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골퍼는 몰라도 프로 골퍼들은 잘 알고 있는 아마고수가 있다. 암수술 등 대형 수술을 3번 이상 한 81세 노구이지만 지금도 골프고수들에게 두려움의 존재다.

올해로 5회를 맞이하는 호연배 아마추어챔피언십 대회에서 축사를 하는 이준기 회장

프로 골퍼들조차 피하고 싶은 기피 인물일 만큼 그는 골프를 인생의 동반자로 여겨 골프를 사랑하고 룰과 매너를 중시하며 골프 실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아마골프계의 전설로 알려져 있다.

순수 아마추어로서 골프를 사랑하고 후진양성과 건전한 골프문화 창달을 기하고 골프대중화에 진력하는 미드아마추어골프연맹을 창설한 호연(昊淵) 이준기 회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천만이 넘는 아마골퍼들을 위해 골프의 신성한 룰과 매너와 경기규칙을 일깨우기 위해 미드아마골프연맹을 만들어 1년 내내 대회를 열고 본인의 호를 딴 호연배 아마추어 챔피언십 대회도 만들어 골프대중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일갈하는 이준기 회장

그는 한국미드아마추어골프연맹을 만들어 규칙을 제정하고 아마추어 골프의 제도적인 기초를 다지면서 국내에 선수 이외의 학생들부터 모든 골퍼들에게 골프에 대한 이해와 경외감을 심어주고 싶었다.

그는 일찍이 대한골프협회에 프로선수 뿐만 아니라 아마추어를 위한 제도와 규칙을 통해 기강이 필요함을 여러차례 건의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 아마추어골프는 일정한 조직도 없고 중구난방의 내기 골프만이 성행하면서 룰과 규칙이 혼탁한 사행성 내기게임에 탐닉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져가고 있었다.

▲ 정상명 전 검찰총장(맨 좌측)이 호연배 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축사 후 김선길(Nisihara)전 재일한인체육회장(맨 우측)과 악수하고 있다. 정상명 그도 이준기 고수(가운데)로부터 골프룰을 학습한 김천지청장 출신이다.

게다가 KGA(대한골프협회)마져도 제도적인 정비를 해야한다는 필요성은 있었지만 20년이 넘도록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라고 손을 놓고 있던 터였다.

그러나 호연(昊淵) 이준기는 일생일대의 혼을 걸고 한국미드아추어연맹을 설립하게 된다. 바로 건전한 골프문화 정립을 위해 엄격하게 룰적용하고 2년을 지나니 한국미드아마연맹을 중심으로 한 아마추어 골프계가 질서가 정연해져가고 있었다. KGA는 오랫동안 잡지 못한 아마골프계의 기강을 미드아마연맹이 20년 숙원을 해결했다며 창립자인 이준기 회장에게 감사패를 수여하기도 했다.

좌로부터 이준기 회장, 김춘섭 김천시장, 이명기 김천시의회 의장

지난 2018년에는 그동안 준비해왔던 호연배 아마추어 골프최강전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그것도 고향 김천에 있는 유일한 골프장 포도CC에서 매년 이맘때면 전국에서 아마골퍼들이 몰려와 판을 벌린다.

수많은 명승부와 이야기꺼리를 만든 호연배 아마골프 최강전은 모든 아마추어 골퍼들이 선망하는 대회다

1942년생이니 만으로 여든살이 넘었다. 김천에서 나고 자라 고향에서 조림사업을 하시던 선친의 뜻에 따라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내려와 구미수출산업공단에 취직했다. 직장생활 중에 우연찮게 골프에 입문했다. 물론 그는 출중한 골격에 타고난 운동재능이 있어 골프에 입문하기 전에 이미 테니스, 축구, 당구 등은 학교나 친구들 사이에서 선수로 불려 다닐 정도였다.

매년 여름 이맘때가 되면 호연배 아마추어골프 최강전 현수막이 골프장은 물론이고 김천시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1972년부터 골프에 미치게 된 그는 30대 초반에 입문하자마자 고향 낙동강 백사장에서 스윙연습과 거리연습을 고되게 하며 골프를 익혔다. 입문 4년 만에 싱글 골퍼가 됐다.

1981년부터는 다니던 직장을 접고 개인 사업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골프 훈련에 매달렸다. 1985년 경주 신라CC 챔피언, 1990년대 5년 동안 대구CC 4차례 클럽챔피언이 되었다. 그리고 전국 클럽챔피언 시리즈에서 여러 차례 우승하면서 아마추어 골프의 전설이 되기 시작한다.

호연배대회에는 연예인과 후원업체에서도 참석한다

그는 50년간 1만 번이 넘는 라운드를 했으며 61타의 최저타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남들은 평생 한 번도어렵고 죽을 때도 못하는 에이지 슛(Age Shot: 본인의 나이보다 적은 스코어 기록)을 수백 번이 넘도록 하고 했으며 요즘도 라운드마다 에이지 슛을 기록하고 있다. 프로선수가 아니다.

호연 이준기회장(좌), 김양권 미드아마연맹 회장(우측에서2번째)이 호연배 우승자 시상 후

실제로 나이가 들어서는 프로를 포함하는 챔피언십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적이 있고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시니어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한 막강한 실력자로 군림하는 아마추어 원로가 돼 있다

이준기 회장이 김천에 거주하면서 새로 부임하는 김천 지청장들은 모두 그에게 골프 룰에 대한 교육을 받게 된다. 그 인연은 권순욱 지청장이 부임하면서 시작되었다.

새로 온 지청장은 골프 룰을 잘 모르고 있었다. 이준기 회장은 ‘법을 지켜야 하는 양반들이 골프 룰조차 안 지키면 법관 자격이 없다’며 친절하게 룰 교육을 시켜 주었다. 권순욱 지청장은 김천을 떠나면서 후배 지청장에게 부임하게 되면 필수적으로 이준기 회장에게 골프 룰 교육을 받도록 당부하였고 지금도 그 전통은 이어지고 있다.

호연배 아마골프최강전을 주관한 김양권 미드아마추어 연맹 회장

김계환 기자  khkim697@hanmail.net

<저작권자 © 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