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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진의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 ‘골프장 이야기’] <1>산정호수(山井湖水)와 몽베르 CC

최상진, 그는 70의 나이에 골프장을 소재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이다.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를 어기지 않는 나이라는 뜻이다. 이는 공자가 나이 70에 이르렀다는 경지를 나타낸 뜻으로 70세를 從心(종심)이라고 한다. 칠십에 쓰는 골프장의 글은 어떤 색이고 어떤 맛인지 궁금하다. 2, 3십대 글은 힘은 있으나 감칠맛은 없으며 4, 5십대 글은 세월은 녹아 있으나 자신을 버리지 못한다. 6십대의 글은 이치는 알지만 그 깨달음의 깊이는 부족하다. 그러나 종심(從心)에 이르러서야 하고 싶은 대로 다 하여도 법도를 어기지 않을 만큼 그 혜안이 깊어짐을 볼 수 있다. 양심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며, 욕심이 안정을 찾는 단계이므로 사물을 보는 시각이 남다르다.
최상진 작가는 한국골프 역사의 산증인이며 오랜 세월동안 골프장과 함께 했다.  오랜 노하우와 많은 경험을 일찌감치 쏟아 낼 수 있었으나 공자의 말씀처럼 이치를 깨달을 때까지, 모든 사물을 보는 시각에서 힘이 빠질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았다. 그렇기에 그가 풀어내는 국내 골프장의 이야기는 특별하며 남다르며 색깔이 다를 것이다. 이미 수필가로도 등단한 최상진 작가의 ‘종심소욕불유구 그 골프장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스위스의 알프스 영봉인 융프라우를 유람하자면 자그만하고 아름다운 '인터라켄'이란 마을에서 톱니바퀴가 달린 산악열차를 타야한다. 
조물주가 이 마을을 만들고 감격하여 떨어뜨린 두 방울 눈물이 두개의 호수(브리엔츠 와 툰)가 되었고 마을 이름 또한 호수 사이란 의미의 인터라켄(Inter-laken)이 되었다고 한다. 스토리텔링이 있어서인지 인터라켄은 오랜 시간동안 늘 가슴에서 싱그럽게 기억된다. 

산정호수(山井湖水)는 신의 한 방울 눈물인가. 주변풍광이 설악이 와서 울고 갈 정도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결코 알프스의 인터라켄의 풍경과 스토리텔링에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궁예의 슬픈 전설을 가진 명성산(鳴聲山)이 구름 속에 겹겹이 비치고 암반 속에 뿌리를 내린 키 작은 백년 소나무가 돌담쟁이와 어우러져 모진 풍상의 자태를 감춰준다. 

몽베르 골프장은 2003년 개장한 15년 연륜에도 전혀 절개지가 보이지 않는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억지스런 인적인 조경이 없다. 오랜  비와 바람, 햇빛을 받았을 큰 소나무와 단풍나무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또 울창한 상수리와 잡목들이 가을이면 불을 토해 내듯 만산홍엽 붉은 기운을 연출한다. 
또한 클럽하우스에서 내려다보이는 세 줄기 코스는 대로로 출발해 미로의 숨 막히는 경기를 끝내고 돌아오는 개선장군 같은 환한 얼굴을 맞이하는 앞마당 같다. 홀과 홀 사이가 넓고 홀간 이동 동선은 길지 않다. 오직 보이는 것은 봉(峰)과 맥(脈) 이다.

대한민국에 이런 골프장이 있었나 하고 감탄이 절로 나오는 곳이다. 故임상하 선생이 기본 설계를 하고 당시 오렌지엔지니어링의 권동영 수석 디자이너가 수정 완성했다. 몽베르 골프장은 한국의 산악지형을 잘 아는 신토불이 기술자만이 해낼 수 있는 작품이리는 생각을 해본다.  포천지역은 위도 상으로 개성 아래에 있고 휴전선과 인접해 있어 마음에는 먼 곳이나 서울에서 여주 정도의 거리에 있다. 산정호수에는 김일성 별장이 있었을 만큼 그 아름다운 풍경은 말할 것도 없다.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 받아 일동갈비,포천막거리 등 서민들의 안식처로도 여전히 사랑을 받는 곳이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눈과 마음으로 느끼는 탁 트인 아름다운 코스와는 달리 코스 전반의 얼룩진 이종 잔디, 클럽하우스의 색 바랜 지붕, 붉은 카펫 등 등이 부스럼처럼 눈에 띄어 아쉽다. 그동안 경영의 아픈 흔적이 아직 남아있는 것 같다. 봄이 오면 생살이 돋아나듯 파랗게 일어나는 골프장 잔디처럼 이 또한 조속한 시간 내에 복원되리라 믿는다. 스위스의 영봉 융프라우의 인터라겐보다도 많은 역사와 스토리텔링을 지닌 산정호수 몽베르 골프장은 그래서 더 오래 기억된다.      

최상진 작가 프로필
75년 삼성그룹 입사. 80년대 독일주재 7년, 90년대 동구유럽 시장개발. 삼성 박세리 선수 영입 당시 주무 인사담당 임원. 97년부터 삼성에버랜드 골프장 총괄 골프 문화 사업부장으로 5개 골프장 경영 맡음. 호암선생님의 골프장 유지를 받들어 종심까지 골프 기여하기로 고민. 안양골프장, 파인비치, 파가니카 골프장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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