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커피 마케팅 ‘커피믹스’에서 답을 찾다

커피믹스 시장 2012년 1조3500억원 이후 2016년 1조원 이하로 떨어지다

골프장 고객을 비롯해 소비자는 ‘프리미엄, 건강, K푸드, 변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국내 골프장은 100년 역사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꽃길만 걸어왔다면 앞으로는 비포장 길도 감수해야한다. 1997년 말 IMF와 2008년 리먼브러더스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그동안 골프장은 위기의식 대처 능력을 많이 키워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위기만큼 골프장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 말로는 정말 어렵다고 했지만 실상 뚜껑을 열어보면 골프장은 그런대로 운영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10년 주기설로 국내 골프장은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 그동안은 외부적인(글로벌 경제) 영향으로 골프장 위기가 찾아왔다면 앞으로 다가올 국내 골프장의 위기는 순전히 내부적인 요소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은 위기대처 능력을 발동했다가도 또 그렇게 넘어갔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향후 진행될 국내 골프장 운영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현재 530개 골프장 중 100여 곳이 문을 닫거나 문패를 바꿔 달아야 할 운명에 처해 있다. 나머지 200여개 골프장들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며 나머지 200곳 골프장도 그리 넉넉한 살림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예견이다.

본지는 그때마다 골프장 위기 경영에 대한 세미나 개최와 골프장의 강력한 운영의 변화를 기획 기사를 통해 꼬집어 왔다. 2007년 ‘골프장의 와인마케팅’ ‘골프장의 커피 마케팅’, 2012년 ‘골프장의 드립커피와 고급커피 마케팅’, ‘골프장과 막걸리’를 통한 기획을 진행했다. 필자 역시 10년 동안 커피와 와인등과 관련된 골프장 강의도 100회 가까이 진행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크게 변한 것이 없다. 오히려 골프장의 특색은 사라지고 똑같은 운영을 하고 있다.

2017년 지금 10년 전에 비해 골프장을 다녀가는 고객의 니즈는 무섭게 변화했다. 배꼽바지와 통넓은 바지 대신 슬림한 바지와 다양한 색상의 골프바지를 선호한다. 아무렇게나 대충 우거지국밥과 곰탕으로 때우던 시절이 지나갔다. 한잔에 6천원하는 재 내 나는 무한리필 커피로 만족해하는 고객층이 사라지고 있다. 

시대는 이미 ‘작은 사치(Small luxury)족’이라고 하는 20~30대가 골프장으로 밀려오고 있다. 이들은 국밥과 맛없는 커피 대신 개성 강한 드립커피와 프리미엄급 커피를 원한다. 뿐만아니라 주식인 밥보다 마카롱이나 마들렌, 컵케익 같은 디저트 음식을 더욱 중요시 여긴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변화하지 않으면 변화할 수 없다. 그러나 변화를 가장 두려워하는 곳이 바로 골프장이다. 이에 본지는 신년 기획 특집으로 ‘골프장 식탁 안녕하십니까’를 주제로 3회에 걸쳐 진행한다.

●국밥 등 탄수화물 세대에서 디저트 카페 세대로 변화하다.

얼마 전 본지는 ‘골프장 경영’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6명의 발제자 중 국민대 박경호 교수는 “국내 골프장 수는 매년 10%씩 늘어 지난해까지 516개의 골프장이 영업 중이다. 내장객은 약3,300만 명이라고 말하면서 새로 골프에 입문하는 인구 중 30%가 20대 연령층이라”고 설명했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20대가 골프를 치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박교수는 20대 골퍼가 느는 가장 큰 원인으로 스크린 골프의 기여를 들었다. 골프장 내장객 층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골프장 하면 50대 이후가 주요 고객층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20대부터 40대 층이 골프장 주요 고객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젊은 골프 층은 국내 골프문화도 과감하게 바꿔 놓고 있다.

골프패션이 변화했고, 먹거리에 대한 니즈가 놀랍게 바뀌고 있다.  

요즘 젊은 20대 30대 층은 저녁메뉴에 대한 중요성보다는 식사 후에 먹을 디저트 메뉴에 더 관심이 많다. 바꿔 말한다면 이제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됐다는 방증이다. 식사 후에 어떤 만족스런 디저트 식을 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해졌다.

작은 사치(Small luxury)족인 20대, 30대들은 50대, 60대처럼 명품에 대한 구입이 가능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문화에 대한 니즈, 즉 삶의 가치에 대한 작은 투자로 그 만족감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 ‘스몰 럭셔리’층의 디저트 소비 시장은 2013년 3천억원이었던 것이 2015년도엔 무려 1조5천억원으로 늘어났다. 3년 사이에 무려 5배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믹스봉지 커피 세대와 마카롱, 마들렌 세대.

골프장을 찾는 고객들에 대한 경영진단을 해보면 믹스봉지 커피 세대와 마카롱, 마들렌 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 소위 삼합커피로 불리는 봉지커피는 삶의 전부가 일이었던 50대 이상의 세대들에겐 딱 맞는 제품이다. 시간절약, 가격저렴, 달콤함을 제공 해 가장 즐겨 마실 수 있는 유일한 편안한 디저트였다. 하지만 20대, 30대 층은 기성세대들의 바쁘고, 아끼는 문화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다. 내 삶에 투자를 하고 고급문화에 대한 로망이 강하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스몰 럭셔리 니즈라는 문화가 나타난 것이다.  

인스턴트 믹스커피는 2012년 1조3500억원을 최정점으로 마켓쉐어가 2013년 1조2800억원, 2014년 1조1500억원, 2015년 1조8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급기야 2016년은 약 10% 감소한 9000억원 대가 됐다. 

여기서 골프장 경영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믹스봉지 커피가 줄어드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몇 가지로 종합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믹스봉지 커피 세대가 줄어들고 젊은 프리미엄 커피세대가 밀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입맛에 대한 변화이다. 커피의 고급화, 전문화를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 번 째는 글로벌 문화의 경험을 통해 외국 커피에 대한 한국화에 대한 갈망이다.  

하지만 지금 한국 골프장 내 소비층에 대한 변화 즉 고객의 니즈에 대한 요구에 전혀 답하지 못하고 있다. 최소 5년을 내다보는 미래 경영이 되지 않으면 골프장은 도태할 수밖에 없다.

A골프장에서 유사한 주제로 강의를 했다. 골프장 CEO는 절대 공감한다고 했다. 하지만 식음팀장은 절대 인정할 수 없으며 그 니즈는 소수이라며 손 사레를 쳤다. 정말 그럴까. 변함없는 5년 된 커피머신에서 뽑아낸 잿 내 나는 커피를 최고의 서비스와 맛이라고 자족할 것인가. 마치 물 따라 놓듯이 큰 물통에 담아 리필해주고 있는 ‘무한리필 커피’가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것인가. 

골프장의 과감한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요즘 젊은 층의 골퍼들은 식사는 안해도 마카롱과 마들렌, 컵케익과 함께 커피를 마시는 것을 더 원한다. 골프장 몇 곳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10년 전 메뉴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커피믹스 시장이 1조3500억원에서 1조원 아래로 떨어질 때 디저트 시장은 1조5천억원으로 늘어났다. 여기서 골프장은 답을 찾아야 한다. <계속>   

이종현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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