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코스관리자 교육을 할 때 아이스브레이킹으로 교육받는 코스관리자들 앞에 보여주는 슬라이드가 있다.  코스관리자들은 대부분 다 공감하면서 유쾌하게 받아들여 준다.  오래 전 미국코스관리자협회 (GCSAA)의 한 사이트(site)에서 다운로드 받아 둔 그림인데, 코스관리자들을 바라보는 다양한 주변사람들의 시각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자~~ 이제, 이 그림을 바탕으로 (물론 진심이 아닌 재미로) 코스관리자들을 바라보는 주변의 사람들의 생각과 코스관리자들의 항변을 한번 들어보자.

1. What my friends think I do;
친구들을 만나거나 동창회에 나가면 흔하게 듣는 말이 있다. 
“야! 너는 좋겠다. 맨날 코스 점검한다고 공짜로 골프 칠 수 있을 꺼 아니야? 부럽다.”  “우리는 돈 내고 치려고해도 자주 못 가는데…. 야, 임마 너 혼자만 공치지 말고 조용히 나 좀 불러줘.”  
이런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그냥 속으로 생각한다.  
“야, 이 녀석들아 너희들 눈에는 골프장의 아름다운 모습만 보이지?”  하지만 코스를 그렇게 아릅답게 만들기 위해서 나는 새벽 5시에 출근해서 그린모어 작업을 돌봐주고 마지막 팀이 홀 아웃하고 18번 홀의 라이트가 꺼져야 퇴근 한단다.  시즌 중에는 VIP 고객이 가장 많이 오는 주말이 가장 바쁘고, 연휴는 잊고 산지 오래가 되었지.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골프장이 위치해 있으니 집에서 출퇴근은 어렵고 부득이 골프장 근처 숙소에 살면서 주말 부부로 살지만 시즌 중에는 집에 자주 못 가는게 현실이야.  그래도 비 시즌인 겨울에는 좀 편히 쉴 수 있지만 그때도 직원들 교육시키고, 내년도 예산과 관리 계획 세우고….  아무튼 일년을 자연 속에서 정신없이 지내는게 우리 코스관리자들이야.  사명감이 없으면 정말 견디기 어려운 직업이다.

2. What the owner thinks I do;
골프장을 운영하는 모든 부서 가운데 유일하게 번 돈을 소비만 하는 부서이다. 그것도 골프장 운영 예산의 상당히 많은 부분을 사용만 하는 곳이 바로 코스관리팀이다.  그러다 보니 코스관리팀은 예산을 절약하는게 돈을 버는 유일한 방법인데, 그게 생각대로 잘 안된다는 것이다.   어떤 해에는 그 전년도 기상과는 달리 갑작스럽고 길어진 폭염으로 그린 잔디가 약해지고, 병이 많아져서 시약 횟수도 늘어나고, 잔디를 살리기 위해 별도 추가시비를 주어야 하기에 예산을 초과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코스관리자가 기상예측을 잘 못하여 시약 후 갑자기 비가 와서 코스에 뿌린 수백만원어치 약의 약효가 반감되어 돈을 낭비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어쩔 수 없이 잔디를 살리기 위해 또는 코스품질을 높이기 위해 돈을 더 써야 할 상황이 주로 많이 발생한다.  그러니, 회장님, 사장님, 지배인님,  코스관리들의 충정을 이해하시고, 한번쯤 골프장 환경을 바라보시고, 너그러이 초과 비용도 결재해 주신다. 앞으로도 코스관리자들의 작은 실수도 부드러운 눈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

3.  What Society thinks I do;
경기도에 위치한 모 골프장은 수 년 전 인근 주변 동네 사람들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골프장 부근 개울에서 물고기가 점점 죽어 떠올랐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골프장에서 뿌린 농약이 개울로 스며들어 간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물론 방송국에서도 득달같이 달려와 취재를 하여 9시 뉴스에 보도까지 하였다.  마을 주민들은 골프장에서 개울을 오염시켰다며 보상도 요구했다.  그러나 약 한달 후 나온 수질검사에서 반전이 있었다.  수질검사 결과 농약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대신 축산배설물에 의한 오염물질과 다량의 세균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아마 주변 축사에서 흘러나온 배설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개울로 계속 들어간 것으로 보여진다.  놀라운 것은 이를 고소를 한 사람도, 확인없이 방송한 방송국도 어느 누구도 사과도 정정보도도 없었다는 점이다.  골프장에서 허용되는 농약 중에 맹독성이란 용어 자체가 없다.  고독성 농약도 사용이 제한되어 있다.  그나마 허용되는 저독성 농약도 되도록 적게 사용하기 위해 밤낮으로 잔디를 살피고, 농약대신 미생물 농약을 사용하면서 노력하는 코스관리자들의 명예와 사기를 더 이상 떨어뜨리는 말아야 한다.  
많은 골프장들이 산을 깎아 만들면서 환경 파괴라는 말을 듣지만, 이후 5년, 10년 안정적인 관리를 하면서 이제는 골프장내 연못, 습지가 철새들의 도래지까지 되는 환경친화적인 코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렇듯 친환경관리에 매진하는 코스관리자들을 보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봐 주시고 격려 해주셨으면 한다. <계속>

▲ 신홍균  (주)유골프엔지니어링 연구위원(이학 박사)
• [現] ㈜유골프엔지니어링 연구위원
• [前] SHK Turf Consulting Group  대표이사
• [前] 삼성에버랜드 잔디환경연구소장
         삼성에버랜드 제주·잔디환경연구소장 겸직
         국내외 200여 골프장 코스관리 자문
• [前] 미국 Northern Plain Bio-Stress Lab 연구원
         - 식물이 받는 각종 stress 및 품종개선연구
• [前] SD주립대 세포생물학 연구조교/강사
         국립경상대학교 겸임교수 (그린키퍼육성과정)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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