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칼럼들에서 탄소 규제에 대한 글로벌 압박에 대해 여러 차례 다뤘는데 또 다른 압박의 쓰나미가 그 뒤를 기다리고 있다. 바로 생물다양성(Biodiversity) 관련 규제다.
생물다양성은 쉽게 말하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체의 다양성을 의미한다. 이는 유전자, 종, 생태계의 세 가지 수준에서 다양성을 포함하며, 각기 다른 환경에서 다양한 생물체가 생존하고 번식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다. 생물다양성은 생태계의 안정성과 기능에 필수적이며, 인간 사회의 경제적, 문화적, 생태적 지속 가능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언뜻 보면 생물은 다양하다라는 의미에서 보면 그저 평이하고 당연한 이야기 같기도 하고 이것이 우리 산업의 규제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생물다양성이라는 개념은 1980년대에 처음 등장하였다. 초기에는 ‘생물학적 다양성’ 또는 ‘자연적 다양성’으로 일컬어졌다. 그러다가 1만4000명의 세계인들이 모인 가운데 1986년 9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가 생물다양성 포럼’에서 처음으로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이라는 축약어로 재탄생하게 됐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 환경개발 회의(UNCED)에서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이 채택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2022년 12월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lobal Biodiversity Framework, GBF)가 채택됐는데 196개 국가가 전 지구적으로 추진해야 할 생물다양성 실천목표 및 이행계획에 합의한 것으로 2030년까지 육지와 해양의 30%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훼손된 생태계의 30%를 복원하며, 대기업과 금융기관이 생물다양성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은 지구에서 생존하는 모든 종의 다양성, 이들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다양성, 또는 생물이 지닌 유전자의 다양성을 총체적으로 지칭하는 용어로 한마디로 생명의 그물망이라 볼 수 있다. 생물다양성은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의 생존과 번영을 책임지는 ‘안전망’을 제공하며, 이런 자연 생태계가 균형을 이룰 땐 스스로 물과 공기의 오염 물질을 정화하고, 토양을 유지하고, 기후를 조절하며, 질병 발생을 막고, 영양분을 재활용하여 인간에게 음식물을 제공하는 그야말로 지속가능성의 핵심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 의하면 전 세계 GDP의 절반 이상인 44조 달러(약 5경 8700조원)의 경제가치가 자연과 자연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고 하니 생물다양성이 경제 문제와도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에 의하면 지구상에서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산림은 15%, 바다는 고작 3% 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며 인간의 극심한 생태계 파괴로 인해 멸종위기에 놓인 생물이 급증하면서 실제로 '생물다양성'이 급격히 감소중이며 지금의 멸종위기는 6,500만 년 전에 발생한 다섯 번째 대멸종과 비슷한 수준으로 심각하다고 한다.

최근 생물다양성이라는 용어가 환경 및 지속가능성 프레임워크 안으로 진입하면서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하나의 가치로 우뚝서고 시간이 갈수록 그 의미도 다양해지고 연관된 사회 규범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21년 6월 출범한 '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ask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 TNFD)는 기업이 자연 관련 리스크를 관리하고 공시하는 프레임워크를 제시하는데 기업이 거버넌스, 전략, 영향 평가 및 리스크 관리, 지표 및 목표라는 4가지 분야에서 자연 관련 이슈를 각각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공개할 것을 권고하는 것으로 기후 관련 공시 프레임워크인 TCFD의 자연 버전인 셈이다. 기후공시처럼 자연자본공시 의무화를 대비해야 할 때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자연 보전을 못하고 훼손시 탄소세와 유사한 생태세를 부과받을 수 있다. 생물다양성이 권리화되는 것이다.
TCFD가 글로벌 탄소 규제 압박으로 기업에 큰 부담이 되듯이 TNFD도 기업과 금융기관들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당연히 기업과 금융기관과 연관된 골프장도 동일한 책임이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계속>

<기후 위기와 골프위기 칼럼은 박희원 박사가 기고한 글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박희원 <넷제로홀딩스그룹 대표>
기업, 지자체, 개인의 탄소중립 전략 수립 및 활동 전문가, 넷제로홀딩스그룹 대표
미국 Verra, Capturiant 등 저명한 자발적 탄소크레딧 한국 레지스트리 속초 등 지자체, 여러 대기업, 중소기업의 넷제로 전략 수립 자문, 서울대 공학박사 (에너지자원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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