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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운영에 인문학적 시각이 필요한 이유
이종현 편집국장

최근에 계산이 아주 빠른 친구를 만났다. 함께 만난 친구 중에 “어떻게 하면 골프를 잘 칠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해왔다. 그러자 계산이 아주 빠른 친구가 우리가 골프장에 나가서 보기플레이를 한다고 생각했을 때 한 타의 값은 2000원이라고 했다. 주중에 그린피 18만원을 기준으로 말이다. 우리가 치는 한 타의 값이 2000원인데 소홀하게 칠 것이냐고 반문한다. 맞는 말이다. 머리가 끄덕여지긴 했지만 아름다운 자연에서 골프를 꼭 계산으로 해야하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같이 새 싹이 돋고 봄기운이 만연한 골프코스에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어떻게 돈으로 계산할까.
골프를 꼭 한 타당 2000원씩을 쓰면서 치는 것이라 생각할까. 돈으로 평가할 수 없는 정신적 건강과 아름다운 자연을 통해 오랜 감동을 갖고 올 수 있는 그 무엇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텍쥐베리는 섬사람들에게 배를 만들어 주지 말고 바다 건너에 있는 아름다운 섬을 상상하게 해준다면 그들은 배를 스스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인문학은 과학을 움직이는 상상력을 만들어 주는 힘이다.
그럼에도 국내 600개가 넘는 골프장 중에서 직원을 위해 교육투자를 하는 곳을 별로 보지 못했다. 올 겨울 10여 곳의 골프장에서 교육을 해 본 결과 인문학적 소양 교육보다는 코스공략법과 고객 응대 방법 등을 위주로 교육을 했다. 
펜실베니아 대학이 미국 기업 3,0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자산 개발을 위한 총수익 대비 10% 투자는 생산성을 3.9% 끌어 올린 반면, 인적자원 개발에 대한 유사한 투자는 생산성을 8.5% 끌어 올렸다. 바꿔 말해 자산 개발보다는 인적자원 개발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즉 메카니즘적 접근보다는 사람에 대한 접근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이다.
지난해 12월 인터넷에서 아름다운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신앙심이 깊은 부부는 매번 십일조헌금을 빼놓지 않고 해왔다. 그러던 중 한 번은 헌금을 일 년 간 모아서 그것도 부부가 선정한 보육원을 찾아가 선물을 주자는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일 년 간 수백만 원을 모아서 자신의 생일날 선물비용까지 보태서 브랜드 있는 패딩을 사서 플렉스 있게 쓰기로 했다. 뉴발란스, MLB, 아디다스, 블랙야크 등 유명 브랜드 패딩 15개를 사서 직접 전달했다고 한다. 이들은 교회를 통해 돕는 법도 있지만 그 돈을 직접 관리하고 비싼 브랜드를 구입해서 가져가니 기분이 뿌듯했다고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안 것은 바로 이들도 좋은 브랜드에 더 환호하고 입을 권리가 있음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남을 도우려는 마음은 같지만 좋은 브랜드와 직접 전달하려는 그 마음에는 따듯한 인문학이 숨어있다.
골프장 회장들 중에는 “지금 몇 번 홀에 어떤 꽃이 피었는데 물을 줘야 할 것 같다”는 분이 있는 반면 “고객들에게 물을 서비스하면 누가 물을 사먹느냐”며 호통을 치는 회장이 있다. 
눈앞의 이익은 보일 수 있지만 먼 미래의 가치는 오히려 반감할 것이다. 지금 골프장들은 갑자기 오른 그린피와 식음료와 카트. 캐디피로 원성이 자자하다. 모두가 골프장에 복수하고 싶다는 말을 한다. 반대로 골프장에 돈쭐(돈으로 혼쭐)내겠다는 곳은 단 한곳도 없다. 그 안엔 골퍼에게 줄 감동은 커녕 노여움만 많다. 영국 속담에 그 과일을 보면 그 나무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좋은 나무에서 좋은 과일이 나오는 법이다. 그 골프장 임직원을 보면 그 골프장을 알 수 있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노력보다는 어떻게 하면 매출부터 만들어 낼까하는 곳엔 분명 고객의 충성도가 떨어질 것이다. 
오늘 18홀 기준 몇 팀을 받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18홀 기준 다녀가신 분들이 몇 명이나 감동을 받았는지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 지금 국내 골프장에 필요한 최우선은 바로 고객을 위해 어떤 좋은 것을 드리려는 지에 대한 마음과 고민이어야 한다. 그린피와 캐디피 그리고 카트피와 높은 식음료는 분명 고객을 위한 것이 아닌 골프장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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