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계묘년(癸卯年)은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첫해였다.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골프장 업계는 사상 유례가 없는 풍요와 급성장을 보였다. 실제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 골프장 매출이 15% 이상 늘었고 골프인구 역시 2030세대 골프인구가 40%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공행진 하던 골프장 업계는 2023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성장세가 꺾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골프장과 관련 산업의 매출은 예년에 비해 10%~15%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2023년 골프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골프장 체제가 변경됐다. 기존 회원제와 대중제로 유지되던 골프장 체제를 회원제와 비회원제, 대중형 골프장의 삼분체제로 개편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현행 비회원제 골프장에 주고 있는 세제 감면 혜택을 더 꼼꼼하게 살피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비회원제 골프장이 기존처럼 재산세와 개별소비세 감면을 받으려면 정부가 정한 상한선 이하로 그린피를 책정해야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비용하락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여전한 실정이다. 결국 승자는 정부라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여기에 골프장의 ‘ESG’ 경영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됐다.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ety)', '기업지배구조(Governance)'의 합성어다. 과거 환경 파괴의 대명사로 불렸던 골프장은 이제 환경 보호에 노력하고 있다. 수많은 골프장들이 친환경 골프장 경영에 나서고 있으며 불법 농약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또 골퍼들에게 제공되는 식자재를 모두 골프장 내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회원들의 밥상에 올리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다.
인공지능과 IT 솔루션을 활용한 비대면 시스템도 꾸준히 보급되고 있다. 과거 골프장들은 운영과 고객 관리 등을 수기로 진행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부터 골프장 운영정보시스템이 정착되고, 인터넷 및 모바일 예약·부킹시스템이 활성화됐다. 최근에는 골프장 IT솔루션이 필수가 됐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키오스크,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현재는 키오스크, 태블릿, 휴대전화를 통해 간편하게 예약, 내장, 셀프 체크인, 식음 주문, 정산을 한다. 
반면 2023년 남녀 골프 투어가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KLPGA는 32개 대회, 역대 최고 상금액 318억 원을 두고 개최됐다. KPGA 역시 22개 대회서 20만 명이 넘는 갤러리가 입장했다. 미PGA에서는 코리안 영건들의 선전이 빛났다.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코리안 듀오 임성재와 김시우를 비롯해 김주형이 남자 골프의 인기몰이를 책임졌다.
미LPGA 투어의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5승을 합작했다. 다만 지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무려 7시즌 연속 10승 이상 기록하며 세계 최고 무대를 장악했던 한국여자골프는 4승을 합작한 지난해에 이어 하락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호재에도 불구하고 천정부지로 치솟은 그린피와 각종 부대비용은 골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매출과 내장객 감소에 절대적 원인이 됐다. 특히 대중제로 운영하면서 고가의 그린피 정책을 펼치는 일부 골프장은 크게 비난 받았다. 여기에 늘 논란이 되어온 카트피와 캐디피도 여전히 문제다. 2023년도는 그 어느때보다도 다사다난한 한해이었다. 아울러 골프를 다시 국가산업으로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골프업계의 희생과 자성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골프장 유관 단체들을 중심으로 그린피 인상을 자제하고 각종 비용 인하에 노력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실제로 매년 관행적으로 그린피를 올리고, 카트비와 식음료 비용 인상이 다소 개선되고 있어 2024년은 많은 변화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인다.
골프계는 매출 감소가 컸지만 타 업종에 비해 선방했다. 하지만 2024년도에도 같은 방법의 운영이 된다면 매출과 내장객 감소는 더 커질 전망이다. 따라서 올해의 잘못된 골프장과 골프업계의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정찬필 기자  gvd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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