구 와이프 저 이렇게 4명이서 북경에 있는 경남 리조트 골프장으로 갔습니다.
마침 이른 봄철이라 사람은 없고 라운드는 거의 대통령 골프였습니다.
제 남편은 아주 골프광입니다.
저하고 결혼하기 전에 이미 싱글골퍼더라고요.
저희 집에 와서 제 아버님이 자네 골프하냐고 물어보니까 그런거 안한다고 시치미 뚝 떼더니 결혼하니까 이건 뭐 완전히 미친 듯이 골프를 하더군요.
시간만나면 연습장에 들어가서 땀 뻘뻘 흘리고 연습하고 비디오테이프로 톱프로들 녹화시켜놓고 하루 종일 연구, 연구하고 텔레비젼 앞에서도 항상 퍼팅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당연 골프 잘 칩니다.
처음에는 약도 오르고 분했지만 약7년 전부터 저도 골프를 시작하고는 이해가 가더군요.
정말 재미있더군요.
암튼 얼마나 골프를 좋아하냐 하면 아는 분 상당해서 지방을 밤에 내려가면서 검정양복입고 발인하고 골프장 들려서 퍼블릭에서 조인해서 9홀 돌고 올라올 정도입니다.
한번은 집 앞에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데 건너편 길 건너 빵집 간판을 보고 길 한복판에서 어프러치 연습하고 있더라고요.
간판이 초록색이라 갑자기 간판이 그린으로 보였다나요.
참나….
ㅠㅠ각설하고 같이 간 남편친구분도 이건 완전히 골프광이더군요.
더하면더했지 나원 참.
첫날 도착해서 18홀은 뭐 그럭저럭 쳤습니다.
발마사지 내기나 하자면서 쳤는데 우리가 져서 친구커플도 발 맛사지를 해줬습니다.
그날 저녁 밥먹으면서 그냥 우리 집사람들하고 왔으니까 살살치자고 자기들끼리 화이팅하고 그러더군요.
그다음날 36홀 라운딩을 하는데 이번에는 전신맛사지, 저녁 내기를 하더군요.
우리팀이 이번에는 이겼습니다.
그런데 후반9홀 남겨놓고 남정네 2명이서 한 타에 100 위안짜리 내기를 하는데 남편이 300 위안 잃고는 씩씩거리면서 밤잠을 못 이루더군요.(원래 골프쿠 지고 들어오면 잠을 못 이룹니다.
분하다나요.
나 원참 공부를 그렇게 했어봐라.)각설하고 마지막 날 36홀은 정말 이 남자들이 입술을 깨물고 치더라고요 난 친구2명이 내기하면서도 이렇게 열심히 치는 것은 처음 봤습니다.
당연히 여자들도 열심히 켬 되더라고요.
근데 남편친구가 하는 말이 미정씨 남편이 골프 안 맞으면 공에다가 미정씨 이름써놓고 치는거 알아요? 미정씨 이름만 공에 쓰면 공이 정통으로 맞는답니다.제가 에이 설마 자기 마누라 이름을 공에다가 써놓고 치는 사람이 있겠냐고 해놓고 남편 골프공을 보니까 타이틀리스트 공 번호 바로 아래에 제 이름이 써 있더라고요.
남편가방을 뒤져보니까 다른 공에도 제 이름이 적혔 있고 빰 매직으로 적은 이름, 영문으로 적은이름도 있더군요.
제가 아니 당신 내 생각하고 치면 공이 정통으로 맞아라고 항의하니까 남편이 귓속말로 여보 참아 골프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돼.....내가 이게임 이기면 우리 오늘 경비 쟤들이 다 쓰니까 참아.
응?그말 듣고 뭐, 저도 참았습니다.
공 잘 맞는다면 뭘 못해줍니까?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우리 팀이 이기고 면세점에서 남편이 똥가방 하나 사줬는데 뭐, 기쁘더라고요.
친구왔 그 얘기를 해주니까 정신 나갔다고 남편 박살내라고 하는데 전 달라요.
이기고만 와라 뭘 못해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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