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나코스

인천을 떠나 현지공항에 도착하여 수속을 밟고 나오면 현지인이 나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반갑게 맞이한다. 현지 시간 밤 10시 한국을 출발한 비행기가 보통 3~5시간이 소요되는 동남아시아는 2시간이 늦어 그만큼 젊어지는 듯하다. 늦은 시간, 호텔에 도착하자마자부터 이미 골프 삼매경에 빠져든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루어지면서 야외 운동이 가능한 골프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 바람에 국내 골프장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국내 골프 호황은 골퍼들의 강한 불만으로 쌓이고 있다. 터무니없이 비싼 그린피와 부킹난 속에서도 참고 견디며 플레이 해야하는 것이 국내 골프장의 현실이다. 그러던 골프가 요즘 들어 해외여행의 빗장이 조금씩 풀리고 있어 해외여행 보복 골프가 성행하려하고 있다.
동남아 골프 여행이라 하면 3박5일 또는 5박7일의 패키지여행이 많다. 그런데 요즘은 장박이라하여 7박9일 또는 한 달 살기로 바귀는 모양새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건강유지를 잘 하는 면도 있지만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은퇴생활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업자들이 은퇴자들의 심리를 잘 파악해 상품으로 만든 것도 큰 요인 중의 하나이다. 여유가 있는 퇴직연금 대상자와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중장년층의 부부골퍼가 많아지면서 다소 비용이 저렴한 장박 골프여행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태국과 말레이시아이다. 그 밖의 나라는 짧은 기간의 여행 상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머지않아 나머지 아시안 국가도 장기 여행객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바뀌지 않을까 싶다.

파타나 수영장

그중에 한 곳인 중국 광저우에 있는 사자후골프장을 다녀왔는데 코스와 호텔 시설과 아침, 점심의 식사는 만족할만했다. 하지만 저녁은 본인 스스로 혜결 하여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중국인의 고도의 상술이 숨어 있는 듯하다. 따라서 골프 따로, 숙소와 식당을 따로 하는 여행의 경우 비용이 만만치 않다. 또한 현지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순수한 골프만의 여행이라고 할 수는 없다. 골프와 관광을 겸한 여행이므로 시간의 제한을 받는 여행이며 이러한 여행은 지금도 많이 성행하고 있다. 베트남과 필리핀, 대만과 일본 등지는 아직도 장기 골프만을 위한 여행을 하기에는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지난 7월에 태국의 치앙마이를 아내와 함께 7박9일의 일정으로 골프여행을 다녀왔다. J항공의 항공료를 제외하고 하루 세끼 먹고 호텔에서 숙박하며 매일 골프 36홀 라운드를 해도 15만원(캐디피, 세탁비 포함)이 넘지 않았다. 하지만 이틀이 지나고 나니 체력의 한계가 느껴졌다. 나머지 5일은 27홀씩만 라운드를 했다. 하루 18홀만 라운드 하면 하루 10만원이면 충분했다. (이 비용의 산출은 일인당을 기준이며, 왕복 항공료와 기타 개인소모 비용은 물론 제외한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의 비용과 비교해도 오히려 저렴하다. 실제로 아침식사 시간에 한결같이 한 쪽 자리를 지정석으로 사용하고 있는 나이 지긋한 두 부부를 보았다. 관리자의 말에 의하면 29박을 예약하신 팀이라고 한다.
말레이시아에서 3곳의 골프장을 위탁경영하고 있는 한홍석 대표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많은 고객이 들어와 운영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지금 3년간 수입 없이 현지에서 조그만 한 건설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간간히 찾아오는 단골 고객을 통해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인이 골프장을 위탁경영을 하기 때문에 음식과 언어 등에 어려움이 없다. 오히려 한국골프장에서 쉬면서 라운드 하는 분위기이다. 캐디피도 저렴하기 때문에 부담이 되지 않으며 노 캐디로도 라운드도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절감도 된다. 무엇보다도 카트가 페어웨이까지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니어 골퍼와 걸음이 불편한 골퍼에게는 동남아 골프가 적당할 수 있다.

▲ 지화웅 ㈜태화 에스앤지, ㈜태화 이앤씨. 대표
1982년 통도파인이스트CC(1984년 개장) 일본인 조형기술자인 다쯔가와씨가 불도저 운전으로 조형을 하면서 많은 보수를 받는 것에 자극을 받아 골프장조형 시작했다. 그 당시 “눈으로 배우라는” 그의 말 한마디에 몇 개 되지 않는 국내의 골프장을 다니며 익혀 88코프장에서 본격 조형 기사를 시작. 국내에 80여개의 골프장건설에 참여하고 중국을 비롯한 해외 골프장건설에  참여중이다. 현재 ㈜ 태화에스앤지와 ㈜ 태화이앤시 대표이사로 국내 신규건설과 리모델링 전문업체를 운영중이다.  골프장 코스 조형을 배우기 위해 500여개의 해외골프장을 견학 하면서 눈으로 보고 경험한 것을 연재하고자 한다.

레저신문  webmaster@golftimes.co.kr

<저작권자 © 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