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1400호 특집으로 독자와 함께 국내 골프장 10곳을 대상으로 친환경 골프장 조성을 위한 버려진 담배꽁초와 부러진 골프 티를 수거해봤다. 18홀을 걸으면서 수거해 본 표본조사 결과 생각보다는 많지는 않았지만, 골프장이 청정 지역이라고 생각 할 때 결코 적지 않았다는 결론이었다.
특히 골프장 코스는 1년에 15억 원 씩을 들여가며 최상의 청정지역으로 관리하는 곳이어서 그 심각성이 더하다. 누구나 깨끗한 환경을 공유할 권리가 있으며 싱그러운 자연에서 라운드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어쩌면 골퍼들이 골프장을 찾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청정지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또 줍는 사람 따로 있다면 불공평하다. 코스 내에서 담배를 피웠다면 카트 내 준비된 휴지통에 버리면 된다. 부러진 골프 티 역시 주워서 버리면 된다. 습관이다. 버리는 것에 대한 골퍼의 양심을 체크해 봤다. 골프장에서의 골퍼들의 3대 골칫거리가 ‘바로 담배꽁초’, ‘부러진 티 미 수거’, ‘벙커 미 정리’ 라고 한다.
이번 본지의 국내 골프장 10 곳 표본 조사를 통해 골퍼들의 쓰레기 투척 습관이 개선되기를 바라면서 특집 기획으로 꾸며본다.    

▲골프 티, 부러진 골프 티 습관적으로 버린다.
이번 실험대 조사 결과 함께 참석했던 실험 맨 들의 공통된 의견은 “거리낌 없이 골프장 코스에다 그냥 버리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따라서 전국 골프장별로 내장하는 골퍼를 대상으로 라운드 전에 사전 안내를 통해 협조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버려진 담배 유형을 보면 피우다 만 담배를 잔디에 올려놓고 그냥 가는 ’깜박형‘부터, 담배를 다 피운 후 꽁초를 아무데나 던져 버리는 ’투척형‘, 담배 가루까지 다 빼 내고는 틈 사이에 끼워 숨기는 ’은닉형‘ 등 다양했다. 이와함께 가장 많이 버려지는 장소로는 티샷을 하는 티잉그라운드 주변과 벙커 주변, 카트로 주변에서 많이 발견됐다.
샤인데일 골프장 정필용 대표는 “골퍼들이 버리는 담배꽁초와 골프 티의 경각심을 위해 매일 코스를 돌면서 수거하고 있다”면서 “그나마 대표이사가 줍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버리는 일이 줄었다”고 했다.

▲버려진 담배꽁초 완전 분해되는데 10년 걸린다.
한 연구소는 “담배꽁초를 버리면 생기는 일”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내용이 있다. 담배꽁초를 하수구나 땅에 버리게 되면 결국 자신의 입으로 담배의 유해성분을 먹게 된다는 경고였다. 담배필터의 성분은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유해성분을 품은 필터의 플라스틱이 잘게 쪼개져 바다로 가고 그로 인해 오염된 담수·바다 생물은 우리 입으로 다시 들어오게 된다. 담배꽁초가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울환경연합에 따르면 흡연자의 77.2%가 담배꽁초를 버려본 경험이 있다고 했다. 더군다나 골프장 코스에 버려진 담배꽁초는 분해에 10년 이상 걸린다. 골퍼가 한 번 버린 담배꽁초가 분해되는데 10년이 걸린다는 방증인 셈이다.
실제로 국내 한국해양구조단이 전국의 해양 쓰레기를 수거한 결과 담배꽁초가 전체의 21%로 가장 많았다. 국내 골프장 코스에서의 수거 결과 쓰레기의 90% 이상이 담배꽁초와 골프 티인 것을 보면 사실상 해양보다 골프장이 더 심각하다.
한편 골프장 역시 골프장 미관을 위해 담배꽁초 수거함을 많이 없애고 있지만 코스에 버려지는 것을 예방하려면 담배꽁초 수거함 설치나 휴대용 수거함을 제공해야 한다. 놀라운 사실은 담배꽁초는 건축자재나 퇴비로도 재활용된다고 한다. 따라서 버리지 말고 모아 두었다가 재활용 자재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듯하다.

▲담배꽁초보다 더 심각하게 버려지는 부러진 골프 티(tee)
이번 실험대 조사 결과 담배꽁초보다 더 심각한 것은 골프 티(tee)이었다. 그나마 담배꽁초는 쓰레기라는 인식이 있는데 골프티는 사용후 부러지면 잔디에 버려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조사결과 골퍼 중에 버려도 된다는 응답이 50%를 상회했다. 하지만 코스관리부에서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 바로 골프티라고 말한다. 부러진 골프 티부터 멀쩡한 골프 티까지 코스 곳곳에 버려져 있어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파3용 쇼트 티가 카트로에 버려질 경우 카트 바퀴에 꽂혀 펑크(puncture)의 원인이 된다. 자칫 내리막길에서 펑크가 난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한 페어웨이에 버려졌을 경우 간혹 칼날을 건드려 날아가 골퍼에게 흉기로 변할 수도 있다. 뿐만아니라 칼날을 망가트리는 원인이 되며 기계 부속 사이에 들어가면 고장의 원인이 된다.
코스관리부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코스 내 버려진 플라스틱 골프 티와 철로 된 골프 티이다. 그나마 나무로 된 골프 티는 경도가 약해 위험이 덜한데 플라스티과 철은 2차, 3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 코스 작업을 할 때 가장 조심하는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서는 10년 전 플라스틱 골프 티와 철로 된 골프 티 사용 자제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다. 하지만 요즘은 골퍼들의 경계심이 풀려 부러진 티부터 멀쩡한 골프티까지 쓰레기통에 넣지 않고 코스에 버리고 있다.
골프 티가 코스에 많이 버려지는 이유 중의 하나가 골프장에서 무제한으로 골프 티를 제공해서이다. 재 사용률을 떨어뜨리고 다음 홀에 가면 또 새로운 골프티를 주다보니 더 많은 골프티가 버려지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라는 점이다.

▲골프장 코스 내 ‘담배꽁초’, ‘골프 티’만 수거해도 친환경은 배가된다.
이번 1400호 기념 ‘실험대’를 통해서 함께 참여한 실험 맨 들은 “너무도 쉽게 버리는 무의식이 가장 안타까웠다”고 말한다. 죄책감없이 버려지는 양심들을 보면서 1타를 줄이는 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좋은 환경을 함께 공유하는 것부터 알려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나마 회원제 골프장은 회원들의 소속감으로 인해 버려지는 쓰레기다 덜했고 대중골프장으로 갈수록 좀 더 심했다는 것 역시 실험 맨들의 이야기 이다. 한 번 버려지면 10년간 썩지 않는 쓰레기를 과연 청정한 잔디밭에 버리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생각해 볼일이다.
향후 국내 골프장이 더 청정해지기 위해서는 전국 골프장이 동시에 ‘담배꽁초’와 ‘골프 티’ 안버리기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 또한 그 버려진 것이 부메랑처럼 우리 입으로 들어오고 사고를 유발시킨다는 것을 알리고자 이번 실험 결과를 특집으로 꾸며봤다.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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