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에서 내려다본 도시는 점점이 박힌 푸른색을 제외하곤 온통 붉은색 지붕의 바다다.
도시의 붉은 바다를 중간으로 가르는 다리위에 전세계 젊은이들의 웃음이 피어나고 정겹고 흥겨운 음악들이 도시를 휘감는다.
자유에 대한 터질듯한 갈망과 음악에 대한 뜨거운 정열이 넘쳐나는 도시, 그게 바로 프라하다.
벌써 프라하를 세번이나 다녀온 어떤 지인은 프라하라고 하면 그리움이 연상된다고 한다.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 도시를 다시 찾게 하는 것일가?천년에 걸쳐 이룩한 세계적인 건축 유산이 남아 있고, 드보르작과 스메타나와 같이 세계인이 사랑하는 음악가들의 고향인 체코의 수도 프라하의 3월은 정말 눈 부셨다.
15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프라하는 어둠이 내려 처음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프라하 시내에 곡워 질수록 크게 다가오는 프라하 성의 신비함과 웅장함이 여행의 피곤을 몰아내고 아침을 빨리 맞고 싶은 설레임에 빠지게 한다.
마침 대한항공에서 5월 15일부터 직항편(매주 월, 목, 토요일 13시20분 출발)을 운항하게 되어 줄어든 비행 시간만큼 프라하를 조금 더 느낄 수 있어 다행이다.
우리 일행의 가이드로 공항에 마중나온 루찌아는 우리나라의 서울대에 해당하는 카를대 한국어과 학생으로 연세어학당에서 한국어를 1년이나 공부하고 영어, 불어에도 능통한 재원으로 전형적인 동구 미인이었다.
여행 기간 내내 어눌한 한국말로 우리를 즐겁게 해 주었는데 한국 정부의 장학금 수혜자로 선정되어 7월 다시 한국에 들어 온다고 하니 서울에서의 즐거운 재회가 기대된다.
체코는 1992년 유네스코로 부터 12개의 세계문화유산 유적지를 지정받았다.
체코의 이런 문화유산을 이어받은 대표적 도시 프라하는 도시의 어머니(The Mother of Towns)황금의 도시(The Golden City)백탑(百塔)의 도시(The City of a Hundred Spires)건축 박물관이라고 불리운다.
체코 사람들이 싫어하는 말중의 하나가 동유럽이라는 말로 그들은 유럽지도를 반으로 접으면 그 중심에 체코가 있다고 하며 꼭 유럽의 중심이라고 불러 달라고 할 만큼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프라하 공항에서 버스로 1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프라하의 대표적인 건물인 프라하 성은 9세기 초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지기 시작, 14세기 고딕양식, 16세기 르네상스, 18세기 바로크 양식을 거쳐, 20세기의 모든 건축물을 볼 수 있는 건축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가이드 루찌아의 표현에 따르면 체코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14세기 카를 Ⅳ세(1316~1378)가 집권하면서 프라하는 황금시대를 열었다.
프라하 성의 뒷문을 나서면 황금소로로 이어진다.
1597년 형성된 황금소로는 프라하에서 가장 예쁘고 가장 작은 거리로 알려져 있다.
이 작고 좁은 골목을 따라 16개의 집들이 늘어서 있다.
그 중간쯤에는 J P 사르트르, A 카뮈와 함께 실존주의 작가의 선구자로 꼽히는 카프카(1883~1924)가 한때 여기서 머물면서 장편 성(城)을 썼다고 한다.
프라하 성을 관광하다 보면 동양인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아직 동양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 때문이겠지만 내가 다녀본 유럽의 여러 유명 여행지중 서양인이 동양인 보다 많은 드문 곳이 바로 프라하였다.
황금소로를 빠져나와 20분쯤 걸어가면 프라하를 관통하는 블타바 강(독일어로는 몰다우강)이 나온다.
프라하를 잇는 13개의 다리 중 가장 유명한 다리인 카를교(Karluv most.
Charles Bridge)는 중앙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인데 12세기에 목조다리로 건축되었으나, 홍수로 붕괴되어 1357년 카를 4세 때 피터 팔레지가 석조로 다시 건축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낮시간에는 세계 각국의 남녀노소 관광객과 프라하 시민들이 꽉 들어차 있고, 화가와 악사들이 다리옆으로 쭉 늘어서 있어 살아있는 프라하를 느끼게 해 준다.
프라하를 여행하면서 주의할 것 하나.
절대로 가방을 뒤로 매지 말 것.
아니면 가방에 물병이나 하나 넣어 둘 것.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우리 일행중 한명은 이국적 경치에 대한 아름다움과 잃어버린 지갑속 현금에 대한 안타까움에 여행 내내 갈등했었다.
프라하에서 버스로 남쪽으로 약 3시간 거리에 있는 체스키 크룸루프는 1992년 유네스코 문화도시로 선정된 체코의 첫 도시이다.
오랜 세월의 역사와 전설이 얽혀있는 체스키 크룸루프 성과 중세의 고풍스런 정취를 그대로 간직한 마을 전체의 아기자기한 모습은 수많은 관광객들의 볼거리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고풍스러운 성에서의 체코 정통 요리도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으로 남기에 절대 부족함이 없다.
프라하에서 서쪽으로 버스를 타고 약 2시간 가면 카를 4세에 의해 발견된 카를로비 바리온천이 나온다.
도시 입구는 좁고 작은데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도시의 거대함과 아름다움에 놀라게 된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보면 누구나 다 컵을 하나씩 들고 다니는데 여기 온천 수질은 탄산, 염수, 알칼리 성분이 풍부해 간장 장애, 소화기 계통 질환에 효과가 뛰어난 먹는 온천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괴테, 베토벤, 브람스 등 음악가들뿐만 아니라 세계 유명인사들이 찾아와 요양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프라하의 5월에는 연작 교향시 나의 조국의 작곡가이자 체코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메타나(1824~1884)가 있고, 16세기 아름다운 르네상스 양식의 성이 있는 넬라호제페스에서 태어나 신세계 교향곡으로 유명한 드보르작(1841~1904)이 있다.
5월 12일부터 6월초까지 3주간 펼쳐지며 프라하의 봄으로 불리우는 세계적인 음악 축제는 전세계 음악 애호가들왔는 제5의 계절일 것이다.
벨벳혁명으로 불리는 무혈 혁명을 완성한 체코인들의 자부심과 100년 동안 같은 음악을 사랑했던 체코인들의 예술혼이 다시 나를 부르고 있는 듯하다.
●교통= 대한항공이 5월 15일부터 월, 목, 토 1주일 3회 왕복직항을 개설한다.
비행시간은 약 11시간 20분으로 예전에 비해 거의 5시간을 앞당기는 셈.
현재 써머타임 실시중으로 시차는 한국이 7시간 빠르다.
비자는 필요 없고 여권만 있으면 된다.
●환율=화폐는 원화의 약 4.2배인 체코의 코루나(Kc)가 주로 쓰이나 유로를 불편없이 쓸 수 있다.
특히 5월 1일부터 EU에 새로 가입, 유로 사용이 더 활발해지고 있다.
1유로는 원화 약 1500원, 1유로는 약 333코루나(Kc).
환전소는 시내 곳곳에 있으며 환전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여행수단=프라하 시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두고 있다.
시내 곳곳 여행안내소에서 도보관광 City Walking, 도보^보트관광 Walking and boat tour등에 관한 시간, 비용, 프로그램 정보를 항상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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