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신문=정찬필기자]

골프장 운영사가 대중제 골프장 전환을 추진하면서 일방적으로 기존 정회원의 지위·혜택을 박탈·폐지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회원들이 계약과 달리 인상된 이용료를 내 재산상 손해를 봤다며 골프장 운영사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지난 2월 27일 광주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노재호)는 A씨 등 67명이 전남의 한 골프장 운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회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들은 골프장 정회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 등 원고 67명은 1990년~1998년 각각 입회 보증금 2000만~3000만 원을 내고 골프장 정회원으로 가입하거나 기존 회원권을 넘겨받았다. 이후 회원 자격으로 골프장 코스 사용료(일명 그린피) 할인, 우선 예약(횟수 제한 없이 비회원보다 일주일 먼저 예약)·시설 이용 등의 혜택을 누렸다.

이에 골프장 운영사는 경영난을 이유로 2017년 예탁금 회원제에서 대중제(회원 전원 동의 필요)로 운영 방식을 바꾸려고 했다. 2020년 대중제 전환에 동의하지 않은 회원들에게 회원권 계약 해지 통보문을 보냈다. 입회비를 변제 공탁하고 2021년 1월 회원 대우를 중단했다.

원고들은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회칙상 골프장 운영사가 회원 계약을 해지할 수 없고, 회원 할인가보다 사용료를 높게 지급해 재산·정신적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피고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골프장 회칙상 운영사가 회원 계약을 임의 해지할 수 있는 규정이 없는데도 대중제 전환에 동의하지 않는 회원에게 입회비를 반환하고 자격을 강제로 상실시킨 점, 운영사가 경영상 판단(재산세 중과세 피함)에 따라 대중제 전환을 추진한 점, 회원 계약 유지가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운영사는 원고들 동의를 받지 않고 인상한 사용료(주중 13만 5000원·주말 16만 5000원)를 적용했다. 원고들의 회원 자격이 유지되는 만큼 원고들에게 비회원가 대비 주중 55.6%, 주말 47.1%의 사용료를 적용해야 한다. 운영사는 원고들이 회원가보다 높은 사용료를 지급했던 것에 대한 차액 상당의 손해와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다만 원고들의 우선 예약 권리와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선 증거 불충분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찬필 기자  gvd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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