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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조형 전설, 그 디테일의 거장 지화웅 대표 현지 르포 <11> 골프장 땅을 보고 조형 (造形)을 하여야 한다.(1)

골프장을 개발할 사람이라면 누구나 골프장 부지에 대해 참 좋다고 말한다. 특히 기술자의 말만 믿고 공사를 진행하다 사업을 망친 골프장을 만나기도 했다. 오랫동안 이 업에 종사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지곤 한다. 
사업주가 골프는 알지만 사실 골프장 건설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기에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그래서 기술자의 말만 믿고 의지하며 공사를 시작한다. 물론 국내에서의 골프장 건설이라면 주변에 다른 기술자와 전문가가 있어서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협의가 가능하여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상당한 거리에 있는 해외에서는 오로지 공사를 맡은 기술자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 시공 상, 경미한 실수로 생긴 부분은 다시 협의하여 큰 비용 들이지 않고 고치면 된다. 하지만 중대한 실수로 인해 사업 자체가 어려워진다면 이것은 개인의 손해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망신이기에 더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 사할린 골프장 건설에 대한 소고(小考)
동토의 땅 러시아 사할린에서 골프장을 건설하고 있던 A씨가 긴급히 필자를 찾았다. 
국내에서 골프장 건설 경험이 있는 기술자에게 의뢰하여 1년 전 봄부터 공사를 시작하여 3개 홀을 완성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더 이상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빠른 시간 내에 사할린을 방문하여 골프장을 완공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해주길 원했다. 필자는 사할린에 최초로 건설될 골프장이 궁금하기도 하고 어떤 상황인지가 궁금했다. 
그러나 당시 우리나라 기업인들의 무모한 해외골프장 건설 사업에 회의를 느끼고 있었던 터라 망설여지긴 했지만 A의 부탁으로 인해 사할린으로 향했다. 2007년 5월 사할린 공항에서 현장으로 가는 길은 촉촉이 봄비가 내리고 있었고 아직 추운 지역이라서 겨우내 얼어있던 눈이 녹고 있었다. 


골프장 현장 입구에 즐비하게 늘어선 자작나무를 보고서야 동토의 땅 사할린이라는 느낌이 왔다. 현장에 도착하여 이미 완성된 첫 홀로 나가봤다. 첫 발을 내딛는 순간 무릎까지 빠지는 진흙땅으로 인해 도저히 걸을 수가 없었다. 여름이 되어야 이 질퍽거리는 땅을 말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열악한 코스 컨디션을 바라보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마침 공항에서 골프장 공사 현장으로 오던 중에 도로를 보며 눈여겨 본 것을 생각해 내었다. 이렇게 질퍽거리는 땅의 속성 때문에 아마도 공사를 더 이상 진행할 수가 없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사업주와 회의에 들어갔다.
첫 번째는 이런 진흙땅에서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코스를 조성한다면 바닥이 질어서 걷기조차 힘들다는 어려움을 토로 했다. 그리고 이런 지형에서는 골프장 운영이 힘드니 사업을 포기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지금까지 진행된 공사가 아깝지만 뒤엎어 새로이 시공하는 방법이다.
두 가지 방안 중에 선택하기를 바랐다. 두 번째 방안을 제시한 것은 물이 계속 고이는 늪지대는 코스를 포대 형식으로 조성하여 물고임 현상이 생기지 않고 바로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공항에서 오는 길에 보았던 사할린의 도로는 모두 제방 형태였다. 
겨우내 내린 눈이 녹기 시작하면 바로 흘러 내려가도록 설계한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겨우내 쌓인 눈이 서서히 녹기 시작하여 모두 녹아 배수가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물고임 현상으로 도로가 엄청 질퍽거릴 것이다. 결국 문제 해결점을 사할린에서 내려 달려가고 있던 자동차 안에서 본 땅을 보고 착안하게 된 것이다.  
<계속>

 

▲ 지화웅 ㈜태화 에스앤지, ㈜태화 이앤씨. 대표
1982년 통도파인이스트CC(1984년 개장) 일본인 조형기술자인 다쯔가와씨가 불도저 운전으로 조형을 하면서 많은 보수를 받는 것에 자극을 받아 골프장조형 시작했다. 그 당시 “눈으로 배우라는” 그의 말 한마디에 몇 개 되지 않는 국내의 골프장을 다니며 익혀 88코프장에서 본격 조형 기사를 시작. 국내에 80여개의 골프장건설에 참여하고 중국을 비롯한 해외 골프장건설에  참여중이다. 현재 ㈜ 태화에스앤지와 ㈜ 태화이앤시 대표이사로 국내 신규건설과 리모델링 전문업체를 운영중이다.  골프장 코스 조형을 배우기 위해 500여개의 해외골프장을 견학 하면서 눈으로 보고 경험한 것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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