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의 변화(2)

앞선 기고문에서처럼, 잔디관리는 겉으로 보이는 지상부(잔디) 관리도 중요하지만, 지하부 즉, 토양환경의 관리도 중요하다. 식물에 따라 좋아하는 토양환경이 다르지만, 미국 골프 협회(USGA)에서는 골프장 조성 모래 기준을 정해놓고 있다. 
이 기준에 적합한 토양은 수분 투수성과 보습성이 좋고, 내부가 딱딱하지 않아 뿌리의 발근성이 좋아지며, 토양미생물의 활성도 활발해져 식물의 양분흡수도 좋아진다.

대부분의 골프장은 가능한 이 기준에 맞는 모래를 이용해 상토로 조성하려 하지만, 모든 모래가 이 기준에 맞을 수 없고, 1~2년 골프장을 운영하다보면 좋았던 토양환경도 나빠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나빠진 토양환경은 결국 잔디의 생육불량 및 고사로 나타나게 된다. 
개장한지 17년이 넘은 사이프러스CC의 티잉 그라운드 잔디 불량 역시 나빠진 토양환경의 영향도 많았다. 골프장 시공 시에 토양개량을 위해 상토에 뿌려진 활성탄은 깨지고 분말화 되어 불투수층을 형성하고 있고, 토양 내 두꺼운 대취층의 형성과 대취층 아래 토양의 압밀화로 인해 뿌리의 발육 저해와 배수불량이 우려되는 수준이었다. 
실제 사이프러스 코스의 토양 투수성은 대정 잔디연구소의 측정결과 배수가 불량하여 물고임이 일어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미국 골프 협회(USGA)가 발표한 골프장 적정 포화투수성 기준(300~400㎜/hr)보다 매우 낮은 결과를 보였다. 티샷을 위해 티 박스에 섰는데 질척이고 물렁거린다면 좋은 기분으로 티샷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사이프러스CC의 티 잔디의 회복을 위해서는 토양환경의 변화가 필요했다. 
토양의 물 빠짐이 가장 좋지 않은 티잉 그라운드에 대해서는 기존에 조성된 토양을 제거한다. USGA 기준에 맞는 모래로 다시 성토하는 토양치환공사를 진행하였고, 맹암거 교체 공사를 통해 기능을 상실한 지하배수시설을 회복하였다. 또한 전체적으로 티잉 그라운드에 대한 강한 갱신작업(통기와 배토)으로 쌓여있던 대취제거와 토양 배수성을 회복시켜 나갔다. 잔디에 살포하게 되는 배토사 모래의 선별에 있어서도 대정 잔디연구소의 자문과 분석을 통해 USGA기준에 맞는 가장 최선의 모래를 선택하였다.

토양물성이 갠선된 티잉 그라운드

그 결과, 토양 아래의 딱딱했던 경도는 부드러워져 뿌리의 발육이 용이해졌다. 깊게 내린 건강하고 튼튼한 뿌리로 인해 잔디는 푸른 색상과 높은 밀도를 되찾기시작했다. 게다가 주기적인 미생물제제의 살포는 대취의 생성을 막고 분해하여 토양환경을 좋게 유지하고 잔디의 비료 흡수율을 높였다. 기준에 맞는 배토사의 사용은 잔디의 직립성과 밀도를 유지시켜 주기 시작했다. 더욱이 토양 투수성의 개선으로 질척이거나 물렁거리지 않게 되었다. 그러자 사이프러스CC를 찾는 골퍼들에게서 예전과는 확실히 다름이 인식되어 갔고 칭찬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 강동민  대정잔디연구소 부소장
• 일본 고베대학교 농학박사 • 국립경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식물의학과 진균병리학
• 일본 고베대학 농학연구과 응용생명화학 농학박사
•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의과학과 의학석사 • 미생물기능화학 전공  
• 한국 미생물 생명 공학회 회원 • 한국 생명과학회 회원

레저신문  webmaster@golftimes.co.kr

<저작권자 © 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