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업계에서 회자되는 시쳇말로 오너는 다 똑같다라는 말이 있다.
자수성가해서 고집스럽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며 뭐든지, 직접 챙기거나 결재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해서 어디, 어디 골프장은 전문 경영인이 가면 안된다’는 불문율까지 나 돌은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두 곳 골프장을 돌아본 후 기존 오너십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정정해주고 싶었다.
아니 두 곳 골프장 오너의 사례를 통해 골프장 운영에 대한 비젼을 제시할 수 있을것 같다.
먼저 크리스탈밸리 골프장의 홍광표 회장의 경우이다.
크리스탈밸리CC를 국내 10대 명문 골프장으로 올려놓은바 있는 홍회장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진천에 크리스탈카운티 퍼블릭을 건설했다.
공정율이 90%에 곡울 만큼 1년2개월만에 골프장은 말 그대로 상전벽해를 일궈냈다.
옛말에 남귤북지(南橘北枳)란 말이 있다.
강남의 귤을 강북으로 옮기면 탱자로 변한다는 이야기다.
바꿔 말해 좋은 것도 잘못된 환경에 따라 좋아 질 수도 있고 나빠 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번 진천에 지은 크리스탈카운티는 짧은 공사기간에도 불구하고 신설골프장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10년 이상 된 골프장 같았다.
코스 구석구석에 오너의 정성과 땀방울 그리고 골프철학이 묻어나고 있었다.
이곳을 다녀간 골프관계자들도 혀를 내 두를 정도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강북의 10대 명문 서원밸리 최등규 회장의 경우 일엽락천하지추(一葉落天下知秋)란 고사성어가 어울리는 인물이다.
나뭇잎 하나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천하가 가을이 온 것을 안다는 뜻이다.
하찮은 미물이지만 작은 조짐을 보고도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예측하는 예지력을 갖고 있다.
최회장의 가장 큰 장점은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점이다.
코스내 티잉그라운드를 하나로 통합, 그것도 양잔디로 과감하게 바꿨다.
뿐만아니라 주변 화단도 없애 티잉그라운드가 막힌 시야없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코스내 OB말뚝을 과감하게 없앴으며 법면엔 매년 나무를 심어 푸른벽으로 바꿨다.
그린콘서트를 주말에 도입했고 골프장 코스에 주차를 과감하게 시도했다.
이모든 변화의 중심엔 지인들이 건의한 내용을 귀담아 듣고 좋은 것은 내 것으로 만드려는 장점들이 빛을 발휘한 것이다.
크리스탈밸리에서 근무했던 오성배 사장은 상무는 상무만큼, 사장은 사장만큼의 생각을 한다.
아무리 전문CEO가 뛰어나다해도 오너(회장)의 생각만큼 깊을 수는 없다라고 했다.
시각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필자는 최근 두 곳 골프장을 돌아보면서 느낀 점이다.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자신의 철학과 열정, 그리고 성실함이 묻어나야 그것이 진정 빛을 발휘한다는 것을 두 오너의 경영철학에서 깨달았다.

이종현  webmaster@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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