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기자 1호이면서 국내 골프계의 Mr.
쓴소리로 불리는 최영정(78).최근 40년 골프기자 생활 동안 자신이 쓴 칼럼 모음집 한류 골프, Why so, why not을 출간한 그를 지난 12일 서울시 용산구 서계동 196-4번지, 지난 20년동안 줄곧 일해온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각종 골프관련 서적으로 가득한 방안에 유독 청동으로 제작된 그의 흉상이 눈에 띄었다.
웬만해서는 타협을 거부할 것 같은 매서운 눈매를 제대로 표현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인터뷰는 그의 말처럼 국내 골프계에 대해 따지며 외쿠 투정할 일들이 많아서 그런지 답변은 거침없었고, 베테랑 골프라이터 답게 정확한 예를 인용함으로써 한 치 빈틈이 없었다.
■우리 골프계는 그게 아닌데…하는 거리가 참 많은 것 같다고 운을 뗀 그는 우선 골프장의 그린피부터 꼬집었다.
주말 비회원 그린피가 비싼 이유가 골프장에 부과되는 고율세금 탓이라고 핑계를 대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회원의 헐값 그린피는 그대로 두고 비회원의 그린피만을 대폭 인상해 골프장에 부과되는 각종 세금부담을 비회원의 호주머니로 메우려는 것은 얌체짓이고 노블리스 오브리지 정신에도 어긋난다그는 다시 힘주어 말했다.
전국의 상당수 골프장들이 고액 그린피는 곧 명문 골프장 이라는 낡은 고정관념에서 해방되길 바란다■그의 골프장에 대한 소망은 계속 이어졌다.
우리 골프장들은 초고가 예탁금 소수회원 모집은 소수정예라야 최고가 시세를 유지하고 귀족클럽이라는 명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속물적 계산에 사로잡혀 있다.
결국 초과가 회원권 시세로 우리 골프가 정부와 국민으로 부터 호화사치 스포츠로 불리고, 이는 다시 골프인구 저변확대를 공동목표로 하는 업계의 노력에 딴죽을 거는 것이 아닌가라며 반문했다.
■그러니 결국 골프장들은 고액그린피를 내는 비회원을 선호하고 정작 회원은 푸대접하고 있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회원제 골프장이 회원들의 골프라이프를 위해 존재하고 있는 서구와 달리 우리는 주로 재벌의 접대용, 과시용이 아니면 골프를 돈으로 하자는 부동산 투기업자의 주도권 아래 돈벌이 목적으로 변질케 하는 고급사치 유흥장화 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다 보니 골프규범쯤 어기는 일이 다반사고 고액 그린피의 골퍼들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수용하기 위해 신속라운드를 모토로 고객들을 몰아부침으로써 OB티 설치 등 플레이를 편법, 루즈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골프장들이 지나켬 화려하고 러프하나 없이 깔끔하게 가꾸어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근래의 우리 코스들은 한폭의 그림처럼 곱고 아름답게 꾸며져 선경을 연상케 하고 있는데 이는 부끄러운 일이기도 하다.
골프코스는 거친 바다이고 골퍼는 항해하는 용감한 뱃사공이라는 말에서 골프의 본질을 되찾아야 한다그는 이어 상당수 골프장들은 코스에서 러프는 수익감소, 진행 지체, 플레이어들의 스트레스 고조로 판단해 천덕꾸러기로 치부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카트의 페어웨이 진입은 OK이지만 러프진입은 NO를 준수하는 미국의 한 명문골프장을 생각하면 골프에 대한 개념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좋은 러프 없이 좋은 코스일수 없듯 좋은 연습장 없이 좋은 코스일 수 없다는 말에도 힘이 실렸다.
골프코스가 스포츠 시설이라면 제대로된 연습장 시설을 제공해 골퍼들로 하여금 사전 연습을 할 수 있게 해야 마땅하다.
좋은 코스의 조건에 연습장 시설이 어느만큼 구비되고 투자관리되고 있는지가 클럽의 평가 기준이 되어 마땅하다며 하지만 이를 도외시 하기 때문에 스포츠골프를 위한 코스가 아니라 놀이골프를 위한 코스 정도로 그켬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막 열살이 넘은 모골프장이 세계 100대 코스에 선정되는 것도, 그리고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10대 명문 코스 선정도 다소 웃기는 일이라고 평했다.
오랜 시련과 풍상을 이겨내고 수많은 토너먼트를 유치 개최하는 등 관록의 노코스가 명문코스로 우선돼야 하지만 그보다는 깨끗이 단장된 신출내기 코스 위주로 선정되는 것은 스스로 시비거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명문이라는 것은 클럽멤버 수준여하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고 종업원의 근무자세나 서비스등은 그 다음 요소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되며 18홀 기준 15만명을 소화하는 영리주의 회원제 골프장은 아예 명문 클럽 운운을 꺼내지도 말았으면 한다며 특유의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명문골프장 선정자에 대해서는 선정자가 공정한 기준아래 좋은 코스와 좋아하는 코스를 엄격히 판단하는 결백성과 식견을 지켜 선정해야 하는 것이 기본일텐데…쯧쯧하며 혀를 찼다.
