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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시각이 아닌, 골퍼의 시각입니다.
이종현 편집국장

얼마 전 골프업종과 관련된 지인을 만났다. 그는 아직도 골프장 문턱이 이렇게 높은 줄 새삼 실감했다면서 하소연을 했다. 
골프장에 물건을 납품하기 위해 무작정 골프장을 찾았다가 문전에서 쫓겨난 일과 골프장 입구를 무사히 통과했다 해도 골프장 사무실을 찾았다가 실무자를 만나지도 못하고 발길을 되돌렸다는 이야기를 털어놨다. 더더욱 놀란 것은 또 다른 A골프장에서 실무자를 만났음에도 예약 없이 왔다고 돌아가라고 해서 쫓기듯이 돌아온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본인도 가끔은 A골프장 고객으로 가는데 다시는 가고 싶어지지 않다고 했다. 
지인이 말한 이와 유사한 내용을 많이 들었다. 심지어 골프장 업무가 있어 가도 별로 반겨주질 않아 난감한 적이 있다는 내용도 자주 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골프장은 서비스 부문에 있어서 호텔과 함께 1위를 다툴 만큼 앞서있다. 그럼에도 이 같은 불만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회원이 아니어서’ ‘고객이 아니어서’라는 말로 귀결 지어진다. 다시 말해 아직도 고객이 아닌 골프장 시각으로 운영되는 골프장들이 있다는 뜻이다.
가끔 일반인들에게 듣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 골프장 분들 만나기가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물론 충분히 이해는 간다. 대부분 골프장을 찾는 목적이 골프장을 통해 자기 사업을 펼치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지전양지변(陰地轉陽地變)이라고 세상의 일은 늘 음지일 수 없고 양지일 수도 없다. 엑스골프 조성준 대표가 예전에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사업 시작 후 처음 골프장을 찾아 골프티타임의 남는 시간 영업을 해주겠다고 할 때 콧방귀도 안 뀌었다고 한다. 그러나 IMF 사태와 리먼브라더스 금융 사태 이후 오히려 골프장이 찾아와 제발 남는 티타임 좀 해결해달라고 사정하는 것을 보고 본인 역시 절대 자만하지 말자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게리하멜은 “미래는 주류가 아닌 비주류를 통해 시작 된다”고 했다. 지금 아주 잠깐의 골프장 주체가 힘을 얻었을지 몰라도 분명 침묵하고 있는 비주류들에 의해 미래가 재단 될 것이다. 지금은 아주 미진(微塵)하나 이 작은 것이 모이면 태풍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본지가 골프장 관련 조사한 설문 내용 중에서 골퍼의 건의 사항이 가장 많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바로 ‘핀 위치’라는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이것이야 말로 고집스러운 골프장의 시각이다. 벙커 바로 앞이나, 급경사 아니면 그린 좌우측 끝이나 뒤쪽 끝에 위치해 골퍼들이 퍼트 공략에 애를 먹는다. 특히 솥뚜껑이라 표현하는 마운드 내리막에 꽂는 경우가 허다해 이를 지양해 줄 것을 골프장에 요구하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좋은 곳의 핀 위치는 답압이 많아서 그린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철저히 골프장 관리적 시각에서 핀 위치가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볼이 온 그린 되면 고객은 보다 쉽게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 그린에서 3퍼팅을 하면 기분이 상할 수밖에 없다. 보통은 벙커 앞에 핀 위치를 정할 때는 6번 아이언을 사용해 그린이 받아 줄 수 있는 위치이어야 하고 9번 이하 아이언을 사용할 때만 벙커 바로 앞에 위치해도 된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리고 그린 좌우, 전후 끝 쪽도 핀 위치를 2클럽 정도, 3, 4발자국 거리에 핀을 위치시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럼에도 철저한 골프장, 그린키퍼의 시각에 의해 핀 위치가 운영되는 것은 서비스 결여이다.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하면 건물이 무법천지로 변한다는 ‘깨진 유리창’ 법칙이 있다. 아주 사소한 것이지만 핀 위치 관리가 상식을 뛰어넘으면 전국 골프장에서도 아무 거리낌 없이 운영되고 결국 그 피해는 골퍼가 감내해야 한다.
말과 행동이 시퍼렇게 서있으면 언젠가 자신도 그 칼날에 베일 수 있다. 골프장의 철저한 시각에서 골프장이 운영된다면 언젠가는 등 돌리는 고객들로 인해 후회할 날이 올 수 있다. 아니 우린 많은 시간동안 그런 아픔을 여러 번 겪어왔다. 지금이라도 잘못됐다면 고치고 문턱이 높다면 낮춰야 할 것이다. 보스는 오너도, CEO도 아닌 이제 단 한사람 바로 고객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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