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남자 골프 선수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긴 침체기를 보냈던 한국 남자 골프에 새로운 희망의 꽃이 피고 있다.
지난 2000년대는 한국 남자 골프의 전성기였다. 최경주(47)와 양용은(45)은 뛰어난 기량으로 미PGA 투어에서 선전했다. 골퍼들은 바다 건너 미PGA 소식에 귀를 기울였고 우승 때 마다 열광했다. 최경주는 2000년대에만 7승을 거뒀고, 양용은은 2009년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를 꺾고 우승하며 이 시기 2승을 기록했다. 최경주는 2011년에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경주, 양용은 이후로는 뚜렷한 성적을 낸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이후 배상문(31)이 2승을 거뒀지만, 전성기에 접어들 무렵 군 입대를 결정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노승열(26)도 지난 2014년 4월 취리히 클래식 우승 이후 주춤했다. 

한 마디로 세대교체가 원활하지 않았다. 그러나 남자 골프는 새로운 전성기를 구가할 채비를 갖췄다. 역대 최연소로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했던 김시우(22)가 드디어 날개를 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15일 김시우(22)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은 그 사실을 확인시켜 줬다. 김시우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최종 10언더파로 정상에 올랐다. 통산 2승째이자 2011년 최경주 이후 6년 만의 한국인 우승이다. 게다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연소 우승(만 21세)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만 21세의 나이로 PGA 투어 통산 2승을 거뒀다. 23세 이전에 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둔 첫 골퍼다. 미국 출신이 아닌 골퍼 가운데 22세 전에 2승을 거둔 골퍼도 김시우 이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유일했다. 김시우는 이제 ‘주목할 만한 신인’에서 한국 남자 골프를 이끌어갈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노승열(26)과 안병훈(26) 역시 올 시즌 희망을 보여줬다. 노승열은 지난 5월 8일 끝난 PGA 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시즌 최고 성적인 공동 5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노승열은 지난 2014년 취리히 클래식에서 PGA 투어 첫 승을 올린 뒤 다소 기복을 보였다. 하지만 웰스파고 챔피언십 선전으로 올 시즌의 기대감을 높였다. 

안병훈 역시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공동 8위의 좋은 성적으로 ‘톱 10’에 올랐다. 안병훈은 유럽프로골프 투어 활약을 발판으로 PGA 투어로 무대를 넓혔다. 2015년 시즌 유럽프로골프 투어 신인왕 출신인 안병훈은 지난 2월 PGA 투어 피닉스 오픈에서 아쉽게 6위로 대회를 마쳤지만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며 우승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유럽에서 활약중인 왕정훈(22)도 한국 남자골프의 기대주로서 주목받고 있다. 왕정훈은 지난 1월 유럽프로골프투어 코머셜뱅크 카타르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한국 선수 중 가장 먼저 2017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해에도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2승을 차지, 안병훈에 이어 신인상을 차지했다. 

강성훈(30)도 지난달 셀 휴스턴 오픈 준우승, 발레로 텍사스 오픈 공동 6위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여기에 지난 2015년 입대한 배상문(31)도 올 하반기 제대 후 PGA 투어에 복귀할 예정이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지난 5월 18일(한국 시간) 배상문의 매니저인 토머스 리의 말을 인용, “배상문은 오는 8월에 병역 의무를 마치며, 오는 10월께 세이프웨이 오픈에 출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세이프웨이 오픈은 2015-2016시즌까지는 프라이스닷컴 오픈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는데, 배상문은 2014-2015시즌 이 대회에서 우승한 좋은 기억이 있다. 전환점을 맞이한 한국 남자 골프가 최경주 양용은의 뒤를 잇는 세대교체에 성공해 새로운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상민 기자  ohsm31@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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