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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골프용품 등 지금 나빠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종현 편집국장

1990년대 중반 88골프장에서 팬텀오픈이 열렸다. 동성화학이 주최하는 팬텀오픈은 갤러리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그 중에서도 국산 골프 볼 붐을 일으켰던 팬텀 볼을 유리 병 안에 넣고 가져갈 수 있을 만큼 공짜로 가져가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다양한 행사 부스가 있었지만 유독 공짜 볼을 가져갈 수 있는 팬텀 볼 챌린지에 많이 몰렸다. 그런데 정작 많은 볼을 잡은 분들은 좁은 입구로 인해 대부분 볼 1, 2개를 꺼냈다. 오히려 욕심을 내지 않은 골퍼는 3, 4개를 잡아 쉽게 병 입구를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내 손 가득 볼을 잡았다고 해서 다 내 것이 되는 게 아니다. 세상엔 더도 덜도 아닌 적당하게라는 말이 있다.
최근 3년 간 코로나19로 인해 골프장과 골프용품은 최고의 매출과 수익을 냈다. 내장객이 급증한 만큼 용품 구입은 증가했고 전국 골프장들은 그린피를 상향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골프장 매출이 홀 당 10억 원을 능가했다. 코로나 이전엔 홀 당 3억에서 4억 원만 매출을 올려도 운영을 잘하는 곳으로 평가받았다. 
골프용품업체도 마찬가지이다. 국내 골프용품 업체가 연 매출 1000억 원을 올리는 곳은 코로나19 이전엔 서너 곳 정도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이후 3년간 10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린 곳이 10곳이 넘었고 심지어 3000억 원 매출을 올린 곳이 나왔다. 여기에 골프 어패럴을 포함하면 1000억 원 이상 매출 용품 업체는 20여 곳에 이를 것이다.
그런데 요즘 코로나19가 약화되고 다시 일상을 찾으면서 골프장과 골프용품 업체가 깊은 시름에 빠졌다. 내장객이 줄고 매출이 줄어서 큰일이라는 것이다. 최근에 만났던 골프장 오너와 CEO들은 줄어드는 매출에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특히 골프장의 경우 지난해 목표 대비 10%를 더 잡아야 해 시름이 더 깊다는 것이다. A골프장은 18홀 골프장에서 155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 목표치가 170억 원이라는 설명이다.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기업 목표를 낮춰 잡을 수는 없는 것이 아니냐는 반문이다. 이같은 생각은 대부분 만났던 골프장들의 공통된 견해이었다.
골프는 티샷을 한 후에 골프 볼이 어느 정점에 오르면 반드시 내려오게 되어 있다. 볼이 계속해서 오를 수는 없는 법이다. 골프장을 운영하면서 내려오는 법을 안 배운듯하여 안타깝다. 고사성어에도 있는 항룡유회(亢龍有悔)와 같은 이치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골프장은 다시 그린피와 식음료와 카트비용 등을 올린다. 이미 회원제 골프장을 중심으로 봄이 되자 그린피와 식음료 비용이 크게 뛰어오르고 있다. 지난해까지 3만5천 원 하던 떡볶이가 5만원에서 6만원을 호가한다. 물론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다고 하지만 이는 너무 지나치다. 벌써 전국 골프장들이 무엇을 올릴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 빠지고 있다.
악순환이다. 오른 만큼 이용률은 반드시 떨어지게 되어있다. 결국 지난해 매출이거나 코로나 매출 대비 10%~15% 줄어들 것이다. 이를 현실로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오로지 골퍼에 대한 배려 없이 목표액에 대한 과욕만 숨어 있기 때문이다.
지금 매출이 줄어들고 이윤이 줄어드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며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 뿐이다. 코로나19의 특수에 젖어 신기루만 띄우다가는 그나마 불기 시작한 MZ세대들마저도 등을 돌리게 할 것이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2023년도 골프용품 1월 해외 수입액이 작년 8818만 달러 보다 1만3천800달러가 많은 8956만 달러를 보였다. 골프인구가 테니스와 등산 그리고 해외로 많이 빠져 나갔다는 비관론에 그나마 위안이 되는 수치이다. 이들을 다시 충성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시절의 비용과 인식으로 고객을 대해서는 안된다.
어느 기업이든 성공하면 구성원이 늘어나고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는 순기능이 있다. 반면에 자원이 풍부할 때 경영진은 게으름과 태만 그리고 교만해 질 수 있다. 그것이 지금 골프장에 나타나고 있는 잘못된 운영 패턴으로 보인다.
골프장과 골프용품 업체는 혼자 가지 말고 골퍼와 함께 갔으면 싶다. 골프라는 종목이 한 방향을 보며 함께 그린을 향해 가는 운동 아니겠는가. 혼자가면 빨리 가겠지만 함께 가면 멀리 오래 갈 수 있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는 골프계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의미를 직시해야 한다.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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