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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과 역할론
이종현 편집국장

역할(役割)이란 말이 있다. 사전적 용어로는 자기가 마땅히 하여야 할 맡은 바 직책이나 임무를 말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이 있다. 그 역할을 하지 못하면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간의 가치적 판단에서도 평가를 받게 된다. 내게 주어진 위치에서 그 역할을 하려는 것이 바로 인간이 지키려고 노력하는 가치일 것이다.
삼성그룹에서 이병철 회장을 모셨던 이종규(전 필로스 대표) 사장님은 항상 이병철 회장께서는 시장보기를 새벽 4~5시에 보라고 강조 했다고 말한다. 이유는 딱 하나이다.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 조나단’ 소설처럼 가장 먼저 깬 새가 먹이를 많이 먹을 수 있고 가장 높이 난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의미와 상통한다. 새벽 일찍 구매한 시장 물건이 신선하고 맛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항상 문을 닫는 식당들의 공통점을 보면 오전 11시 쯤 시장을 봐서 음식을 만들어 판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장사가 안 된다고 늘 타박만 한다. 
다시 말해 음식점 주인은 자기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한 것이다. 새벽에 나가야 했고 시선하고 더 좋은 품질의 물건을 구입해서 손님에게 줘야할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요즘 골프장들을 보고 있으면 너무도 아쉬운 것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골프장 역할, 골프장 오너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이다. 적어도 십 여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대부분 골프장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에 보면 모든 초점이 이윤추구에 맞춰져 있다. 안타까운 부분이다.
한 예로 박세리, 장정 등을 떠올리면 유성골프장, 강수연 하면 골드골프장, 우정힐스와 포라이즌(전 승주), 도고CC하면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필드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내줬었다.
이후 이들이 세계적인 선수들로 성장했고 특히 유성골프장은 아마추어 선수들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는 성지로 평가 받고 있다.
그러나 2023년 지금 시점에서 골프장의 역할을 돌아보면 너무도 미진하다. 골프장은 오히려 늘었는데 아마추어 선수들과 이제 프로 생활을 시작하는 선수들이 마음 놓고 골프를 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최근 태국이 세계 골프 강국의 중심에 서있다. 가장 큰 이유가 태국 골프장에서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필드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과 그린피가 저렴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골프장은 어떠한가. 그린피와 이용료가 역대 최고가를 보이고 있으며 우수선수 발굴은 솔직히 뒷전이다. 심지어는 전 대한골프협회 회장이 운영하는 골프장이 많았는데도 그곳을 이용하지 못하고 호남 A골프장을 겨우 빌려 훈련을 했었던 적도 있다.
그러면서 우수선수 발굴과 해외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을 바라는 것은 너무도 이기적인 생각이다. 불과 얼마 전만해도 선수들이 우승 소감을 하면 “어느 골프장과 회장님께 감사드린다”라는 말이 따라 다녔다.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펀드사들이 골프장을 인수하면서 모든 것이 수익으로만 쏠려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국내 골프장에서의 역할은 일단 좋은 골프장을 만들어 회원과 직원들이 행복하게 근무하고 플레이하는 것이다. 또한 좋은 환경을 빌려 골프장을 만든 만큼 친환경 운영과 지역 주민들과 함께 공생해야 한다. 여기에 꿈나무 골프선수들에게 골프장을 개방해 실력을 향상시켜 줄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이 불과 십여년 전에는 자연스럽게 책임져진 부분이 많았다.
우리가 어느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역할론(役割論)이란 것을 한다. 역할론이란 심리극에서 각자가 수동적 또는 능동적으로 어느 역할을 연기하는 것과 같이 현실생활에서도 각각의 인간관계, 입장 등에 따라서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각자의 주어진 사회적 지위와 사회적 위치에 따라 해야 할 역할을 찾아야 한다. 
다시 말해 지금 한국 골프장의 미래는 국내 600개 골프장의 역할론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 70팀 중에서 적어도 한, 두 팀은 미래 꿈나무와 이제 막 시작한 신인프로선수에게 내줘 제2의 박세리를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 골프장 한 곳에서 한 명씩만 역할을 해도 600명의 선수의 미래가 대한민국의 골프가 그만큼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커지는 것이 아닐까.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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