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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누구를 위한 발렛파킹인가?

얼마 전 서울서 20분 거리에 있는 A골프장을 다녀왔다. 거리도 가깝고 오랜만에 가보는 골프장이어서 나름 기대감과 설렘을 동반한 채 클럽하우스에 들어섰다. 그런데 골프백을 내리는 곳에 수많은 승용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가을철이어서인지 골퍼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1, 2분을 기다렸을까 젊은 친구가 갑자기 승용차 문을 열었다. “발렛 하실 거죠?”라는 말에 반사적으로 “아니요. 제가 직접 주차할께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젊은 직원은 “여기 아시죠? 발렛 안하시면 저 뒤 한참 가야 주차 가능 한 거......”라며 매우 사무적인 투로 말했다. 이후 빠르게 손짓을 하면서 차를 빨리 빼라는 손짓을 했다. 클럽하우스를 돌아 나오자 바로 앞에 빈 공간이 있어서 차를 대려고 하자 갑자기 큰소리로 “여기는 발렛구역이라구요. 저 뒤로 가세요. 뒤로....”라는 앙칼진 소리가 들려왔다. 그 직원에게 “도대체 어디로 가라는 거냐”고 하자 “클럽하우스 뒤쪽으로 가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그 직원은 들릴 듯 말 듯 한 혼잣말로 “뭔 고생이야. 발렛하지...”라고 했다. 화가 나서 내려 따지고 싶었지만 티오프 시간이 급해 일반 주차장으로 향했다. 예상대로 일반 주차장은 꽉차있었고 결국 주차 구역이 아닌 빈 공간에 주차를 억지로 했다. 클럽하우스 바로 앞엔 빈 공간이 많이 있었지만 그곳은 오로지 발렛파킹을 위한 지역이라는 직원들의 으름장 섞인 목소리에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발렛파킹(válet pàrking)은 우리말로 대리 주차를 말한다. 호텔·레스토랑, 백화점 등에서 주차 담당원이 손님 차를 주차장에 넣고 내오는 서비스를 말한다. 장소에 따라 무료로 해주기도 하지만 대부분 발렛파킹 비용을 받는다. 일부 백화점은 VIP 고객이 아니더라도 장애인, 임산부 등 몸이 불편한 고객들을 위해 발렛파킹을 해주는 곳도 있다.

이날 동행한 골퍼 모두가 같은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마치 발렛파킹을 하지 않으면 손님 대접을 못 받는 듯 한 느낌. 실제로 발렛파킹을 하지 않으면 차별받고, 소외받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은 반드시 A골프장은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이는 분명 잘못된 골프장 서비스이다. 호텔과 백화점과는 골프장 기능은 좀 다르다. 무엇보다도 골프장은 정해진 티오프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주차기능은 매우 중요하다. 발렛파킹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티오프 시간을 못 맞추고, 심지어는 식사도 할 수 없다면 이는 진정한 서비스가 아니다. 

또 하나 발렛파킹 직원들은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다. 따라서 발렛파킹 지역을 골프장 일반 고객보다 더 먼 곳으로 잡아야 한다. 돈을 내기 때문에 제일 가까운 공간을 발렛파킹 직원이 쓴다는 것은 골프장의 진정한 배려정신이 아니다. 오히려 발렛파킹을 하지 않더라도 티오프가 급한 손님에겐 우선적으로 주차를 해 줄 수도 있어야 한다.

국내 500개 골프장 중에서 약 10% 정도가 발렛파킹을 해주고 있다. 이중 5% 정도만이 돈을 받고 있다. 또 이중에서 7할 이상이 외주 발렛파킹 대행업체가 들어와 서비스 하고 있다. 돈만 벌겠다는 요량이라면 골프장 발렛파킹은 없어져야 한다. 고객을 위한 진정한 서비스와 편안함을 도모하며 고객의 배려가 우선이면서 함께 매출도 이어져야 한다. 

루소는 “욕망은 우리를 자꾸자꾸 끌고 간다. 도달할 수 없는 곳으로 끌고 간다. 우리의 불행은 바로 거기에 있다”고 했다. 대부분 실패하는 사람들을 보면 눈앞의 이익에만 집착한다. 골프장을 찾는 고객의 마음을 읽는 것이 우선이다. 돈만 벌기위한 골프장의 발렛파킹이라면 누가 좋아할까. 과연 누구를 위한 발렛파킹인지 제고해봐야 한다.

붕어빵을 파는 주인은 “붕어빵 3개에 1000원, 1개에 200원”이라고 써 붙였다. 셈법을 잘 아는 대부부의 사람들은 붕어빵 주인을 욕했다. 3개에 600원인데 어떻게 400원씩이나 폭리를 취하느냐고. 하지만 잠시 후 남루한 할머니 한 분이 200원을 내고 붕어빵 한 개를 사갔다. 할머니는 매일 200원에 붕어빵 하나만을 살돈 밖에 없었다. 1개에 200원하는 붕어빵의 셈법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골프장을 찾는 골퍼를 진정 섬기고 배려한다면 발렛파킹 지역을 골프장 주차장에서 제일 먼 곳으로 바꿔야 한다. 골프장도 이제는 1개에 330원하는 붕어빵을 고객을 위해 200원에 내줄 수 있는 진정성이 요구된다.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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