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데스크칼럼
골프장 호황일 때 왜 위기를 생각하지 않는가
이종현 편집국장

골프장 호황일 때 왜 위기를 생각하지 않는가.
얼마 전 A 대중골프장 오너께서 전화를 했다. “이 국장 그렇게 안 봤는데 왜 자꾸 그린피 인상을 가지고 논란을 만드느냐”며 자제하라는 내용이었다. 또 대중 B골프장 CEO를 만났는데 자꾸 곤란한 내용의 기사를 쓰지 말라는 당부를 했다. 덧붙여 “이 국장은 주로 골프장 옹호하는 기사를 쓸 때가 좋았다”며 덕담까지 했다.
사실 그랬다.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골프장 그린피 올리는 것에 대해 정부와 소비자들의 항의가 있을 때 마다 자본주의 시장 원리를 앞세워 방어적 기사를 쓴 것도 사실이다. 소비자가 생각해서 비싸면, 안가면 되고 그렇게 되면 가격은 내리는 것이라는 일관된 기사를 써왔다.
그러나 지금은 논조가 바뀌었다. 문재인 정부에 거는 기대가 컸던 사람들이 대부분 돌아서게 된 결정적 계기는 조국 사태이었다. ‘내로남불’이라는 말도 이때 나왔고 기본적인 도덕과 정의를 무너트린 것도 바로 이때이다. 골프장도 마찬가지다. 특히 대중 골프장들은 정부로부터 개별소비세 면제를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덕적 정의의 선을 넘어 선 것이다. 많은 골퍼들은 분노하고 있고 코로나19 시대에 선택의 여지가 없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골프장을 가고 있다. 이 아킬레스건을 잘 아는 골프장들은 일제히 그린피를 올리고 있다. 특히 대중골프장들은 세금혜택을 받으면서도 회원제 골프장과의 그린피 차이가 별반 나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농단(壟斷)을 부리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나마 회원제 골프장들은 회원들의 반발이 있어 그린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국내 대중 골프장 평일 그린피는 10만원에서 15만원 사이였다. 최근엔 15만원은 보기 힘들고 20만원 정도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주말에는 30만원까지 하는 대중골프장들도 나타나고 있어 정말 염치가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불과 2년 전 만해도 전국 골프장들은 정부 세금 정책으로 인해 아사 직전이라고 항변했다. 개소세는 물론 직.간접세 인하를 외쳐왔다. 실제로 골프장에서 연습장을 비롯해 동호인 모임에 영업을 다녀야 할 만큼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단체팀은 인당 의무적 매출을 올려줘야 할 만큼 다시 전세가 역전됐다. 주말과 주중 부킹을 돈을 주고 파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과연 이 비정상적인 골프장 행태를 모른척하고 있어야 할까. 적어도 기자라면 잘못되고 있는 부분을 지적하고 올바르게 고쳐 줘야할 책무가 있다. 세계 최초의 이태리 출신의 여성 종군기자 오리아나 팔라치는 헨리 키신저, 무아마르 알 카다피, 야세르 아라파트, 인디라 간디, 구엔 반 티우, 골다 메이어, 덩샤오핑, 이란의 팔레비 국왕, 아야톨라 호메이니 등 수많은 권력 통치자의 잘못을 직설적으로 파헤쳤고 꾸짖었다. 오리아나 팔라치가 상대했던 이들은 세계 최강의 권력을 가진 강자들이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기자 정신으로 질문했기에 역사를 바꿔 놓을 수 있었다. 도덕적 해이와 정의가 무너져 있는 상황에서 침묵하는 것은 직무유기이다.
게리하멜은 “미래는 주류가 아닌 비주류를 통해 시작됐다. 전례 없는 변화가 끝없이 일어나야 하며 제일 먼저 통념을 뒤집어야 한다”고 했다. 지금 아주 잠깐의 골프장 주체가 힘을 얻었을지 몰라도 분명 침묵하고 있는 골퍼 즉 비주류들에 의해 미래가 재단 될 것이다.
음지전양지변(陰地轉陽地變)처럼 음지가 양지가 되는 날엔 또 골프장들의 호황은 잠시고 근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때가서 돌아서버린 골심을 되돌린다는 것은 정말 우매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라 생각한다. 이제 세상은 바뀌어 소비자가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 아직도 골프장이 결정하는 시대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SNS를 통해 많은 골퍼들은 골프장을 평가하고 또 정보를 교환한다. 아직까지 우편을 통해 주고 받던 정보시대로 착각한다면 골프장의 미래는 없다.
거안사위(居安思危)이다.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해야 한다. 골프장의 호황은 절대 영원하지 않다. 그 때를 생각한 도덕적 양심과 절대적 정의가 요구됨을 찬찬히 되돌아 볼 일이다.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저작권자 © 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종현 국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