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변화 한다. 그러나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에 답이 있다

2016년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6조원으로 커졌다. 2006년 인스턴트커피가 95%를 차지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34%로 줄어들었다. 커피 문화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과연 국내 골프장에서의 커피는 어떤 변화를 해 왔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메뉴의 커피를 팔고 있을 것이다. 바꿔 말해 10년 동안 제자리에 머물렀다는 방증이다.

커피 그 하나가 골프장 식단에서 뭐 그리 중요하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10년간의 문화를 검토해보면 웰빙과 힐링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유기적으로 관계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 골프장이, 골프장 식단이 변화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0년 전 한국의 한 회사원은 유럽 여행을 하면서 특별한 경험을 했다. 한국 제과점들은 되도록 크고 단팥이 많이 들어간 빵들을 팔고 있었는데 프랑스 한 제과점에서 손가락만한 아주 작은 빵을 보며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이걸 누가 먹을까. 이 작은 것이 성에나 찰까하는 생각뿐이었다. 이후 프랑스에 몇 번의 출장을 가 본 후에 머리를 끄덕였다고 한다. 배부르게 먹는 빵이 아닌 순전히 디저트용 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개당 높은 가격에 놀랐고 고급스러운 빛깔에 놀라고, 고품스러운 맛에 놀랐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마들렌과 마카롱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왜 10년 전 그 맛과 문화를 국내에 가져올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아쉽다고 했다. 

마카롱은 사실 이탈리아가 그 발상지이다. 이탈리아에서 처음 만들어진 마카롱은 꿀, 아몬드가루, 달걀흰자가 들어갔다.  수많은 음식이 그러했듯이 마카롱도 메디치가(家)의 카트린느 공주가 앙리 2세에게 시집을 갈 때 데리고 간 요리사에 의해 프랑스에 전해졌다고 한다. 17~18세기 무렵 프랑스 로렌 지방 낭시(Nancy)에 귀족들을 중심으로 퍼진 마카롱은 프랑스 혁명 당시 수녀들을 숨겨준 지역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수녀들이 수도원에서 마카롱을 만들어 전해준 것을 계기로 더욱 퍼져 나가게 되었다. 

스토리텔링까지 입힌 고급스러운 디저트 마카롱과 마들렌은 국내에서 3천원을 호가한다. 그런데도 젊은 층들은 아끼지 않고 맛보며 감탄한다. 과연 골프장엔 작은 사치 족들이 아끼지 않고 사먹을 수 있는 메뉴가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다.  

대부분의 골퍼들이 한국에 있는 550곳의 골프장에 가면 가격대비 너무 먹을 것이 없다고 불평한다. 식사를 하지 않는다는 불만보다는 골프장 주변 식당으로 몰려드는 골퍼들의 심리부터 파악해야 할 일이다. 

클럽하우스에서 1만5천원 내외의 식사를 시킨다. 식사에 서 너 가지 반찬이 따라 나온다. 이후 모자란 반찬 갖다 놓으면 골프장에서의 식사는 끝이다. 이후 4명중 2명 정도가 커피를 시킨다. 2명이 커피를 시키는 이유는 나중 리필커피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이다. 특히 여성골퍼들은 종이컵에 나눠 마신다. 매 그늘집마다 리필커피를 받아서 똑같은 반복을 한다. 하지만 정작 이들은 커피에 대한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 공짜라서 마시는 것이지 또 다시 돈을 주고 사먹으라면 절대 사먹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이 60%가 넘었다. 머신커피에서 성의 없이 뽑아 낸 참 창의력이 없는 커피에 대한 충성도가 있을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다.

만일 갓 볶은 2일 정도 된 신선한 원두로 드립이나 머신으로 내려 주고 마카롱이나 마들렌을 함께 판매 한다면 20-30대 골퍼들의 반응은 어떨까 궁금하다. 물론 매 그늘집 리필은 없다. 대신 한번 구입 후 두 번째 커피 가격은 좀 더 저렴하게 해주면 된다. 굳이 2, 30대 보다는 4, 50대 골퍼들의 커피 충성도는 높기 때문에 작은 사치족들보다도 더 좋은 매출로 이어질 것이다. 커피 7000원, 마카롱, 마들렌 3000원이면 국밥 1그릇을 파는 것과 비슷한 효과다. 

