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그룹이 프리미엄 퍼블릭 골프장인 페럼클럽 매각을 준비중이다.  

최근 동국제강이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졸업했지만 지속적인 재무건전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비핵심 자산인 골프장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페럼클럽은 경기도 여주에 있는 18홀 규모의 프리미엄 퍼블릭 골프장이다. 거대한 UFO(미확인 비행물체)를 연상케 하는 이 골프장의 클럽하우스는 세계 4대 건축가로 꼽히는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으며 코스는 세계 3대 코스 설계가인 피트 다이의 철학으로 설립된 미국 다이 디자인그룹에서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골프장의 최대주주는 그룹내 부동산 관리업체인 페럼인프라로 지분 64%를 보유중이다.  

동국제강은 6월 초 2년 만에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졸업했지만 시장으로부터 여전히 재무건전성에 대한 신뢰를 받고 있지 못하다. 신용평가사들은 동국제강이 내년 1월까지 갚아야 할 회사채가 약 4500억원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을 올리지 않고 있다. 또 지난 1분기 기준으로 1년 이내 만기를 맞는 금융권의 단기차입금이 1조원을 넘어서며 우려를 낳고 있는데다 흑자 전환을 하기는 했지만 완전한 철강 경기 회복이 언제쯤 가능할지 전혀 기약할 수 없기에 동국제강으로선 추가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동국제강은 현재 매각이 진행중인 농기계 제조 계열사 국제종합기계 외에도 페럼클럽, DK유아이엘 등 비핵심 자산들을 자체 매물 후보 리스트에 올려놓고 매각을 꾸준히 검토해 왔다. 더욱이 지난 4월 초 일찌감치 국제종합기계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동양물산컨소시엄은 본실사 과정에서 매각 측에 가치평가액 조정을 요구하면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매각 무산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적 구조조정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이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졸업하는 등 일단 급한 불을 끄기는 했지만 안정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언제 다시 닥칠지 모를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군살 빼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국제강은 지난달 20일 골프장 페럼클럽 매각과 관련해 “페럼인프라 지분을 활용한 자금조달을 위해 KDB산업은행 M&A실을 금융자문사로 선정한 것은 사실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향후 이사회 결의 등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소순명  ssm6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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