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위기를 야기시키고 있는 오늘의 이 기후 위기에 대해 모든 골프인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특히 골프 사업자들은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까?
이에 대해 현재 지속 가능 골프, ESG 골프, 탄소 중립 골프… 다양한 이름으로 많은 대책들이 제안되고 있다. 그러나 제안되는 대책에 비해 실질적인 성과는 미미하다. 현장 일선에서 보면 문 앞에 다가온 골프 산업 기후 위기에 대해 대부분의 골프 사업체들이 어느 정도 공감은 하지만 인식 부족으로 인하여 즉각적인 실천을 유도할 문제 의식이 상당히 결여되어 있고 문제 의식을 갖고 있더라도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해 많이 무지하다는 것이다. 
“친환경 골프 좋긴 한데 사실 법으로 강제하는 것도 아니고 굳이 내가 미리 비용 들여 먼저 나설 필요 있나?” 아마 여러 골프 사업자들이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오늘 언급할 글로벌 탄소 감축 압박이 국내 골프 산업에까지 어떤 영향을 줄 지 깨닫기 시작한다면 쉽게 이렇게 말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린에까지 번진 全지구적인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수 십여년 전부터 국제 사회는 각국의 탄소 감축 노력을 이끌어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1994년 발효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기본 협약(UNFCCC)이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대응의 기본 틀을 제시한 이후 교토의정서(’97)와 파리협정(’15)을 통해 탄소 감축에 대한 구체적 목표와 배출량 규제의 틀을 만들었으며 이러한 국가간 정책적 노력에 더하여 민간의 영역에서도 각종 이니셔티브와 프레임워크가 제안되어 왔다. 
그 중 대표적인 민간 국제 이니셔티브는 국제회계기준재단(IFRS)을 비롯한 몇몇 민간 기구가 만든 SBTi(과학기반감축목표이니셔티브)이다. 이 이니셔티브에 의하면 가입 기업은 자신의 단기, 중장기 탄소 감축 목표를 외부에 선언하고 각종 노력을 통해 실제 탄소 감축을 이뤄야 하며, 단계별로 감축 실적을 독립적으로 검증 받아 발표해야 하며 최종적으로 2050년까지 순배출량 제로(0) 상태인 넷제로를 달성해야 한다. 또한 사업상에 직접 배출 뿐 아니라 전기나 열 사용 같은 간접 배출 그리고 공급망 등 사업 상 연결된 제3자의 배출량도 Scope 3 배출량이라 해서 자신의 배출량에 포함시켜야 한다. 
긴장해야 하는 건 SBTi에 가입한 은행의 총 배출량인데, 은행 자신이 배출한 탄소에 더하여 “금융 배출량”이라 하여 대출, PF 등 은행의 금융 서비스를 모든 기업들이 배출한 탄소 중 금융 서비스 받은 만큼 은행이 배출한 탄소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그야 말로 탄소 연좌제라 할 만하다,
만일 어느 은행이 SBTi 가입 후 2030년까지 40% 탄소 감축을 약속했다면 은행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 모든 대상 기업들에게도 동일 비율인 40% 감축을 요구할 것이며 만일 해당 기업이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대출 회수까지 감안해야 하는 심각한 제도이다. 현재 스무 개가 넘는 대기업과 주요 은행이 이미 SBTi에 가입하거나 가입 준비중인 상태인데 민간의 자율적 노력이라 하나 국제 금융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IFRS 주도라는 것에 외면할 형편이 못되는 것이다.
현재 은행으로부터 금융서비스를 받은 중소중견 기업들은 초긴장 상태다. 은행이 언제 탄소 감축 요구서를 내놓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감축은 또 어떻게 할지…
문제는 골프장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사실 은행돈 안쓰고 있는 골프장이 몇 개나 될까?
만일 대출 받은 은행이 SBTi에 가입했다면 은행은 머지 않아 골프 사업자에게 탄소 감축을 요구할 수도 있다. 골프장은 현재 사업장에서 매년 배출되는 탄소량을 외부 전문가를 통해 정확히 산정해야 하고, 보고서를 써서 제출해야 하며 무엇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탄소 배출량을 은행 요구대로 줄여야 한다. 이행을 하지 않고 버티면 은행이 대출금을 강제 회수할 수도 있다.  
라운드 시 벙커에 볼이 빠지면 벗어날 최고의 묘수는 명확하다.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고 벙커안에서는 동요 없이 연습한대로만 공식처럼 스윙하는 것이다. 은행의 탄소 감축 요구에 대응하는 것도 이와 같다. 탄소 관련 규정을 잘 이해하고 탄소 상쇄의 기본 원칙을 성실히 지키는 것이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글로벌 탄소감축압박이 기후위기에 더하여 골프 산업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기후 위기와 골프위기 칼럼은 박희원 박사가 기고한 글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박희원 <넷제로홀딩스그룹 대표>
기업, 지자체, 개인의 탄소중립 전략 수립 및 활동 전문가, 넷제로홀딩스그룹 대표
미국 Verra, Capturiant 등 저명한 자발적 탄소크레딧 한국 레지스트리 속초 등 지자체, 여러 대기업, 중소기업의 넷제로 전략 수립 자문, 서울대 공학박사 (에너지자원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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