커피 머신을 청소하지 않은 커피 찌꺼기가 돌아다니는 젯 내 나는 커피와 30년째 그대로인 골프장 국밥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할 때이다.

● 스몰사치족 20대-30대 취향을 40대 이상의 고객층에 팔아라

믹스커피가 크게 감소한 것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강해서이다. 설탕과 프림에 대한 커피애호가들의 생각은 ‘해롭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들 믹스커피 족은 블랙커피(아메리카노)와 드립 커피 쪽으로 관심을 돌렸다. 블랙커피와의 조합을 위해 디저트 푸드가 함께 인기를 끌게 됐고 그 중심에 마카롱과 마들렌이 있다.

반면 골프장에서 40대 이후 골퍼들에게 가장 인기 좋은 메뉴는 식사와 함께 마시는 와인이다. 연령층별 와인 선호도를 살펴보면 40대가 40%를 차지했으며 50대가 35%, 30대미만이 20%, 60대 이상이 5%로 조사됐다. 이를 토대로 20%에 그친 30대 미만의 연령층에겐 힐링과 웰빙을 대표하는 와인 판매율을 높일 수 있다. 

또 하나는 바로 여성 고객을 위한 식단이다. 최근 주중 골프장 이용률이 여성층이 더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모든 메뉴는 남성 위주였다. 여성 골퍼들이 최근 가장 선호하는 것이 바로 아침과 점심 사이, 점심과 저녁 사이에 먹는 브런치다. 여성골퍼들은 향기와 시각에 매우 약하다. 

국내 골프장에서 여성고객을 위해 브런치 메뉴를 준비한 골프장이 몇%나 되는지 묻고 싶다.

그동안 국내 골프장들은 매번 식단에 대한 변화를 요구할 때 다양한 핑계와 문제를 제기해 왔다. 제일 먼저 바뀌어야 하는 것이 주방이다. 그리고 홀 관계자와 오너, CEO인 것이다. 

잠시 막걸리 열품이 골프장 내에 불었지만 지금은 그다지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드물어 졌다. 막걸리는 ‘트림’을 불러 일으켜 여성들이 싫어한다고 한다. 막걸 리가 혐오 식품으로 둔갑하고 있다. 웰빙의 바람을 타고 사랑 받은 것이 와인이다. 막걸리 역시 건강과 스토리텔링이 있는 마케팅의 변화가 요구된다.

● 골프장 문화를 접목해서 메뉴를 팔자

요즘 2, 30대 젊은 층 들은 밥보다는 빵과 샐러드 그리고 디저트 메뉴를 즐긴다. 물론 주식보다도 디저트를 더 중시 여긴다. 30대 여성들은 오전 10시 30분쯤 커피와 빵 그리고 샐러드를 통해 브런치 타임을 즐긴다. 

이들은 커피의 맛과 멋, 디저트를 통한 삶의 만족도, 바꿔 말해 문화의 우아함과 우월성을 즐기는 도회지적 대리만족일 것이다. 골프장들은 이에 집중해야 한다. 단순히 맛있는 커피만 마시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문화적 우월감, 우아함을 포장해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 나야 한다. 

이것이 바로 고객 만족 경영이다. 고객만족 경영은 이제 기업의 취사선택에 의한 전략이 아니라 필수 요소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부 마케팅부터 시작해야 한다. 종업원에 대한 동기 부여, 고객 지향과 서비스 의식이 있는 전문 종업원을 써야 한다. 종사원의 욕구 충족 →외부 고객인 소비자의 만족을 통해 골프문화를 만끽하게 해야 한다. 

즐기는 종업원이 있으면 반드시 함께 즐기려는 고객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고객층이 점점 젊어지고 있다. 10년 전의 생각으로 이들에게 골프장 식단을 내민다는 것은 며칠 된 음식과 같은 군내 나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의 메뉴에 대한 맛과 만족감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니라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젊은 층의 입맛부터 알아봐야 한다. 그 잘나가던 믹스커피 매출이 근 5년 만에 반토막이 났는지 골프장 식단에서도 반면교사 해야 할 때이다.

이종현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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