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문화 허브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문화 허브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아시아와 문화를 주제로 1년 내내 다양한 문화 공연 펼쳐져

레저신문
승인 2022.03.2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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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신문=정찬필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Asia Culture Center)은 옛 전남도청 일대에 2015년 개관한 국제 문화 교류 기관이다.

▲ 공간 자체가 아름답고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 방대

‘아시아’와 ‘문화’를 주제로 연극, 무용, 음악회 등 다양한 공연과 전시, 교육과 연구가 이루어진다. 공간 자체가 아름답고 각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가 방대하므로 시간을 넉넉히 잡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전문 해설사와 함께하는 투어도 있으니 구석구석 알차게 관람하고 싶다면 미리 예약한다. 투어는 하루 4회, 회당 50여 분에 걸쳐 진행된다.

ACC는 민주평화교류원, 어린이문화원,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등 5개의 원으로 이루어졌다. 연면적은 16만 1,237㎡로 국내 문화 공간 중 가장 넓다. 규모도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건물 구조와 배치가 독특하다. 5·18민주화운동 관련 역사적 건물이 모여 있는 민주평화교류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신축 건물을 모두 지하에 건립한 것.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이 깃든 장소를 ACC의 상징적 중심으로 부각시키고 역사적으로 기념비화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신축 건물의 옥상은 도심 속 공원 역할을 한다. 그런데 신축 건물로 이루어진 4개의 원이 지하에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할 수 없을 큼 밝고 환하다. ‘빛의 숲’이라는 건축 콘셉트 덕분이다.

▲ 모든 건물 아시아문화광장을 중심으로 포진

ACC 내 모든 건물은 아시아문화광장을 중심으로 빙 둘러싸듯 포진했다. 서구의 광장과 아시아의 마당 개념을 재해석한 아시아문화광장은 뮤직페스티벌 등 대규모 행사의 무대로도 활용된다. 먼저 둘러볼 곳은 5·18민주화운동의 기억을 간직한 민주평화교류원이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본부로 쓰였던 옛 전남도청 본관을 비롯해 회의실, 별관, 옛 전남지방경찰청, 민원실, 상무관 등 6개 보존 건물로 이루어졌다. 건물의 역사성에 걸맞게 5·18민주평화기념관과 문화교류지협력센터로 사용 중이다.

어린이문화원은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어린이도서관에 국내외 어린이 도서 19,000여 권을 비치해 자유롭게 열람하도록 했고, 워크숍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적인 활동을 지원하는 어린이체험관도 있다. 어린이극장에서는 예술적 감성과 꿈을 키워주는 쉽고 재미있는 공연이 열린다. 12월에는 메타버스 체험 공연 ‘비비런’, 인도 민담을 바탕으로 재창작한 ‘라몰의 땅’, 말레이시아 그림동화 <코끼리 동산>을 모티브로 한 ‘어디로 가야하지?’ 등이 무대에 오른다. 옥상엔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터와 공원을 조성했다.

문화정보원은 아시아 각국의 문화 예술 자원 중 아시아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시각 콘텐츠를 선별 수집해 연구하고 전시하는 공간이다. 관람객은 주로 3층 라이브러리 파크와 특별 기념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 아카이브를 둘러보게 된다. 라이브러리 파크는 도서관, 박물관, 갤러리, 극장 역할을 모두 갖춘 문화 공간이다. 비디오 아트, 사진, 실험영화, 공연예술, 디자인, 근현대 건축 등 13개 주제 전문관을 운영한다. ACC 건축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카이브도 꼭 관람하자.

▲ 문화창조원과 예술극장에서 여러 공연 볼 수 있어

6개 복합관으로 구성된 문화창조원에서는 영상, 퍼포먼스, 세미나, 강연 등이 열리고, 2개 극장과 야외무대를 갖춘 예술극장에서는 연극, 무용, 콘서트, 음악회 등 여러 장르의 공연을 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광주시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과 광주시립오페라단 정기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ACC 대표 시리즈 공연인 ‘브런치 콘서트’도 열린다.

마지막 관람 코스는 옥상 산책로다. 문화창조원, 문화정보원, 어린이문화원의 옥상을 연결해 만든 산책로를 걸으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 산책로에는 수십 개의 큐브가 설치돼 있다. 낮에는 옥상 정원의 자연광을 지하 건물로 내려 보내고 밤에는 반대로 건물 안 불빛을 옥상 정원으로 올려 보내는 빛의 통로 ‘채광정’이다. ACC를 설계한 우규승 건축가의 건축 주제인 ‘빛의 숲’을 구현해주는 이 장치는 ACC 내에 70여 개가 설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