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골프용품을 최초로 연구하고 개발 했던 것은 골프공 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골프공이 슬라이스가 발생하고 OB가 되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골프공이라고 생각 했다. 잘 연구하면  골프공은 똑바로 날아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 했다. 하지만 막상 시도하려하니 막연했다.
골프공의 재료도 모르고 생산 방법도 몰랐다. 단순 검색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없었다.  피스 이야기뿐이었다. 필자가 가진 장점은 화학적인 접근 물성을 연구하고 끝까지 분해해서 분자 단위의 특성부터 파악하고 원리를 분석하는 것이다. 다행히 화학 물리의 기본기는 있어서 접근이 쉬웠다.
골프공의 슬라이스는 골프공의 사이드 스핀의 영향으로 골프공 주변에 생성되는 공기의 밀도 차이로 발생을 한다. 그러면 스핀이 사이드로 걸리지 않고 진행 방향으로 걸리면 커브 구질이 덜 되고 똑바로 간다. 자이로스코프 처럼 되면 될 것 같았다. 과연 사이드 스핀이 증가되는 요인이 뭘까. 골퍼가 깎아 치는 영향이 있고, 골프공의 재질이 스핀을 증가 시킬 수 있고, 혹시 자동차 타이어처럼 회전 무게 중심에 영향은 없을까를 고민했다. 
14년 전에는 골프공 가공 기술에 많은 한계들이 있었고 코어가 중앙에 정밀하게 위치하지 않는 공들이 많았다. 특히 피스가 많을수록 그럴 가능성도 높았다. 자동차 타이어 얼라이먼트 정렬을 하는 것처럼 골프공의 진행방향으로 무게중심 좌우 대칭을 찾기 위해서 소금물을 사용했다. 소금은 포화되지 않고 계속 녹으면서 물의 비중을 높여줄 수 있다. 물의 비중이 올라가면 골프공은 물에 뜨게 된다. 사해에서 사람이 잘 뜨는 원리와 같다. 물에는 표면 장력이 있다. 물이 물체를 끌어 잡는 힘이다. 골프공의 회전을 방해한다. 표면 장력을 깨기 위해서 계면 활성제를 사용했다. 주방세제 물비누가 표면 장력을 깨주는 계면 활성제이다. 설거지 할 때 기름기가 잘 분해가 된다.

그 당시 골프공을 만들 수 없어서 타이틀리스트 로스트 볼을 수거해서 로고 지우고 페인트 벗기고 재 도색해서 리피니쉬 볼로 가공하던 공장들이 있었다. 페인트 벗겨진 알 볼들을 구했다. 다짜고짜 찾아가서 인쇄 안 된 골프공을 사겠다고 했더니 그 가공 공장의 사장님 표정이 참 당황스러워 했다. 필자가 소금물에 공을 띄워서 무게중심 잡아서 퍼팅라인 그려오면 나머지 공정 로고 좀 찍어달라고 했다. 뭐 이런 미친놈이 있나하는 표정이었다.
남들은 슬라이스가 발생하면 죽어라 골프 연습을 하는데 필자는 죽어라 연구만 했다. 그러면서 서서히 의도하지 않게 골프사업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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