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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만큼 푸짐한 순대국밥 한 그릇, 천안 병천순대거리조선 시대 말부터 유행한 서민의 음식 국밥, 정겨운 순대거리의 정취

서민 음식으로 흔히 짜장면이나 라면, 떡볶이 따위를 꼽지만,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국밥이야말로 서민과 가장 가까운 음식이 아닐까. 조선 시대 말부터 유행한 국밥은 장터 귀퉁이에서 행상이나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의 점심 메뉴로 사랑받았다. 특히 저렴하게 속을 든든히 채우는 순대국밥은 한국인의 솔 푸드(soul food)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분에 순대국밥 식당이 즐비한 골목이 곳곳에 형성됐는데, 천안 병천순대거리는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저렴한 가격에 맛과 영양만점인 순대국밥 <사진=한국관광공사>

▲ 사통팔달 길목에 자리한 병천, 조선시대 물류의 집산지

병천(竝川)은 잣밭내와 치랏내라는 물길이 한데 어우러진다는 뜻에서 아우내라 불리던 것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정선 아우라지, 양평 두물머리와 같은 의미다. 1919년 삼일운동이 일어나자 유관순 열사가 태극기를 나눠주며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친 아우내장터가 바로 이곳에 있다. 장터 입구에 아우내독립만세운동기념공원이 자리한 까닭이다. 지역민은 일제강점기 행정구역명인 병천 대신 아우내란 이름을 지키려 애쓴다. 도로명도 아우내장터길과 아우내순대길을 사용하지만, 병천으로 더 알려진 점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예부터 사통팔달 길목에 자리한 병천은 조선 후기 오일장이 개설돼 물류의 집산지로 기능했다. 가까운 청주와 진천, 조치원, 예산 등에서 소를 몰고 오거나 특산물을 가져왔고, 인근 장터 가운데 가장 번성했다. 천안 최초의 읍지인 《목천읍지》(1779년)에 병천장이 1·6일에 개장한다는 기록이 있는데, 지금도 끝자리 1·6일에 오일장이 열린다(31일은 미개최).

장날이면 아우내순대길을 중심으로 아우내장터1길과 아우내장터3길 골목을 따라 좌판이 늘어선다. 천안이 도농 복합시인 만큼 다양한 농기구와 싱싱한 제철 농산물이 주를 이룬다. “뻥이요!” 소리와 함께 나오는 뻥튀기, 요란스러운 품바, 콩고물을 묻혀 쓱쓱 썰어주는 인절미 등 오일장 풍경이 정답다. 50년 가까이 한자리를 지키며 도장을 파는 어르신은 장터 명물로 통한다. 지난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주름진 손에 조각도를 들면 세상 하나뿐인 도장이 금세 완성된다.

찹쌀과 각종 채소로 속을 채운 병천순대 <사진=한국관광공사>

▲ 1960년대부터 지역의 명물로 인정받은 병천순대

병천순대는 오일장을 배경으로 등장했다. 1960년대 병천 인근에 돈육 가공 공장이 들어섰고, 여기서 나오는 부산물로 순대를 만든 것. 처음에는 장날에만 순대국밥을 팔았는데, 입소문이 나자 1968년 아예 자리를 잡고 간판을 걸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백년가게로 인증한 병천순대 원조, ‘청화집’이다. 이후 ‘충남집’ ‘돼지네’ 등이 잇따라 생겨났고, 현재 아우내순대길 일대에 순대국밥 전문점 20여 곳이 성업 중이다.

순대는 돼지 창자에 갖은 채소와 선지를 넣고 삶아 먹는 전통 음식이다. 병천순대는 작은창자를 이용해 누린내가 적다. 소금이나 밀가루로 깨끗이 씻은 작은창자에 양파와 대파, 양배추 등 각종 채소와 찹쌀, 선지, 당면을 넣는다. 일부 순대는 당면으로만 속을 채우는데, 병천순대는 당면이 아예 없거나 적어 담백하다. 국물을 내는 방법은 식당마다 조금씩 다르다. 생강과 대파를 넣고 사골 국물을 우리는가 하면, 각종 한약재를 섞어서 특별한 향과 맛을 내기도 한다.

마침 일주일에 두 번 전통 방식으로 순대를 만드는 식당을 발견했다. 돼지 작은창자를 뒤집어 깨끗이 씻은 다음 소금에 재워 하루 동안 숙성하면 특유의 누린내를 잡고 쫄깃하게 씹히는 맛도 배가 된다. 찹쌀과 양배추가 푸짐한 소는 원래 깔때기처럼 생긴 기구를 이용해 손으로 넣었지만, 요즘은 기계를 사용한다.

유관순 열사의 애국심을 느낄 수 있는 생가 전경 <사진=한국관광공사>

▲ 유관순 열사 유적과 우정박물관도 볼거리

병천오일장은 유관순 열사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장터에서 1km 남짓한 거리에 천안 유관순 열사 유적(사적)이 있다. 유관순 열사와 아우내 독립지사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곳이다. 위패를 모신 추모각과 기념관, 생가, 봉화대 등이 100여 년 전 그날의 함성을 떠올리게 한다.

우정박물관도 색다른 볼거리다. 1884년 우정총국 설립부터 현재까지 한국 우정의 역사와 문화가 한자리에 펼쳐진다. 박물관 내 우정역사관에는 우정총국 개국을 기념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행한 문위우표, 광복 직후의 우체통, 손때 묻은 집배 가방 등 다양한 유물을 전시한다. 우정문화관에서는 우표 수집과 인쇄 방법 등 우표 문화는 물론, 세계의 우체통과 집배원 복장을 통해 다른 나라의 우정 문화도 만날 수 있다.

우정총국 개국을 기념해 발행된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 문위우표 <사진=한국관광공사>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은 도심 한복판에서 예술의 향기를 누리는 곳이다. 1989년 천안에서 처음 문을 연 아라리오갤러리는 2002년 미국의 대표적인 팝아티스트 키스 해링의 개인전, 2005년 독일 회화의 전통을 잇는 라이프치히학파 작가 단체전 등 굵직한 기획전으로 미술 대중화에 앞장섰다.

 

〈당일 여행 코스〉

병천순대거리, 병천오일장→천안 유관순 열사 유적→우정박물관→아라리오갤러리 천안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병천순대거리, 병천오일장→천안 유관순 열사 유적→독립기념관

둘째 날 / 아름다운정원화수목→우정박물관→아라리오갤러리 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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