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개장한 국내 굴지의 A골프장은 펜크로스(Penncross)로 조성된 그린잔디에 군데군데 자주색의 반점 같은 것들이 나타났다. 그러더니 해를 거듭할 수록 매년 자주색 반점이 늘어나는 것이었다. 

그린잔디 Penncross잎에 안토시아닌이 축적되면서 나타나는 자주색 반점들

당시 이미 조성 한지 30년이 되었기 때문에 처음 파종 된 펜크로스(Penncross)가 30년간 현지 환경에 적응하면서 나타나게 된 현상이다. 잔디 잎 속에 안토시안닌이 점차 축적되면서 특히 추운 봄, 가을에 심하게 변색되어 나타나는 것인데, 그 정도가 점차 심화되어갔다.
결국 Two 그린을 합쳐서 하나(One)의 그린으로 만든다는 논리를 들어 1997년에 리뉴얼(renewal) 공사를 실시하였다.  그린을 USGA 공법대로 새로 조성하고 그린 잔디 품종도 당시에 신품종이었던 Dominant로 새롭게 파종하여 관리하게 되었다.  새롭게 파종하여 조성된 그린은 고른 색을 보이며 밀도도 높게 관리되면서 평상시 그린스피드를 3.0m 가까이 유지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Dominant 그린에도 안토시아닌 반점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시각적 품질이 떨어지자 A 골프장 관계자들은 다시 그린 잔디를 걷어내고 새로운 신품종 잔디를 파종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첫 리뉴얼(renewal) 공사 후 15년이 지난 2012년 신품종 Shark로 파종하여 재조성을 하게 되면서 최고 품질의 그린관리라는 명성을 되찾게 된다. 
많은 골프장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리뉴얼(renewal) 또는 보수 공사를 실시한다.  주로 영업적인 측면에서 샌드벙커(sand bunker)를 그라스 벙커(grass bunker)로 만든다든지, 티잉그라운드를 확장해왔다. 또한 그린 크기를 넓혀 답압 분산을 유도한다든지 하는 정도의 공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  
하지만 A 골프장의 경우에서처럼 품질의 수명이 다하듯하여 전면적인 재시공(renewal)을 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하겠다.  만일 우리가 골프장을 구성하는 기반시설(티, 페어웨이, 그린, 러프, 카트도로, 연못, 관수시설, 배수시설, 등)의 수명을 예측하여 교체할 수 있다면, 골프장마다 영업이익의 일부를 계속 적립하였다가 십수년 후에 그 부분에 대한 개보수공사를 시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렇다면 골프장의 시설들의 내구 연한을 각각 얼마로 보아야 할까?
 마침 2017년 8월 GCM에 보니 ‘Assessing golf course infrastructure (골프코스 기반시설 평가하기)’라는 글에서 그 비슷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 글을 쓴 테리 부첸(Terry Buchen)이라는 사람은 50년 이상 코스관리를 하면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했다. 코스내 인프라들을 공사했던 경험과 175개 이상의 골프장에서 신규, 개보수 및 교체작업에 대한 컨설팅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코스내 인프라에 대한 기대 수명을 정리해 보았다고 한다.
차트에 보면 샌드 그린(sand green)을 재시공하는 주기는 약15~30년이다. 그리고 그린 잔디를 재식재 하는 주기는 10~15년이라고 나와 있다. 먼저 언급한 A골프장의 경우 그린을 USGA 공법으로 재시공한 시기가 초기 조성 후 29년이 되었을 때이고, 그 후 잔디를 재식재 한 것도 리뉴얼(renewal) 공사 한지 15년이 지난 시점이었기에 상당한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물론 골프장이 위치한 지역의 기후조건, 언제 조성되었는지(age), 건설 이후 관리되어 온 관리 이력 및 예산 투입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A골프장의 경우 코스관리에서의 FM(Field Manual)을 견지해온 골프장이기에 아마 코스 관리가 거칠게 이루어져온 다른 골프장이라면 그 개보수 공사 시기가 좀 더 앞당겨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의 많은 골프장들이 1980년대에 조성되었기 때문에 이미 30~40년이 넘은 골프장들이 많아 리뉴얼(renewal)의 필요성이 여기저기서 대두되고 있으리라 보여진다.
만일 매년 골프장의 코스 품질이 떨어져서 고민하는 골프장이 있다면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매년 조금씩 땜질 처방만으로 일부분만 고쳐가고 있는 골프장의 경영자가 계시다면 고민해 봐야할 부분이다.
아래의 차트(표)를 보고 거시적인 안목에서 개보수공사에 대한 경영 계획을 세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코스 기반시설의 기대수명

▲ 신홍균  (주)유골프엔지니어링 연구위원(이학 박사)
• [現] ㈜유골프엔지니어링 연구위원
• [前] SHK Turf Consulting Group  대표이사
• [前] 삼성에버랜드 잔디환경연구소장
         삼성에버랜드 제주·잔디환경연구소장 겸직
         국내외 200여 골프장 코스관리 자문
• [前] 미국 Northern Plain Bio-Stress Lab 연구원
         - 식물이 받는 각종 stress 및 품종개선연구
• [前] SD주립대 세포생물학 연구조교/강사
         국립경상대학교 겸임교수 (그린키퍼육성과정)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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