■그는 예상대로 골프관련 단체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먼저 발족된지 50년이 넘은 KGA에 대해 100개가 넘는 골프장을 회원으로 두고 성장하면서 갈수록 골프장업주 모임의 체질로 강화될 뿐 경기단체 다운 체질개선을 못하고 있다.
이는 협회의 1년 예산중 가맹 골프장이 부담하는 회비의 비중이 높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KGA의 무소신과 무력증에 일침을 놓았다.
KGA는 한국오픈과 한국아마추어선수권등 한국이 관명된 내셔널 챔피언십 경기만을 개최해야 함에도 상업성 짙은 스폰서 경기의 공최에만 너무 치중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KPGA와 KLPGA가 대회수 늘리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코스선정에는 소홀한 감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 해 각종 남녀 골프대회가 개최된 40여 코스중 토너먼트코스로 손색이 없는 수준급 코스가 과연 몇개나 되겠는가.
너무 쉽게 설계된데다 세팅도 엉성해 프로선수의 높은 테크닉이 아니어도 능히 공략해낼 수 있는 낮은 수준의 풋내기 코스가 많다기업으로부터 자진해 대회 창립을 제의받아서든, 협회장의 로비에 의해서든 기업체의 새 대회가 늘어나는 현상은 고무적이지만 그러나 사전에 개최코스의 수준쯤은 주도면밀하게 따져야 할 것 아닌가.
한 대회를 신설하더라도 제대로 된 코스에서 품위있게 열리는 것을 필수요건으로 삼을 것이며 코스내용이 시원치 않으면 거액의 프로대회 스폰서 제의일지라도 거절할 수 있는 도도한 협회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대회 스폰서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프로골프대회 스폰만큼 기업이나 상품등의 선전수단에서 고급스럽고 효과면에서 뛰어난 PR수단을 여타의 스포츠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대다수 기업체들이 갖가지 핑계를 이유로 스폰서를 중도에 포기하고, 기업이름이나 상품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했다고 판단하면 심지어 단발성 대회로 그치는 사례가 부지기수라며 우리 스폰서 경기는 생겼다 하면 어느새 없어지는 하루살이 이벤트들이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회를 보고싶고 그런 풍토가 어서빨리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우리 아마추어 골프들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단다.
볼을 잘 못치는 사람과 함께 라운드를 할 수는 있지만 매너가 꽝인 사람과는 함께 라운드를 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며 기본적인 매너는 모두 다 아는 것이고 한가지 말한다면 우리는 스코어를 카드에 스스로 적는 일이 없으며 멀리건을 너무 주거니 받거니 하고 김미(gimme) 퍼트, 즉 OK도 필수 예의 인양 주고받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골프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므로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골프의 딱 하나 나쁜 점은 혼자하면 재미없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모르는 이를 외면하여 조인을 꺼리고 아는 사람들끼리만 팀을 구성하는 비사교성 골프를 하고 있는데 이 역시 골프의 진정한 맛과 멋을 모르는 것으로 앞으로는 좀 더 열린 마음으로 폭넓은 골프를 즐겼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최영정 프로필최영정은 1931년 점북 김제출신으로 전주고, 전북대를 졸업했다.
이리공고 영어교사를 하다가 1959년 조선일보 수습기자로 입사했다.
사회부에서 일하다 유도 3단 이라는 이유로 체육부 기자가 됐으며 이후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골프구력 36년, 핸디캡 10, 베스트스코어 76타, 한양CC 회원이다.
조선일보에 근무하며 68년 멕시코 올림픽 골프취재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이후 골프관련 취재 보도및 칼럼을 집필하며 국내 골프기자 1호로 통한다.
지난 1995년에는 레저신문이 제정한 제1회 골프라이터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골프 대특집(1981) ▲칼럼·골프의 세계(1986) ▲골프격언(1987) ▲골프황제 보비존스(1987) ▲19홀의세미나(1991) ▲40세부터의 멘탈골프(1994) ▲골프는 세상을 바꾼다(1998) ▲골프왕국의 절대법칙(2000) ▲한국골프인물사(2000) ▲이것이 골프매너다(2002) ▲서울CC 50년사(2004) ▲유익한 골프용어 정답(2007)번역서:▲잭니클라우스 골프의 세계(1974) ▲두뇌골프(1994) ▲보디 턴 스윙(1995)

이계윤  webmaster@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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