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끝내고 남·녀 프로골프의 하반기가 시작됐다.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한 프로골프 투어는 그 어느해보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하반기를 시작한 KPGA는 지난해보다 대회수가 크게 늘었다. 현재까지 정확히 11개 대회가 치러졌다. 비록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대회 수는 적지만 상금 규모로 따지면 큰 차이가 없다. 올해 국내 남자골프 총 상금액은 역대 최고인 144억5000만원에 달한다. 
KPGA 투어는 절대 강자가 없는 춘추전국 시대의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대회 우승자 얼굴이 전부 달랐다. 자연스럽게 시즌 첫 다승자가 누가 될지와 상금왕의 주인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PGA 상금왕 경쟁 치열, 장이근 필두로 최진호, 이정환도 도전장
올해는 아직까지 4억원을 넘긴 선수는 없지만 상금 3억원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4명이나 된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고 장이근(3억6599만원), 최진호(3억5743만원), 김승혁(3억1918만원), 이형준(3억936만원)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하반기에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끝까지 우승 레이스를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상금순위 1위와 신인왕 포인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장이근은 유력한 후보다. 무명이던 장이근은 지난 6월 코오롱 제60회 한국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일약 KPGA 투어를 이끌어 갈 새 별로 떠올랐다. 훤칠한 키와 수려한 외모에 기량까지 갖춘 그는 앞으로 KPGA 투어를 이끌어갈 기대주로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하반기 활약 여부에 따라 충분히 상금왕을 노려볼만한 저력을 갖췄다. 

이밖에도 지난해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을 동시에 거머쥔 최진호 역시 유력한 후보다. 그는 2년 연속 최고 명예를 누리겠다는 각오다. 현재 제네시스 포인트 선두인 이정환과 2위 이형준도 도전장을 내볼만 하다. 이정환은 상반기 9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과 준우승을 한 번씩 차지했고, 3위에도 한번 오르는 등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형준 역시 2014년부터 올해까지 해마다 1승씩 거두는 꾸준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형준은 매년 하반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상승세를 탈 수 있다면 상금왕과 함께 제네시스 포인트까지 두 마리 토끼를 노려볼만하다. 

▶21개월만에 복귀하는 배상문 활약 여부에 관심
한편 군복무를 마친 배상문도 KPGA 투어에 출전한다. 현재 훈련에 여념이 없는 그는 군생활로 다져진 단단해진 멘탈을 팬들에게 보여줄 전망이다. 
배상문은 지난 2015년 11월 17일 102보충대로 입소해 원주에 있는 36사단 108연대 3대대서 소총수로 21개월 동안 복무했다. 프로 통산 14승(KPGA 코리안투어 9승, JGTO 일본투어 3승, 미국 PGA투어 2승)에 빛나는 배상문의 복귀는 팬들에게 선사하는 깜짝 선물이자 투어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복귀 무대는 9월 14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에서 개최되는 제33회 신한동해오픈이다. 2013~2014년 2연패를 달성했던 기분 좋은 무대다. 2014년에는 우승상금 전액(2억 원)을 유소년 골프환경 개선과 소외계층을 위해 기부하는 등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배상문은 “앞으로 신한동해오픈을 위해 집중적으로 훈련할 예정이다. 다른 것에 한눈 팔 겨를이 없다. 눈코 뜰 새 없이 훈련하겠다”고 전했다. 

▶메이저급 대회 즐비한 KLPGA, 다양한 관전포인트 가득
KLPGA 하반기 일정은 지난 8월 11일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를 시작으로 오는 11월 ADT캡스 챔피언십까지 진행된다.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까지 마무리 되면서 약 10개 대회가 남은 셈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4개의 메이저 대회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 대회에 걸린 총 상금 규모는 92억원, 대회당 평균 7억6660만원이다. 상반기 시즌 18개 대회에 걸린 113억원, 대회당 평균6억 2770만원과 비교하면 대회당 평균 1억4000만원 더 많은 액수다. 때문에 하반기에는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은, 김지현, 김해림 트로이카들의 활약 계속되나 
2017년 KLPGA 투어는 이정은, 김지현, 김해림의 트로이카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이미 상반기 다승자로 이름을 올리며 한껏 기대를 높였다. 
트로이카 중 선두주자는 지난해 신인왕 출신인 이정은이다. 그는 올 시즌 한층 발전된 모습으로 KLPGA 투어 점령에 나섰다. 지난 4월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서 생애 첫 승을 신고한 뒤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서 2승째를 거뒀다. 여기에 미LPGA 투어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서 공동 5위에 오르며 하반기를 기대케 했다. 

결국 지난 8월 27일 강원도 정선에서 개최된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 3승 고지를 밟는 데 성공했다. 이 대회 우승으로 이정은 대상포인트 60점을 추가해 422점으로 늘리며 2위 김해림(306점)과 격차를 벌렸다. 또 시즌 누적 상금도 7억6905만5035원을 만들며 김지현(26·한화)을 밀어내고 1위 자리에 이름을 새겼다. 
김지현 역시 상반기 대세 중 한명이다. 지난 4월에 치러진 '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2009년 데뷔 후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제11회 S-OIL 챔피언십'과 '기아자동차 제31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까지 우승 트로피를 챙기며 전반기 3승을 기록했다. 현재 상금랭킹 2위(6억9256만)에 올라있으며 대상 포인트 3위(255점)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첫 대회에서 기분 좋은 우승을 차지하며 강한 인상을 준 김해림도 여전히 대권을 노릴 후보다. 중국에서 치러진 2017년도 KLPGA 투어의 첫 대회인 ‘SGF67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도 우승하며 김지현, 이정은와 전반기 다승자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상금랭킹 3위(5억1939만원), 대상 포인트 2위(306점)을 기록중이다. 

▶KLPGA 여고생 골퍼 최혜진 돌풍 어디까지
올시즌 KLPGA 최고의 화제 중 하나는 여고생 골퍼 최혜진 돌풍이다. 최혜진은 15살의 어린 나이로 참가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고, 수많은 국제대회 우승으로 아마추어 세계랭킹 2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KLPGA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과 아마추어 고별전이었던 보그너 MBN여자오픈에서 우승해 1999년 임선욱 이후 KLPGA에서 18년 만에 2승을 거두는 등 벌써부터 거물급 스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8월 28일에는 롯데와 역대 신인 최고대우로 후원 조인식을 가졌다. 이날 최혜진은 “메인스폰서 계약을 롯데와 하게 돼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좋은 조건의 후원을 받게 된 만큼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혜진은 YG스포츠와도 매니지먼트 계약을 마치고 ‘월드스타’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KLPGA 투어 한화 클래식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르는 그의 행보에 벌써부터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력은 물론 인성과 상품성까지 갖췄다는 평이다. 전문가들은 조금만 경험이 쌓인다면 한국 여자골프를 대표하는 새로운 간판 선수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이종현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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