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그린콘서트 할아버지다!”, “올해는 누가 나와요?”
이따금 계열회사인 화성휴게소에 점검 차 들리다 보면 꼬마 친구들이 저를 알아보고 던지는 질문입니다. 그런가하면 시골에 사신다는 어느 촌로께서 그린콘서트가 끝난 후에 “골프장 구경 잘했습니다. 아들 따라 왔다가 호강하고 갑니다. 귀한 골프장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두 손을 꼭 잡아주셨을 때 용기가 나고 힘이 생깁니다.

저 역시 매년 대보그룹 달력이 나오면 5월 마지막 주 토요일 ‘서원밸리 그린콘서트’ 문구가 잘 박혀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제 생일보다도 더 먼저 확인하는 것이 바로 ‘그린콘서트’가 되었습니다. 

지난 2000년, 1500명의 회원과 지역주민으로 시작한 콘서트가 이제는 4만 명이 넘는 대형콘서트로 성장해 있습니다. 붉은 꽃은 십일을 못가고, 좋은 사람도 백일을 못가며, 권력도 십년을 못 간다는 화무십일홍, 인불백일호, 세불십년장(花無十日紅 人不百日好, 勢不十年長)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그린콘서트는 1년, 5년, 십년을 넘어 이제 20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그린콘서트가 변함없이 성장하고 외국에서 3천명 이상이 다녀가는 한류콘서트로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가장 소중한 것부터 내줘야 한다’는 사랑의 실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린콘서트는 1회부터 자선행사로 시작했습니다. 그린콘서트의 정신은 바로 ‘나눔’입니다. 계산하지 않고 진정한 나눔을 지켜왔기에 단 하루지만 기꺼이 찾아와 함께 나누고, 즐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난 2008년부터 퍼블릭코스 9개홀을 주차장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직원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진정 사랑한다면 손님들께 안방을 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귀한 잔디밭을 주차장으로 제공하는 것에 대해 더 감사하게 생각할 때는 가슴 뿌듯해 옵니다.  

한 기업의 회장으로서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잘 번만큼 잘 써야 하는 베품의 미학은 어쩌면 제 삶의 철학입니다. 배고파 봤고, 어려워 봤고, 그리고 성공도 해봤기에 함께 나누는 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린콘서트는 이제, 제 삶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나눔과 사랑을 상징하는 이 착한 병에서 절대 낫지 않으려고 합니다. 올해도 모두가 행복한 웃음으로 다녀가길 앙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정찬필 기자  gvd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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