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는 약 500만평의 험프리미군기지 내 18홀 골프장이 있다. ‘River Bend Golf Course'인데 세계에서 유명한 설계자인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가 설계를 하고 감수했다. 
최근 대학 후배의 초청으로 9월 초에 방문하게 되었고 18홀 라운드를 했는데 국내골프장과는 조금 다른 셀프 경기운영 방식이어서 소개하고 싶어 셀프골프 체험기를 정리해본다.

먼저 골프장을 방문하면 클럽하우스주변 백드롭 위치에 골퍼 스스로가 골프백과 보스톤백을 드롭 한다. 선불로 그린피와 카트피를 계산하고 카트 이용증을 받는다. 락카는 비워있는 락카를 찾아서 이용하면 되는 아주 실용적 시스템이다. 물론 클럽하우스 내 레스토랑에서도 식사나 음료가 가능하고 바로 계산하면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

카트는 2인승 전동카트가 메인이지만 선택에 따라 1인승카트, 4인승카트도 운행 가능하다. 1인 플레이, 2인플레이, 3인플레이 또는 조인플레이도 된다고 하는데 조인은 해보지 않아 그 장단점을 잘 파악 못했다. 
카트운영은 주중과 주말로 나누어지는데 주중은 2인카트, 4인카트 모두 다 카트도로를 이용하고 있다. 다만 이곳은 1인 카트만 페어웨이 진입이 허용된다. 주말은 선택에 따라 1인용, 2인용 모두 페어웨이 진입이 허용된다. 일반 골프장에 비해 카트 선택의 폭이 상당히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솔직히 필자는 여름철 카트 운영에 관심이 많았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몇 홀 지나면 가져간 물이 모자라는데 그것을 어떻게 커버해서 시원한 물을 공급 가능 한 지와 개인이 얼려서 생수병을 여러 개 가지고 와야 하는지 등등이 궁금했다. 그런데 한 번 라운드로 궁금증이 풀렸다. 백을 실을 때 카트에 아이스박스가 비치되어 있었고 주변에 얼음 가득채운 제빙기가 있어서 무료로 가져가서 아이스박스에 채우면 된다. 또 가져간 생수 1병 또는 2병을 넣어 놓으면 18홀 내내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다. 물이 떨어지면 코스 내 배치된 시설(3홀 간격)에서 물을 채우면 되는 아주 편리한 운영이다.

볼과 골프채를 닦는 기계와 타올은 카트에도 있고 각 홀 티마다 설치가 되어 있어서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그린에 올라가서 볼을 닦을 수 있는 작은 타올 하나는 준비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티에서 그린까지 거리 즉 홀 사양은 티 옆에 설치된 거리표지 안내판을 이용하거나 스코어 카드를 이용하면 된다. 그린 핀까지 거리는 카트 도로에 표시된 거리 표시물을 기준으로 측정하면 되는데 정확히 거리를 알려고 하면 개인 거리 측정기를 이용해야 한다.
필자 팀(4명)은 오후 2시 마지막 티오프를 해서 그런지 16홀부터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야간라이트 시설이 없기 때문에 알아서 18홀을 라운드하고 카트에 있는 쓰레기와 얼음을 제거하고 카트를 반납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볼이 보이지 않아도 18홀을 끝까지 돌고 마감한다. 미국인들은 18홀 전에라도 어두워지면 경기를 끝내는데 아마도 문화의 차이로 보인다.
지난 2000년 호주에서 라운드 할 때 경기요원이 그린핀 즉 깃대를 다 회수해가는 바람에 목표인 핀이 보이지 않으니 재미가 없어서 그만 둔적이 있다. 운영 면에서는 좋은 아이디어 같다.
팀 간 간격은 서로 양보하고 천천히 플레이 하니까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매출 증대는 골프장운용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일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슬로우플레이나 1인 투볼 플레이는 삼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

평일 그린피, 카트피 포함 1인 약 110달러를 지불했는데 그렇게 유명설계자코스를 캐디없이 셀프라운드를 해도 모두가 즐거운 느낌은 무슨 이유일까. 
점심식사를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어서 인지 저녁은 매운 것이 입에 당긴다고 하는 것을 보면 천상 한국사람들이다. 평택시내 근처 얼큰한 부대찌개집에서 저녁 19홀을 마무리했다.

평택 미군기지 내 골프장 운용과 카트 플레이는 우리 군부대골프장이나 공공기관 골프장은 참고해 볼만하다. 결론은 국내 골프장 역시 셀프플레이에 대해 이제 서서히 생각해볼 때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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