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기자로 활동한지 어느덧 30년이 넘었다. 강산이 3번 바뀌는 동안 골프계는 엄청난 변화와 스토리들이 생겨났다. 골프의 격동기를 함께 했고 그 많은 스토리텔링이 자연스럽게 쌓여 있어 매주 하나씩 풀어보려 한다. 골프기자 30년간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본다. <편집자 주>

시간이 지나가면 세월이 되고, 또 되돌아보면 세월은 추억이 된다. 또 추억에 조금만 눈길을 주면 특별한 세월이고 아름다운 기억이다.
올해로 한국산업양행이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강산이 3번 바뀌는 셈이다. 강산이 3번 바뀌는 기간 동안 한국산업양행은 놀라운 상전벽해를 일궈냈다. 대한민국 골프산업 관련 영향력 NO1, 골프계 기여도 NO1, 골프산업 마켓 쉐어 NO1 등등의 수식어가 붙을 만큼 이젠 한국골프를 대표하는 기업이 됐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88년 한국산업양행은 법인 설립을 하고 출발했다. 양행(洋行)이라는 회사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로 외국과의 무역 거래를 전문으로 했다. 그 당시 작은 규모로 강남 논현동에서 출발했다. 일본 골프관련 주요 장비를 수입 국내 골프장에 공급하는 업무가 주였다. 1990년에 일본공영사 바로네스와 대리점 계약을 하고 잔디관리 장비를 공급하면서 본격적으로 골프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이때 유신일 회장과 첫 인연을 맺게 됐다. 이듬해인 1991년에는 국내 골프업계 종사자 10여명과 함께 일본 나고야 바로네스 공장을 견학했다. 사실 그때 골프장비를 만드는 회사를 처음 방문했고 보너스로 바로네스 제품을 쓰는 골프장에도 가보면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그 때만해도 골프기자 6, 7년 차로 궁금한 것도 많고, 알고 싶은 것도 많았던 열정적인 시간을 보낼 때 이었다. 그 당시 한 곳을 더 갔는데 일본 시즈오카 현 하마마쯔에 위치한 야마하 본사였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한국산업양행은 야마하골프카트와 정식 계약은 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 야마하 본사로 이동하는 버스에서 유신일 회장과 동석을 하게 되었다. 유 회장과 대화를 나누면서 딱 부러지는 말씨와 빈틈이 없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산업양행을 시작하기 전 그는 일본 동경에서 현대 그룹 상사 직원으로 근무했다. 그 때 배운 골프가 지금의 골프계를 대표하는 기업의 모토가 된 것이다. 
“일본 골프는 이제 사양 산업이지만 한국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골프카 쪽에 관심이 많다. 한국골프 산업에 기여하고 싶다. 옆에서 많은 코치 좀 부탁한다”라며 진정성 있게 이야기 했던 유 회장의 그 목소리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특히 그 당시 함께 갔던 직원들은 활기찼고 국내 기업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특유의 열정과 섬세한 서비스가 엿보였고 모든 직원이 한 번 해보겠다는 의지가 보였는데 이 역시 일본에서 근무했던 정서가 직원들에게도 잘 녹아든 것 같았다. 
유신일 회장은 야마하 본사를 방문 한 후 “우리도 10년 후 야마하 같은 비전과 자긍심이 생기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하마마쯔는 일본에서도 GNP가 가장 높아 일본에서 살고 싶은 도시 1위이다. 야마하 직원만 20만 명이 살고 있으니 야마하 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출장을 다녀와 필자는 본지 이동준 회장실로 한 걸음에 달려가 일본의 골프장과 산업에 대해 말씀드렸다. 이동준 회장 역시 많은 관심을 피력했다. 이후 한국산업양행을 자주 놀러갔고 갈 때마다 유 회장께서는 양말을 비롯해 다양한 생활용품을 싸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유 회장께서는 일본 야마하 본사 측과 계약 관계로 만나는데 함께 동석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과정 이야기를 듣고 참석은 물론 좀 더 아먀하 측에 신뢰가 갈 수 있는 내용을 제안했다. 외국에서는 언론에 대한 신뢰가 높으니 한국산업양행에 대한 기사를 써서 그들에게 보여주자고 했다. 하지만 그 글로 인해 필자는 홍역을 치렀다. 야마하 골프는 그동안 금호그룹이 한국대리점 계약을 하고 있었다. 한국산업양행에 우호적인 기사를 쓰는 바람에 회사를 찾아와 행패를 부리고 거칠게 항의를 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야마하 담당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왜 한국산업양행인지에 대해 설명했다. 지금은 오래되어 기억이 잘 않나지만 일본 본사 직원은 “우린 기자의 말을 신뢰한다. 한국산업양행과 유신일 사장의 비전과 미래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이후 이동준 회장의 지시로 일본 야마하 공장과 바로네스 공장 그리고 실제 사용하고 있는 골프장을 다녀와 보고문을 올렸다. 유신일 회장은 그 당시 제주도 H중공업이 운영하는 골프장에 첫 도입을 시켰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수월하게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골드. 코리아골프장에서의 실적이 필요했다. 이후 이동준 회장과 유신일 회장의 자리를 주선했고 승용식 1캐디 4백 야마하 터프메이트가 도입되기에 이르렀다. 이후 매 달 야마하배 골프대회를 골프장 대표와 오너를 중심으로 전국을 순회하면서 열었다. 본지도 후원사로 참여해 매달 경기결과를 취재해 신문에 실었다. 이후 송추, 레이크힐스 등 전국 골프장들이 야마하 골프카를 도입했다. 하지만 4백 1캐디 터프메이트는 가솔린이다 보니 2가지 단점이 있었다. 캐디가 승용하고 다니다 보니 허리에 적잖은 영향을 줬고, 가솔린이 연소되는 과정에서 휘발류 냄새가 많이 났다. 바로 그 때 등장한 것이 5인승 골프카이다. 전국 골프장은 5인승카트로 다시 갈아타기 시작했다. 카트 가격도 2.5배 더 비쌌지만 골퍼들도 함께 타고 다닐 수 있어 반응은 놀라웠다. 한국산업양행의 놀라운 질주가 시작된 것이다.

이후 한국산업양행은 야마하를 비롯해 바로네스, Hatsuta 골프장비로 넓혀갔고 골프채 카무이와 골프장갑 HJ 사업부문까지 확장해 나갔다. 이후 미국과 일본으로 사업장을 넓혀갔고 일본에 8개 골프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2003년 역삼동 사옥을 준공하고 5년 뒤엔 신사동으로 사옥을 이전 했다.
유신일 회장의 미래를 내다보는 사업 수완은 이미 업계서 자자하다. 또한 한국 골프문화 전반에 걸쳐 다양한 영향을 미쳤다. 아동복지협회에 2억 원을 후원하는 가하면 한국채화 박물관에도 기부금을 전달하는 등 골프계 전반에 걸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지방세 우수납세 표창까지 받으면서 모범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골프계를 위한 다양한 기여를 기대해본다. 유신일 회장과 만나 차 한 잔 해본지도 오래됐다. 30주년을 맞아 케이크 하나 사들고 가서 유 회장님과 함께 점철된 지나온 이야기를 진하게 나눠야 겠다.

이종현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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