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총 상금 10억원이 넘는 대회가 9개나 되는데다 매 대회마다 명경기·명승부가 펼쳐지며 골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금융권과 자동차 업계의 관심이 부쩍 커지면서 투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먼저 지난해까지 금융권의 후원으로 개최된 KPGA 대회는 총 3개였다. 시즌 개막전으로 치러지는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신한금융그룹의 후원으로 매년 치루어지는 메이저 대회 신한동해 오픈, 그리고 현대해상이 후원하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을 꼽을 수 있다. 

▲ KB금융, KEB하나은행 후원 2개 대회 신설
올해는 이에 더해 2개 대회가 새롭게 창설됐다. KB금융 리브챔피언십과 제1회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가 그것이다.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3일까지 진행된 KB금융그룹 리브챔피언십은 7억원의 총상금이 걸렸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12월 KPGA 코리안투어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고 2019년까지 향후 2년간 대회 개최를 약속했다. KB금융그룹은 지난 2011년 한국과 일본의 국가대항전인 ‘밀리언야드컵’을 한 차례 후원하며 남자골프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이번 대회는 남자골프 첫 정규 대회인 셈이다. 

지난 6월 17일 막을 내린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은 총상금 10억원이 걸린 매머드급 대회였다. 이 대회는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총 6회(연 2회)에 걸쳐 개최했던, ‘한중투어 KEB외환은행 인비테이셔널’을 계승한 대회다. 기존에 한, 중 양국의 골프 교류를 통해 투어의 발전과 선수들의 실력 향상을 목표로 했다면, 올해 개최된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은 국가 간의 교류를 일본까지 확대해 좀 더 국제적인 면모를 갖추게 됐다.
더욱이 한, 중, 일 3개국 투어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웅을 겨루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동아시아 골프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긍정적인 계기가 됐다. 향후 ‘아시아의 메이저’를 목표로 대회를 키워 나가는 것은 물론 3개국을 돌면서 투어 교류를 통해 대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 비용 대비 홍보 효과 크다
대회 개최뿐 아니라 선수 마케팅에 있어서도 비용대비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이다. 몇 해 전부터 KB스타투어대회를 열어왔던 KB금융그룹은 박인비를 후원 선수로 영입한 이후 선수 마케팅에서 두드러진 효과를 거뒀다. 이밖에도 과거 KDB금융그룹 역시 KDB대우증권클래식 등을 후원하며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이밖에도 한화그룹도 한화생명 중심으로 한화금융클래식 개최와 함께 골프단을 후원하며 큰 홍보효과를 거뒀다는 평이다. 현재 남·녀를 합쳐 제2금융권을 포함하면 약 10여 개 사가 골프마케팅에 참여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한때 골프대회를 주최해오던 대기업이나 골프용품사들을 밀어내고 ‘큰 손’으로 자리매김했다. 
금융권 마케팅 관계자는 “골프라는 스포츠 종목의 특성상 VIP급의 관심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고객 타깃이 확실하기 때문에 금융권의 골프마케팅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VIP 마케팅에 골프가 최고라는 평가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VIP 중에는 골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프로암 대회나 행사등을 통해 스킨십을 공유할 기회를 만들기도 좋다. 
골프단의 운영도 비교적 경제적이다. 따로 팀을 관리하는 스태프가 필요 없기 때문에 타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여기에 고객 관리 및 서비스 차원의 행사를 열어도 팀 스포츠에 비해 일정 조정이 수월한 것도 장점이다. 

▲ 제네시스 챔피언십 구름 관중 불러모아
골프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는 또 다른 업계로는 자동차 업계를 꼽을 수 있다. 최근 럭셔리 자동차 시장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이미지 제고를 노림과 동시에 인지도를 높이는데 골프가 최적이라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앞세워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골프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월 말 개최된 제네시스 오픈의 경우 출범 2년차 대회임에도 나흘간 3만명이 넘는 갤러리를 동원하며 성황을 이뤘다.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개막한 올해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매 라운드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하며 눈길을 끌었다. 남자골프의 대표스타인 최경주와 위창수, 김형성 등 국내에서 자주 볼 수 없는 스타들을 초청해 관심몰이에 성공했다. 여기에 재즈 콘서트와 최경주·위창수 팬 사인회 등 신선한 즐길 거리를 추가해 갤러리들의 호평을 받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일단 1라운드 1520명의 갤러리를 시작으로 2라운드 2312명, 3라운드 6831명의 구름관중을 끌어 모았다. 대미는 최종라운드였다. 이날만 무려 2만명이 넘는 갤러리들이 운집해 대회 총 관객 숫자를 3만878명으로 늘렸다. 이는 2015년 이후 KPGA 코리안 투어 단일대회 최다 갤러리다.
심지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개막 3개월 전부터 코스 세팅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장인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코리아는 애초 토너먼트 코스로 설계돼 크게 손 볼 곳은 없었지만 주최 측인 제니시스와 골프장이 난이도를 PGA투어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서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자동차 업계의 골프 마케팅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각 업체들의 고급화 확대 전략과 관련이 깊다는 지적이다. 

▲ 골프 마케팅, 브랜드 고급화에 큰 효과
골프 마케팅은 브랜드 고급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골프 마케팅이 주로 국내외 고급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을 위한 대회는 실제로 많이 개최되고 있다. 상용차 고객을 대상으로 한 현대자동차의 ‘히어로 인비테이셔널’을 올해 벌써 5회 대회를 마쳤으며 기아차 역시 지난 11일 K9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골프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뤘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 5월 프로골퍼들을 브랜드 앰버서더로 선정했다. 올해는 박인비 선수(30, KB금융그룹), 유소연 선수(28, 메디힐), 백규정 선수(23, SK네트웍스)를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 앰버서더로 위촉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는 체험형 스포츠라서 마케팅으로 활용하기에도 좋다. 관람 위주의 여타 스포츠와는 달리 직접 참여도가 높은 종목이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의 참여를 유도해 만족도를 높일 수 있고 홍보효과도 극대화 할 수 있는 점은 골프만의 강점”이라고 전했다.

정찬필 기자  gvd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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