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시즌만 돌아오면 골퍼들은 뒤숭숭하다.
때만 되면 정부세금 올리듯이 골프장 그린피와 캐디피, 식음료가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봄도 예외는 아니어서 캐디피 인상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20여 곳의 골프장들이 캐디피를 12만원으로 올려 받으면서 올 봄 다른 골프장들도 캐디피를 올리지 않을까하는 우려때문이다.
당연히 캐디들은 비용이 오르면 좋을 것이다.
반면 골퍼들의 주머니 사정은 점점 가벼워 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골퍼들의 경비 부담이 더 가중된다.
이로인해 라운드 횟수를 줄이거나 아예 골프를 끊겠다는 골퍼들까지 생기고 있다.
그동안 골프장 캐디는 블루오션으로 통했다.
직업적 편견과 다소 체력적인 소모,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있기는 했지만 수입 면에서는 확실했다.
누구나 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취업은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3500만원정도이며, 최고 1년에 5000만원을 넘게 버는 캐디들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캐디 피가 2만원 정도 더 오르면 계산적으로는 수입이 20% 많아 질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가정은 골프장 경기가 최고조일 때 가능한 수치이다.
요즘 국내 골프장 상황을 살펴보면 주말에도 10팀씩 자리가 빈다.
다시 말해 10명의 캐디는 일을 못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붕어빵이 맛있다고 격만 올려 팔다가는 어느 날 손님이 뚝 끊기게 될 것이다.
입맛은 젊어지고 있는데 팥 맛만 고집하다가는 슈크림 맛과 크림치즈 붕어빵 맛에 익숙한 고객을 놓켬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요즘 골퍼들은 비즈니스용 보다는 순수 엔조이 이용객이 더 많다.
그만큼 현실적이다.
많은 비용을 써가면서까지 골프를 코다는 층이 그리 많지 않다.
비용이 늘어난 만큼 횟수를 줄이거나 다른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
지난해 캐디피를 12만원으로 올린 골프장들은 캐디피 외에 오버피를 못 받도록 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10만원 캐디피 외에 오버피를 받는 나머지 골프장들과의 수입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결국 길게 내다본다면 줄어드는 손님만큼 수입도 줄어들게 된다.
고객과 캐디가 함께 공존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진화해야 한다.
그것도 고객이 원하는 대로 진화해야 한다.
그리고 고객이 열광 하도록 진화해야 한다.
고객이 없는 기업은 존재할 수 없듯이 골퍼가 없는 캐디역시 존재할 수 없다.
캐디피 인상은 노캐디제 활성화와 외국인 근로자 채용을 앞당길 것이다.
그리고 골퍼의 발길마저도 되돌릴 것이다.
지금처럼 골프업계가 어렵고 힘들 때는 고통을 함께 한다는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이런 골퍼의 마음을 골프장들과 2만여명의 캐디들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종현 편집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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