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신문=정찬필기자]

싱그러운 봄 햇살 아래 초록이 무성한 대나무 숲을 산책하노라면 몸도 마음도 날아갈 듯 가벼워진다. 4월 추천 두 번째 여행지는 대나무의 고장 담양을 대표하는 죽녹원이다.

죽녹원은 담양군이 성인산 일대에 조성해 2003년 5월 개장한 대나무정원이다. 31만㎡의 울창한 대숲에 2.4km의 산책로, 시가문화촌, 이이남 아트센터, 한옥 카페 등을 갖췄다. 고즈넉한 한옥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어 1박2일 힐링 여행지로도 안성맞춤이다.

▲ 약 2km에 걸쳐 조성된 관방천 산책로

정문 매표소를 지나 야트막한 오르막을 지나면 대나무에 둘러싸인 광장이 펼쳐지고 봉황루 전망대가 나타난다. 전망대에 오르면 담양읍을 가로질러 흐르는 관방천과 제방을 따라 빼곡하게 늘어선 커다란 나무들이 눈에 들어온다. 관방천에 있는 제방, 즉 관방제를 따라 2km에 걸쳐 이어지는 관방제림(천연기념물 366호)이다. 푸조나무, 팽나무, 벚나무, 음나무, 감찰나무 등 수종이 다양하고 수령은 300~400년으로 추정한다. 2004년 ‘제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죽녹원 관람 전후에 관방제림 산책로도 꼭 한번 걸어볼 것을 권한다.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2.4km의 산책로는 8가지 주제로 나뉜다. 운수대통에 동전이 들어가면 운수가 대통한다는 ‘운수대통길’, 친구와 소중한 우정을 되새겨볼 수 있다는 ‘죽마고우길’,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걸으면 그 사랑이 영원히 이어진다는 ‘사랑이 변치 않는 길’ 등이다. 가장 짧은 ‘사색의 길’이 80m로 2~3분, 가장 긴 ‘사랑이 변치 않는 길’은 570m로 20여 분이 소요된다. 중간 중간 놓인 대나무 의자와 해먹에 누워 느긋하게 쉬어가도 좋다. 가만히 눈을 감고 바람 소리, 댓잎 서걱거리는 소리를 듣노라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숲속 온도는 바깥보다 4~7도가량 낮다. 한여름에도 대숲에 들어가면 서늘하게 느껴지는 것은 산소 발생량이 많기 때문. 특히 대숲에서 발생하는 풍부한 음이온은 혈액을 맑게 하고 면역력을 향상시킨다고 알려졌다.

▲ 담양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시가문화촌

후문 쪽에는 담양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시가문화촌을 조성했다. 가사문학의 산실인 담양은 송강 정철, 석천 임억령 등 수많은 문인이 터를 잡고 주옥같은 작품을 남긴 고장. 한국 전통 정원인 소쇄원을 비롯해 담양 누정 문화를 대표하는 면앙정, 송강정, 식영정, 명옥헌, 환벽당 등을 한곳에 재현했다. 우송당에서는 판소리 체험을, 죽로차 제다실에서는 대나무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머금고 자란 죽로차를 시음할 수 있다. 또 한옥 체험장에서 연중 민박이 가능하다.

‘죽녹원 속 미술관, 미술관 속 죽녹원’을 주제로 한 디지털 영상 미술관 ‘이이남 아트센터’도 들어서 있다. 담양 출신인 이이남 작가는 옛 명화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해 디지털화하는 미디어아티스트다. 담양의 대나무를 영상으로 표현한 작품을 비롯해 김홍도의 <묵죽도>, 조익의 <청죽도>,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우는 여인>, 앤디워홀의 <마릴린먼로> 등 동·서양 거장들의 작품을 재해석한 미디어아트를 만나볼 수 있다. 지하에는 카페와 휴식공간도 마련해두었다.

싱그러운 봄 햇살 아래 초록이 무성한 대나무 숲을 산책하노라면 몸도 마음도 날아갈 듯 가벼워진다. 4월 추천 두 번째 여행지는 대나무의 고장 담양을 대표하는 죽녹원이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정찬필 기자  gvd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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