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1시간 40분이면 도착하는 간사이공항에서 또 1시간 40분정도를 가면 고베를 거쳐 약 30만명의 소도시인 효고현의 가코가와에 도착한다. 이곳은 130년 된 다키화학 비료공장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뿐만아니라 이곳을 중심으로 효고현엔 무려 150곳의 골프장이 산재해 있다. 한국으로 말하자면 효고현은 경기도 골프장(약150개) 수와 비슷하다. 효고현은 일본 현들 중에서 가장 많은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효고현의 골프산업은 한국과 가장 비슷한 기후와 환경을 보이고 있다. 단지 겨울은 한국의 부산 정도의 날씨여서 약간의 기후가 다를 뿐이다.
한가지 재미난 사실은 골프장과 농업에 납품하는 비료공장 다키화학이 있는 가코가와 시를 중심으로 어떻게 골프장이 발전할 수 있었는지를 국내 골프 산업과 비교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130년의 전통 다키 화학 비료 공장은 가코가와 시의 미래.

다키화학 전경 및 비료

오사카에서 1시간40분 정도를 고베를 거쳐 가면 다키 화학 비료 공장이 있는 가코가와 시에 도착한다. 1885년에 비료를 첫 생산하기 시작해 약 130년 된 기업이다. 가코가와 시는 농업과 경공업이 고르게 발전했다. 그중에서 130년 전통의 다키화학 비료공장이 가코가와를 상징한다. 

약 7만평 규모의 공장에서 약 400명의 직원이 연간 5만톤 이상을 생산하며 연간 매출은 3000억원에 이른다. 이외에도 치바현 등 4곳의 생산 공장이 있다고 한다. 다키화학은 인분을 통해 비료를 만들기 시작했고 지금은 농업뿐만 아니라 일본 골프장의 약 3분의 1 이상의 비료를 책임지고 있다. 일본 내 2300개 골프장 중 약900개 골프장에 다키 비료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 골프장도 약 500개 골프장 중 200 곳이 다키 비료를 사용하고 있다. 

다키화학은 골프장 비료를 생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골프장 잔디와 기후에 대한 연구 실험 결과를 통해 일본은 물론 한국 골프장에 정보를 매달 제공하고 있다. 키누카사 토시유키(61)씨가 20년 가까이 잔디관리 정보를 직접 써서 보내고 있다. 

한국과 비슷한 마운틴코스

카누카사 씨는 “한국과 일본은 마운틴 코스와 기후가 비슷하다. 최근엔 한국도 골프장 수가 500개가 넘어서면서 잔디관리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했다. 덧붙여 “시비기술의 중요성이 지대해졌다. 코스의 생사를 좌우하는 시비기술과 관리기술은 그린키퍼의 생명과 같다”고 강조했다. 
이곳 다키화학은 아직도 100년 이상 된 목조건물을 공장과 사무실로 쓰고 있다. 현대화, 자동화 보다는 전통 계승과 함께 인원 절감이 없이 현재의 인원이 함께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본 골프장 현지 세미나 장면

크게 위험해 보이지 않는 다키화학 공장 견학에도 안전모와 마스크, 그리고 안전모 안에 쓰는 1회용 모자와 가운 까지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130년을 이어오면서 아직까지 큰 안전사고 없이 모든 직원들이 편안하게 근무하고 있다는 점이 교훈적이었다. 
다카화학은 가코가와 시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이고 100년 전 농경사회 속에서는 젖줄과 같은 곳이었다고 한다. 130년간 지금까지 기업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성실과 솔직한 기업운영 그리고 이윤의 극대화 보다는 지역이 함께 공생을 우선으로 해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과 오랜 역사 위에서 자연스럽게 다키화학 공장과 가코가와를 중심으로 골프장이 활성화 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 일 것이다.

▲일본 골프는 점점 늙어가고 있다.  

티 박스별 코스레이팅 예고

일본 골프장은 현재 2235개가 운영 중에 있다. 최근 5년간 100개 골프장이 감소했다. 골프인구는 750만명 수준이다. 골프장 1년 내장객수도 8천775만명이다. 18홀 기준 내장객은 3만6000명이다. 이중에서 여성골프 인구는 10%에 머물러 있다. 연령층도 50대가 19%, 60대가 42%, 70대가 19%를 차지한다. 50대 이하가 10%밖에 안 된다. 젊은 층의 골프인구가 안늘고 있어 일본 골프는 현재 심한 노령화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한국은 50대 이하가 무려 60%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일본은 2001년만 해도 골프인구가 1340만명에 달했다. 5년 뒤인 2005년엔 약 3백만명의 인구가 빠져 나간 1080만명, 또 5년 뒤인 2010년엔 850만명으로 줄어들었고, 2015년 들어 750만명의 골프인구가 됐다.

다만 2008년부터 2015년까지 골프장 수는 2445개에서 100곳이 문들 닫았고 이후 2300개 정도 골프장이 유지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지 골프 관계자들은 나머지 골프장 들 중에서 약 200여개 골프장은 태양열 발전소나 농장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가운데 다소 위안이 되고 있는 것은 2008년 18홀 당 내장객 수가 3만7500명에서 2001년 3만4천명으로 감소했다가 다시 2014년부터 3만7천명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시각을 달리하는 전문가들은 10년에 걸쳐 골프장 수가 줄어들어 18홀당 평균 내장객수가 다시 늘어난 것이라는 이견을 보이는 골프 전문가들도 있다. 

완벽한 코스 관리

이처럼 일본 골프인구가 늙어가고 있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버블경제 이후 골프를 칠 만큼 개인적 생활이 넉넉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여기에 젊은 층들은 골프의 지나친 ‘룰과 에티켓’ 강조와 골프장 내에서의 ‘드레스 코드’ 및 ‘방침’을 싫어 해 굳이 골프를 배우려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다만 2020년 동경올림픽으로 인해 최근 들어 조금씩 골프인구가 늘어날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 호엔 일본 골프장 라운드 비용과 클럽하우스 객단가, 회원제 요금, 경영상황, 골프장 당 종업원 수 및 인건비 현황, 코스관리와 아웃소싱 등을 효고현 내 인근 골프장 탐방을 통해 알아본다.<계속>

이종현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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